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을 벗어나려고

한참을 헤매는 사람들은

빛을 마주한다

어둠이란 이름의 빛을


좁디좁은 동굴을 벗어나려고

한참을 헤매는 사람들은

공터를 마주한다

또 다른 동굴이란 이름의 공터를


하지만

이 속에서도

품안의 양피지와 잉크를 놓지 않는이가 있다

모두가 버리고 가는

양피지와 잉크를

모두 줍고가는이가 있다


비록 이들은

앞이 안보이고 귀도 안들릴지라도

어둠이 짙은 동굴속에서

빛을 찾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