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는 일본A와 일본B, 이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일본A는 도쿄에서 오사카까지의 500km가 넘는 길이의 일본에서 가장 도시화되고 공업화된 회랑지대이다. 그곳에서는 최첨단 산업과 세계적인 부를 창출하고 있다. 반면 일본B는 A를 제외한 소도시와 농촌으로, 사람들이 더 많은 기회를 찾아 A로 이동하면서 죽어가고 있다. 

다른 주요 선진국들이 비슷한 경로를 거치면서도 일본은 저출산과 고령화에서 그들 중 가장 선두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일본의 모습은 전 세계의 정치인들에게 경고를 주고 있다.

아키타현의 작은 미세코 아사미나이 매장은 일본B의 외딴 곳에 있다. 이곳은 식료품점이며, 멀리 떨어져 있고 자주 고립된 지역 주민들을 위한 모임의 장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생필품을 사고 친목을 나누며, 목요일에는 함께 노래를 부른다.

이 가게는 3년 전 일본 농촌의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감소, 즉 건강 관리 및 식료품과 같은 현대 생활의 기초적인 것들에 접근하려는 노력에 대처하고자 정부의 지원으로 문을 열었다.

이는 또한 66세의 쿠도 에츠코(Etsuko Kudo)와 같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일하는 것을 돕는다는 의미도 된다. 이곳의 많은 사람들처럼, 그녀는 더 이상 가게를 운영하지 못하거나 의사나 친구를 볼 수 없을 때 어떻게 될 지를 두려워한다. Kudo는 “지금은 괜찮습니다, 하지만 미래가 걱정됩니다.”

UN 자료에 의하면 2018년부터 2030년까지 일본의 농촌 인구는 향후 12년 간 17%나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더욱이 감소율은 더 가팔라질 것이며, 2030년부터는 매년 2%씩 인구가 줄어들 것이다. 

UN의 예측에 따르면 미국의 농촌 인구는 2018년부터 2030년까지 7.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대평원과 옥수수 벨트(Corn Belt)에서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독일의 경우 같은 기간 7.3% 줄어들겠지만 이탈리아의 경우 15%나 줄어들게 된다.  

2040년이 되면 일본의 지방인구 감소는 불가리아와 알바니아를 제외한 전 세계 국가들 중 가장 두드러진다. 몇몇 전문가들은 수백개의 소도시와 농촌이 완전하게 황폐화될 것이고, 대다수의 경우 현재 기준에서 사람이 거주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실제로 농촌 지역에 남겨진 많은 사람들이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년에 실시된 농림수산성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 이상이 식료품을 구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한 조치가 취해져야 된다고 주장했다.

2002년부터 2017년까지 7천개가 넘는 일본의 초중고가 문을 닫았으며, 그중 대다수는 농촌에 있었다. 국가의 출산율이 인구유지 수준(2.1명)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많은 학교와 공공시설이 문을 닫거나 점차 이용하기 힘들어지면서 젊은 부모들로 하여금 대도시로의 이주를 촉진하는 원인이 되었다.

젊은 세대가 일본B에서 일본A로 이동한 결과, 가계 자산도 상속을 통해 같은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미쓰이 스미토모 은행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년에서 25년 동안 일본 전체 현의 3분의 2가 가계 자산의 20% 이상이 현 경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현재까지 다른 국가들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교훈은 농촌에서 도시로 자산과 인력이 흐르는 것을 막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몇몇 일본의 경제학자들은 심지어 정부가 소멸하는 지방을 지원하지 말고 대신 필연적인 대도시 집중화를 받아들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본 정부는 아직 포기하지 않은 것 같다. 도쿄를 떠나 지방의 중소기업에서 일하거나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1회에 걸쳐 최대 300만엔(한화 3천만원 상당)을 제공하며, 지역 대학 및 기업을 위한 다양한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지방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과 같은 몇몇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바뀌지 않았다.

아베의 정책은 단지 일본 전체 면적의 14%를 차지하나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는 일본A에 초점을 맞추고 혜택을 주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정치적으로 그것은 효과를 보았다. 11월이 되면 아베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 재임한 총리가 될 예정이다.

세계에서 가장 야심찬 통화 부양 캠페인(아베노믹스)은 일본 B에서 부흥을 일으키지 않았다. 실제로 일본은행이 주도한 급진적 프로그램의 부작용은 긴장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미 불안정한 비즈니스 모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은행들은 제로에 가까운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 수익이 더욱 낮아지면서 계속 위태로운 상황이다.

도쿄 다이와 증권(Daiwa Securities Co.)의 시장 이코노미스트 이와시타 마리(Mari Iwashita)는 “통화 정책의 부작용은 이 지역에서 절대적으로 더 많이 나타난다” 고 했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싱크탱크 중의 하나인 노무라 연구소(Nomura Research Institute)의 쿠와즈 코타로(Kotaro Kuwazu)는 일본이 대륙국가를 포기하고 도시국가화하는 것이 21세기에 더 잘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세계적인)도시들이 미래를 주도할 것이므로 전 세계와 경쟁하려면 일본은 도쿄에 더 많은 자원과 힘을 주어야 하며,  도시라는 렌즈를 통해 일본이 재인식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특히 그에 따르면 가스나 하수관을 일본 모든 지역에 유지하는 것은 어렵고, 모든 곳에서 구급차가 20분 안으로 오지 못한다면, 사람들을 보다 집중된 공간으로 이주시키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더 안전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일부는 이 주장에 반대한다. 이전 도쿄 거주자였던 32세 야나기사와 류(Ryu Yanagisawa)는 사람과 기업이 시골로 이주하는 데 도움을 주는 스타트 사업을 이끌고 있다. 그의 회사인 Dochavengers는 쿠도씨의 가게에서 차로 40분 거리인 아키타시의 초등학교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그는 “20세기는 경쟁의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21세기가 더 행복한 건 아니잖아요" 라며 그가 살고 있는 바바메 지역에는 지역사회, 자연, 그리고 더 풍요로운 삶의 방식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두 일본’의 격차가 커질수록 A로 이주하려는 더 많은 젊은이들의 흐름을 막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33세의 오타니 쇼는 21살 무렵 고향인 기후현에서 도쿄로 이주했다. 명문 도쿄대에서 항공공학을 전공한 엘리트인 그는 현재 인공지능 관련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예전에 살던 곳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

“지금으로서는 제가 기후에 대해 좋은 점이 뭔지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는 말했다.


* 위 글은 2019년 9월 20일자 블룸버그지 기사인 'Japan’s Population Problem Is Straining Its Economy. The World Is Watching for a Solution' 을 번역, 정리한 것입니다.



-요약-
1. 일본은 도쿄-나고야-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A와 그 외 중소도시와 농촌인 B로 나뉘어진다.
2. A지역은 일본 전체 면적의 14%에 불과하지만 일본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고 있으며, 일본에서 가장 번영하는 곳이다.
3. 최근 저출산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B지역의 인구는 무서운 속도로 줄고 있다.
4. B지역의 인구가 줄면서 학교를 포함한 공공시설 상당수가 문을 닫았고, 이로 인해 남은 주민들은 생필품조차 구하기 힘들어졌다.
5. 이로 인해 B지역의 젊은이들은 A지역으로 이주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B지역에서 사람이 살지 않은 유령도시가 늘어날 것이다.
6. 이에 일본 정부는 A지역의 젊은이들이 B지역으로 이주할 경우 지원금을 주고 있으며,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7. 하지만 아베 정권은 A지역에 지속적으로 경제력을 집중시킨다는 상반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장기집권이 가능해졌다.
8. 심지어 일부 경제학자들은 아예 B지역을 버리고 A지역, 특히 효율성 및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쿄에 완전히 몰빵하자고 주장한다.
9. 결과적으로 일본의 젊은이들이 대도시, 특히 도쿄로 이주하는 것을 막기에는 이미 늦었다.


원문: https://www.bloomberg.com/graphics/2019-japan-economy-aging-population/

번역: https://pgr21.com/freedom/82845?


우리나라는 이거보다 더 심할텐데 걱정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