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 4월 1일, 제주도

''이제 황태자 전하를 데리러 간다. 모두 준비됐나?''

''예. 준비됐습니다!''

함장이 묻자 수병들이 대답했다. 이우를 데리러 가는 함선은 그날 새벽, 제주도에서 출항했다.

''신 중위. 뭐가 그렇게 즐거운가?''

''잘 못들었습니다?''

''아까부터 정신나간 사람처럼 뭐가 그렇게 좋아서 멍하니 웃고 있느냔 말이야.''

''아무것도 아니예요. 그냥... 사랑하는 사람이 너무 그리워서요.''

''왜? 짝사랑하는 남자한테 러브레터라도 보냈나?''

''뭐요?!''

''하하, 장난일세. 얼른 들어가서 쉬게. 피곤할테니.''

''알겠습니다.''

신 중위가 들어가고, 함장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어느세 해가 뜨고 있었다.


1934년 4월 2일, 상하이

이우는 선창작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저 멀리서 군함 한척이 다가오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군함이 도착하고, 이우는 승선했다. 역시 배웅하는 이들은 많았다. 이우는 기뻤다. 비록 상하이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으나 몇년만에 그리운 고향으로 돌아가다니 가슴이 벅찼다. 그러나 그를 진심으로 기쁘게 한것은 따로 있었다. 이우는 갑판 자신을 맞이하는 함장 뒤에 서있는 한 여성이 눈에 들어왔다.

'!!!!!!!!'

그렇다. 그녀는 혜윤이었다. 몇년이 지났으나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손에는 떠나기 전날 맞췄던 반지가 끼워져있었다. 이우는 기쁜 마음을 필사적으로 억눌렀지만 눈물이 쏟아지는것은 참을수없었다. 혜윤도 구석에서 소리없이 울었다. 수병들은 당황했지만 고향에 돌아가니 너무 기뻐서 그렇다고 둘러댔다. 그렇게 배는 대한제국으로 흘러갔다.


1934년 4월 2일, 남해

밤 12시, 갑판 위에서 이우는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하늘엔 많은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이우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전하... 그동안 너무 그리웠어요...''

목소리의 주인은 신혜윤이었다. 

''전하가 떠나신 이후 노력해서 결국 장교가 됬지만, 전하가 너무 보고파서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어요. 사랑해요..전하...''

혜윤은 울먹이며 말했다. 이우도 눈물을 흘리며, 인자한 미소를 지은채로 답했다.

''나도 마찬가지요. 그동안 이국땅에서 많은 일이 있었으나, 그대를 잊은적이 없었소. 눈을 감으면 그대가 눈앞에 아른거렸고, 눈을 떠도 머리속엔 항상 그대가 있었소. 이제 나에게 그대가 없는 세상따윈 없소. 사랑하오. 이제 돌아간다면 정식으로 결혼합시다.''

''정말이에요? 정말 결혼까지....''

얘기를 끝내기도 전에 이우가 입을 맞추었다. 둘은 서로 뜨거운 호흡을 주고받으며 혀를 섞었다. 입술을  때었을때, 이우가 속삭였다.

''사랑하오, 나의 황후여.''

''저도 사랑해요, 나의 황제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