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이챈러스 채널

<고지라의 독백>

 

나는 헤겔 행성에서 태어났다. 그곳은 중력이 세서 나무나 풀들도 억센 편이었다. 그래서인지 지구인들이 주는 걸 먹으니까 먹는 건지 마시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여하튼, 내 어머니나 아버지도 있었다. 지구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지만 우리는 마을을 이루고 살았고, 농사를 짓는 곳도 있었다. (우리 마을은 안 그랬지만) 

강에서 놀다 보면 다른 애의 여동생이 왔었다. 떨어지고서 부터는 그 애와 섹스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다 나는 어린 나이에 외계인에게 납치당했다. 그때, 나의 부모님은 나를 깨워 할아버지에게 건넸다. 어머니는 내게 흰 천으로 싼 반죽을 주고서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 입었던 갑옷을 입었다. 옆에서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껴안고 있었다.

"아버지..., 제 생각은 말고 빨리 도망치셔야 해요..."

"그래, 알겠다. 너도 어떻게든지 살아남거라..."

할아버지는 나를 안고 산으로 갔다. 산에는 그 흔한 울음소리 하나도 안 들렸다. 할아버지는 갑자기 발걸음을 빠르게 했다. 점점 그 속도가 빨라져 뜀박질을 했다. 

"우리를... 쫓아오고 있어..." 나지막히 그가 말했다. 

그는 내리막길에서 뿌리에 걸려 넘어져 버렸다. 그는 돌에 머리를 맞고 즉사해버렸을 것이다. 나도 기절했었다.

 

눈을 떠보니 하얀 방이었다. 하얀 방 안엔 아무도 없었다.

이윽고 외계인의 텔레파시에 따라 훈련을 하기 시작했다. 몸이 가볍다는 걸 느꼈기에 그들이 요구한 훈련들을 어렵지 않게 해내었다.

그들은 나를 지구에 내려, 난장판을 벌이도록 시켰다. 그러다가 그들의 아침 인사가 끊겼을 때, 나는 화나 있는 인간들을 피해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바다 속은 내려갈수록 점점 더 내 몸을 무겁게 만들었다. 나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을 때, 내 모성 같은 편안함에 그곳에서 몇 날 며칠인지 모를 긴 시간을 보냈다.

 

근데 거긴 먹을 만한 게 없었다. 그래서 뭍으로 나와야겠다, 라고 생각해서 위로 올라오는 길을 찾았다.

위로 올라오니까 쟤네들이 막 때려대는데 아프지도 않고 그보다 귀찮아서 가만히 있으니까 지들끼리 어쩌구 저쩌구 했다.

정말 ㅄ들이라고 생각했다. 

 

인간들이 주는 음식들을 받아먹으면서 놀고 먹다보니까 외계인의 텔레파시 같지만 더 작고 조잡한 게 들리기도 한다.

계속 집중하다 보니까 며칠 전부터는 알아들을 수 있게 되었는데, 어제 들은 내용은 눈 내리는 지역에서 그들을 잡아다가 고문시킨다는 것이다. 

 

졸고 있는데 갑자기 파트너가 나를 끌고 갔다. 파트너가 다른 사람과 하는 얘기를 대충 짐작해보니까 나를 눈 내리는 지역으로 보낸다는 것 같았다.

매일 밤마다 걔가 징징대는 걸 듣다보니까, 빨리 가서 꺼내주고 싶다는 마음만 간절하다. 

 

<연설과 선동>

 

조원진 제국에서 폭동이 일어난지 5일이 지난 날, 김비서는 대통령을 대신에 대국민 담화에 나서게 되었다.

그는 이번 폭동 사태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서 자신이 밤새어 써낸 연설물을 계속 보며 외우고 있었다. 발음이 문제가 없는지, 자신의 몸짓이 문제가 없는지, 한 문장을 읽을 때마다 그는 매우 신중히 행동하였다.   

"김비서님, 이제 연설을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김비서는 한숨을 쉬며 알겠다고 말한 뒤에 회담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었다. 

연설대에 오르자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들이 사방에서 터져나와 김비서의 심기를 거슬리게 하였다.

그는 마이크 가까이에 입을 댄 뒤 천천히 입을 떼며 말하였다.

"제국의 신민 여러분들 안녕하십니까? 오늘 위대한 지도자 각하를 대신하여 제가 그분의 뜻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또다시 한번 카메라의 플래시들이 터져 나왔고 그는 잠깐 뜸을 들인 뒤 말을 이어나갔다.

"여러분, 최근 제국 내에서 불순한 반동 분자들의 무리가 날뒤고 있다는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들은 민주화를 부르짖으면서 무력적인 시위를 일삼아 우리나라의 평화를 지키는 제국의 군인들과 맞서싸우고 있습니다. 물론, 저희들이 그자들의 뜻을 모른 다는 것은 아닙니다. 민주화는 이 제국이 밝은 앞날로 가기 위해서는 언젠가는 겪어야 할 숙명의 문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점들을 미리 알고 저희는 국민들의 쓴소리를 지적받아 들어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쓴소리를 듣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고 표명하고 싶습니다. 우리 제국이 현재 이렇게 세계에서 막강한 힘을 누리고 있는 것은 바로 국민들의 결집한 모든 힘들이 위대한 지도자 각하를 향해 집중되어 있고 지도자님이 그 힘을 통해서 이 나라를 이끌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민주화를 도입하게 된다면 한 곳으로 뭉쳐있던 힘들이 순식간에 분산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가 여태동안 쌓아온 모든일들이 전부 물거품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국내의 정세는 혼란해질 것이며 순식간에 나락으로 빠져들것입니다.

그리고  이 상황을 가장 반기는자들은 누구겠습니까!   바로 수기문 제국 놈들이 아닙니까!"

김비서는 한층 격양된 목소리로 연설을 이어갔다.

"저희 국방부가 최근에 입수한 자료에 따르자면 이번 일련의 폭동사태들의 배후는 전부 수기문 제국과 연관되어있다고 판명이 났습니다. 즉, 국민 여러분들은 수기문 제국놈들이 홀린 환상에 휘둘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민주화라는 달콤한 꿀로 여러분들을 유혹시켜서 서로를 이간질 시킨 뒤 약해진 틈을 타서 우리제국을 몰락시키려 한 것입니다!"

김비서는 점차 목소리를 높여가며 연설대를 주먹으로 내리쳤었다. 그의 연설은 이제 연설을 넘어 하나의 선동이 되어가고 있었다.

"보십시오! 민주화는 현재에 있어서 우리한테는 독이 될 뿐 만이 아니라 수기문 놈들의 교묘하고 간사한 무기가 될 뿐입니다!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은 수기문 놈들의 환상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그들의  앞잡이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이 얼마나 수치스러운 일입니까! 국민 여러분들은 이미 세계 최고의 국가에서 세계 최고의 신민으로 살고 있는데에도 불구하고 수기문 제국놈들의 꾀에 걸려 위대한 지도자를 몰아낸 뒤 스스로 2등 시민으로 전락하려고 하니 말입니다. 국민 여러분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 부터라도 각하를 모함한 자신을 뉘우치고 반성하면 그분 께서 당신들한테 용서를 구해줄 것입니다. 그러니, 이 나라에 대한 모든 분노는 전부 수기문 제국을 향해 돌리십시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모든 악의 근원들은 전부 수기문 제국의 짓들, 그 분노를 결코 잊지 마시고 각하와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짐할 것을 맹세해주십시오!"

김비서는 한 쪽 팔을 어깨에 맟춰 수평으로 들며 제국식 경례를 한 뒤 조원진 제국의 국가를 제창하였다.

"염원한 이상은 우리들의 미래, 그 이상을 현실로 가꾸어 나가자."

그 모습을 지켜보있던 기자들과 다른 사람들은 최면에 빠져 들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 두명씩 국가를 제창하기 시작하였다.

"고난과 시련은 우리들의 시험, 그 위기를 슬기롭게 해쳐나가자."

연설장은 더 이상 플래시 소리와 빛으로 번쩍이지 않았다. 오직 조원진 제국의 국가만이 연설장을, 아니 연설장을 넘어 조원진 제국 전체로 퍼져나갈 뿐이었다.

 

<연합군 회의>

 

한편 이 소식을 들은 수기문제국에 모인 반조원진연합전선에선 대회의가 개시되었다.

 

우선 수기문이 말했다.

 

"지금 조원진 제국의 폭동이 정부의 선동으로 인해 가라앉아버렸소. 이는 매우 안좋은 일이오."

 

떡국의 대통령 헌제가 말하였다.

 

"조원진 제국의 국민들은 정말 뭔지 모르는 겉 같아 안타깝습니다. 저 박사모 나치 친일파세력이 거지인건 소국인 남라민국을 넘어 우리도 아는 사실인데 그 큰 땅덩이의 시민들이 저렇게 선동당하다니... "

 

대만민국 대통령 안즈도 말하였다.

 

"이시발! 이 나라 국민들은 전부 시궁창인가 봅니다. 조원진 제국을 멸망시킨 후 이 나라 사람들을 개조하는 것도 필요해 보이네요..."

 

그때 수기문제국 비서가 달려왔다.

 

"첩보관이 방금 새로운 정보를 알아냈습니다. 조원진 제국에 이상한 생물체가 있으며 미하일 중령의 사망도 폭동저지가 아니라 생물체 때문이라 합니다!"

 

이에 창 밖에서 서있던 고지라는 생각했다.

 

"설마... 그 녀석?"

 

다시 회담장으로 돌아가서 수기문이 말하였다.

 

"생물체라... 시베리아에 외계전쟁 이후 외계인들이 많이 산다 들었긴 했는데... 설마 거기 외계인인지..."

 

"자세한건 첩보관도 잘 모른다 합니다."

 

"하... 일단은 그건 넘어가고 내가 다른 몇몇 나라들에도 연맹동참제의를 보냈으니 욕은 그만하고 군대를 모으면서 기다려보세. 말만 한다고 달라지는건 없잖아."

 

이렇게 연합군은 군대를 늘려가고 나라를 안정시켜가며 전쟁을 준비하였다.

 

원래 이 세계의 나라들은 선거를 통해 정상적으로 설립된게 아니라 선동으로 혁명군이 일어나 정부와 외계인들을 공격하고 그들이 정부를 장악해 세워진 나라이므로 민심은 모든 국가가 다 낮은 상태이며 안정성도 조금 떨어지는 편. 일단 민심을 모으기와 나라 안정에 보다 더욱 주력해야 할 것 이다.

 

한편, 남라민국에서는 이상한 음모론이 돌았다.

 

'남라민국,고지라와 연맹해 세계정복 노려...'

 

이로 인해 남라민국 사람들은 나중에 고지라에게 나라가 멸망당하는게 아닌지 걱정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