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는 물론 눈으로도 즐긴다는 미식의 기치와는 동떨어진 그것은 일정치도 않은 모양으로 제각기 다른 크기를 하고 있었다. 보기에 따라서는 울퉁불퉁한 것이 흉측해 보이기까지 하다. 아무 생각없이 커다랗고 굵어 보이는 것을 집었지만 곧바로 느껴지는 뜨거움에 손에서 손으로 던져가는걸 반복한다. 제대로 쥐고있지도 떨어 뜨리지도 않도록 입김을 호호 불어가며 그러던 것도 잠시. 이윽고 흉측한 굴곡이 손에 착 감겨서 체온에 익숙해질 무렵. 조심스럽게 온 몸뚱아리를 뒤덮고 있는 얇은 껍질를 아주 조심스럽게 벗긴다. 그것은 섬세함을 요하는 작업이었다.


집중을 하며 껍질을 벗기다가 문득 그 모양에 묘한 동질감이 느껴진다. 사람에 따라서 껍질 채로 먹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껍질이 벗겨지는 걸 선호하는 점도 그러했다. 오래전에 수술했던 하반신의 특정한 부위가 약간 움찔거리는건 기분 탓일 것이다. 애써 그렇게 여기고 떠오르는 두 사물의 연결고리를 무시하며 계속해서 껍질을 벗겨 나갔다.


껍질을 벗기자 속살에서 품고있던 열기가 김이 되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그리고 속살의 샛노란 자태가 무방비하게 펼쳐진다. 오묘한 번뇌를 떨치며 고행과도 같았던 껍질 벗기기가 마침내 결실을 거두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자 다시 실없는 생각에 잠긴다. 


그럼 껍질을 벗긴 부분을 머리라고 해야 하나. 전체 몸뚱아리에서 반의 반정도 벗겨진 그 부분을 보면서 호칭에 대해서 고민을 시작했다. 떨쳐 버리기엔 너무나도 유사한 모양새였다. 


머리부분을 한 입에 베어문다. 은은한 단맛이 입안에 퍼지며 어금니로 부숴져가는 부드러움이 일품이다. 하지만 조금 퍽퍽한 느낌이 들어 살짝 적셔질 정도의 양의 물을 한모금 들이켰다. 마른 입안에 순식간에 스며든 수분은 식감을 더욱 더 부드럽게 한다. 그럼에도 수분이 부족하여 물을 몇 모금정도 더 마신다. 


물을 한껏 머금은 그것은 더 이상 씹기에도 뭣한 걸쭉한 무언가가 되어 있었다. 덩어리도 없이 끈적끈적해진 상태에서 입에 머금고 있는 것을 눈을 질끈 감은 채로 꿀꺽 삼켰다. 살짝 포만감이 들었지만 시작되는 공복에 애가 타서 멈출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내 입안에 삽입될 속살을 먹기 위해 다시금 천천히 껍질을 계속해서 벗기기 시작했다.


길쭉한 것은 끝까지 삽입하면 목젖 언저리까지 찌를 기세였고, 굵은 것은 오래동안 물고 있으면 턱이 아파온다. 온전한 상태에서는 포식을 위한 구멍을 능욕하기 위해서 특화된 듯한 모양새들이었다.


참으로 많이 닮아 있었다. 


물과 섞여서 끈적해지는 전분의 목넘김은 어딘지 음탕하게 느껴졌고, 서로 다른 의미에서 먹는 쪽에게 포만감을 주며, 결국에 배를 부르게 한다. 


여자들은 이런 기분을 느끼는 걸까. 


그런 웃기지도 않는 농담은 어느샌가 농담이 아니게 된다. 역전된 입장은 야릇한 기분을 들게 했고, 은밀한 호기심은 형상이 되어 나타난다. 그리고 내 물건과 모양이 비슷해 보이는 것을 집어 약간 거리를 둔채로 옆에 세워놓고 비교하기 시작한다. 


굵기도 길이도 모양도 역시나 닮아있어.


비교를 끝내고 마지막에 손에 남은 것은 이미 발기를 끝낸 나의 물건이었다. 다시금 껍질을 벗긴 그것을 한입 베어물고 물을 입에 넣은 채 머금기 시작했다. 끈적한 촉감은 입안에 되새기며 꼴사납게 물건을 흔들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숨이 차올랐지만 입안에 머금고 있는 것이 원활한 호흡을 허락치 않는다. 그 숨막힘에 더욱 더 흥분은 고조되어 간다. 쥐고 있는 물건은 물론 입안에 가득한 끈적한 액체에 숨통마저 애무되는 그 느낌은 너무나도 강렬하다. 그렇기에 손속을 두고 있을 여유따윈 없었다. 


사정의 순간 물건의 바깥을 감싸쥐 듯이 손으로 정액을 받아냈다. 그와 동시에 입안에 머금고 있던 체액도 삼켜버렸다. 


사정과 주입이 동시에 이루어진 최초의 오르가즘이었다. 하지만 싸고 난 뒤로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허탈한 기분에 휩싸인 채로 기계적으로 손에 묻은 정액을 닦아댈 뿐이었다. 


다만 입안에서는 아직도 달콤함이 맴돌고 있었고, 그 맛은 오래토록 맴돌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