" 오늘이.. 내 딸 생일이니 빨리 집에 가야겠지? "

오늘은 내가 제일 사랑하는 딸의 16번째 생일이다.

엊그제 작은 다툼으로 인해 약간 사이가 틀어졌지만,

오늘부터는 딸과 사이가 틀어지지 않도록 노력을..


하고 싶었다.


빠아아앙.. 빠아아앙......

" 비켜요!! 비키라고!!! "

" 어.. 어..?? "

콰지직


" 여기 119죠!! 사람이 차에 치였어요!! 여기가 수ㅇ.... "

이 사고로 나는 더이상 일어설 수 없다는 것을 꺠달았다.

오늘 딸을 꼭 행복하게 해 주고 싶었는데.

더 이상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 하... 아빠는 오늘 내 생일인데 왜 안오시는거야? "

 ---- 띠리리릭

" 여보세요? "

" 아.. 혹시 박OO씨 가족 되시겠습니까? "


" 아빠!!! "

앞이 안보이지만 딸이 왔다는 것을 느꼈다.

사고가 난 후 원했던 것은 내가 괜찮다는것이 아닌 딸의 목소리였다.

그만큼 나는 딸을 사랑하고 불행한 일을 맞닥뜨리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우리 딸은 참 불행한 아이였다.

태어난지 얼마 안돼서 아내가 죽었고,

나는 형제가 얼마 없었기에 도움을 받은 친척도 얼마 없었다.

그렇기에 딸은 학교에서 엄마가 없는 애라고 놀림을 당하고.

혼자서 힘든 학교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살아온지 16년인데.. 나는 16년 동안 딸에게 행복한 기억을 얼마 주지 못했다.

그래서 꼭 생일에는 행복한 기억을 남겨주고 싶었는데...


" 10일 정도 밖에 살지 못할 겁니다. "

" 아... 아.... 아....... "

울고 있는 딸을 위로하는 한 마디를 해주고 싶었지만,

사고로 성대를 크게 다쳤기에 말을 할 수 없었다.


딸은 자퇴를 하고, 나를 돌보기 위해 노력했다.

10일이라는 말에 절망하지 않고 노력하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했지만,

나도 10일 정도밖에 못 산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약간만 움직여도 뼈에 금이 가고, 더이상 장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식사도 할 수 없었다.


" 아빠... 괜찮아..? "

...........

딸이 괜찮냐는 말에 나는 힘겹게 손을 들어 대답했다.

하지만 나는 괜찮다고 느끼지도 않았고, 죽음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죽기 전 딸에게 마지막 선물을 해 주고 싶다 생각했다.

내 인생의 마지막 선물을 딸에게 할 수 있다는 것, 

내 인생의 마지막 보답을 딸에게 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죄책감이 나아지는 것 같았다.


' 그래.. 마지막 날에 선물을 줘야겠어.. '

하지만 나는 어떻게 선물을 줄지, 무슨 선물을 줄지

고민만 하다가 남은 7일 중 5일을 보내버렸다.

그리고 내일 죽는다는 것을 말한 의사의 말을 듣고,

선물을 정하는 기회는 오늘까지라고 생각했다.


' 딸이 좋아하는게 뭐였더라.. "

나는 딸이 좋아하는 것을 생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생각해도 그게 무엇인지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딸을 사랑했지만, 행복한 추억을 얼마 주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내게 되었다.


' 그래... 내일 우리 딸에게 잊지 못할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주는거야. '

' 슬픈 추억이 될 수 있는 날이지만, 내가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내야겠어. '

그리고 마지막 날이 다가왔다.


" ... 마지막으로 할 말 있습니까? "

" 아빠.. 지금까지 나 키워주고..... "

마지막 말을 하는 딸의 모습을 보고, 더이상 말을 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네.. 그럼 이제... "

터억.

" ...? 아빠...? "

내가 딸에게 종이를 한 장 건네주자,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랄 수 밖에 없었다.


" ..... 흑... 흐윽... "

" 아니.. 움직이기 힘들었을 텐데 어떻게 이런 편지를... "

내 딸은 지금까지 선물은 많이 받아봤지만 편지를 받은 적은 얼마 없었다.

그렇기에 마지막으로 처음이자 마지막인 편지를 선물로 주고싶었다.


편지의 글을 알아보는 사람은 나 뿐이었지만,

편지만 보고도 딸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편지를 주고 난 10분 뒤, 나는 의사와 딸 앞에서 하늘 위로 올라갔다.

마지막까지 딸은 슬퍼하지 않고, 담담한 듯이 행동했다/

물론 나는 슬퍼하고 있다는 것을 잘 느낄 수 있었지만...

내가 죽고 난 후 딸은 바닥에 주저 앉아 조용히 울기 시작했다.


10년 뒤, 내 딸은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하지만 하늘에서도 딸의 집 벽에 달려있는 액자를 볼 수 있었다.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준 편지가, 벽에 달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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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아. 미안하고, 미안하다. 내가 마지막으로 전할 말은 이것밖에 없네. 

   그래도 너무 슬퍼하지는 말고, 훌훌 털어내서 꼭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 사랑하는 내 딸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