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6월 10일 2134시, 아이슬란드 케플라비크


"NATO는 경계단계를 높였습니다. 대통령은 데프콘 2를 발령했습니다. 우리 예비함대가 동원되고 있습니다. '리포저'가 내일 01시에 시작되게 되어 있습니다. 민간 제트기가 이미 군에 징발되고 있습니다. 영국은 '명령 2'를 발령했습니다. 독일에서는 수많은 공항이 복잡하게 될 것 같습니다."


"여기도 곧 아주 바빠지겠군. 다들 준비하자고."

화이트 대위가 말했다.



1985년 6월 10일 2356시, 벨기에 왕국 브뤼셀 NATO 본부


"이제 곧 시작되겠군요." 

중유럽 전구 공군 사령관이 말했다.


"빌어먹을! 그들의 부대는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고도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쪽의 '리포저' 부대가 배치를 끝내기까지 기다려 주지는 않을 겁니다. 이제 곧 도전해 올 겁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고 있지만, 찰리. 우리들이 선수를 칠 수는 없는 거야."


"손님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곧 저들의 진짜 행동이 드러나면 재빨리 한방 먹여야만 합니다."


유럽 연합군 최고사령관은 의자에 몸을 기대었다. 그는 이 지하 사령부에서 최근 10일간 숙사로 돌아가지 못했다. 지난 2주일 동안에 잠잘 수 있는 장군이 전세계 어디에 있을까. 그는 생각했다.


"명령을 받을 경우 어느 정도 신속하게 응할 수 있겠나?"


"이미 모든 비행기가 장비를 갖추고 이륙 준비를 해놓고 있습니다. 대원들에게는 상황 설명을 끝냈습니다. 제가 그들에게 대기를 명령하면 상부의 명령이 떨어진 다음 30분 안에 '매브릭'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좋아, 찰리. 대통령은 어떤 공격에도 응전할 권한을 나에게 부여했어. 자네 부하에게 대기를 명령하게."


"알겠습니다."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의 전화벨이 울렸다. 그는 잠시 동안 말없이 보고를 받은 다음 고개를 들었다.

"손님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그는 이 소식을 공군사령관에게 전하고 이어서 작전장교에게 말했다.

"코드 네임 '파이어라이트'!"


이것으로 NATO군은 최고의 경계태세에 들어가게 되었다.



1985년 6월 11일 0003시, 독일연방공화국 라마스도르프


 지금 2대의 밴은 독일의 아름다운 시골 마을들을 지나 독일과 벨기에의 국경인 아르덴 숲 초입 쪽으로 달리고 있었다. 이곳은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아름다운 도로였다.


 아, 이 임무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NATO의 통신망이 크게 손상된다면 우리는 내일이나 모레쯤이면 여기까지 쳐들어올 작전기동군 선봉에 의해 구출될지도 모른다. 전방의 수송대가 속도를 떨구었다. 운전사가 추월할까 생각했지만 눈에 뛰지 않도록 하라는 명령을 받고 있었다.


"모두 준비는 완료됐나?"

초른 대령이 장갑차에서 물었다.


"준비완료.“


 기괴한 작전이로군, 이것은, 이라고 영국군의 셰퍼드 대령은 생각했다. 사태가 긴급하게 전개되자 군부의 쓸데없는 요식이 사라져 전차대, 영국 특수부대 SAS, 그리고 독일군 국경경비대 GSG가 협력하고 있었다. 그러나, 스페츠나츠의 한 개 소대를 잡는 것이므로 그만한 가치는 있었다.


2대의 작은 밴을 밝은 라이트가 사방에서 환하게 비추었다. KGB 운전사는 강렬한 빛 한가운데 놓여 위축되었다. 그리고 전방을 보자, 불과 15미터 앞에 영국 육군의 챌린저 전차가 보였고 포신이 올라가 밴의 전면유리 중심을 조준했다.


"잘 들어.“

메가폰으로부터 러시아어가 흘러나왔다.


"스페츠나츠의 소련 병사들, 잘 들어라. 너희들은 전차와 장갑차 여섯 대에 포위되어 있다. 한 사람씩 무기를 버리고 차에서 나와라. 만약 발포하면 그 순간에 끝날 것이다."

다른 목소리가 떠들기 시작했다.


"나오게, 동지들. 나는 말렌코프 소령이야. 희망은 없어."

스페츠나츠 대원들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첫 번째 밴에서 말렌코프 대신 대원들을 지휘하던 대위가 수류탄 핀을 뽑으려고 했다. 상사가 덮쳐 대위의 손을 눌렀다.


"생포될 수는 없어! 그게 명령이야!"

대위가 소리쳤다.


"안돼!"

상사가 외쳤다.


"한 사람씩이야, 동지들... 두 손을 들고. 조심해!"

이윽고 밴 뒤쪽에서 스페츠나츠 대원들이 한 명씩 모습을 나타냈다. 그들은 나이프와 소총을 양 손에 들고 천천히 한 걸음씩 발을 옮겼다.


"내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 와, 이바노프.“


 말렌코프 소령이 자동차의 좌석에 앉은 채 말했다. 대원들을 구할 기회를 얻기 위해 소령은 이 작전에 기꺼이 참여했던 것이다. 그는 이 특수부대원들과 아프가니스탄에서부터 2년간 함께 일해왔다. 그들이 개죽음을 당하게 할 수는 없었다. 국가에 충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가 전투작전에서 내내 이끌었던 이들을 지켜내는 것도 중요했다.


 일은 신속히 진행되었다. SAS와 GSG는 소련 특수부대원들 모두에게 수갑을 채우고 그런 다음 눈가리개를 했다. 다른 두 부대는 그다지 운이 좋지 않아, 목표가 보이는 곳까지 온 다음, 말렌코프로부터 정보를 얻은 독일군에 의해 습격을 받았다.


 그러나 서독 전역의 군사시설에는 다른 20개 스페츠나츠 부대가 암약하고 있었고 라인 강 양쪽 수십 곳에서 맹렬한 총격전이 있었다. 몇 백만 명을 끌어넣을 전쟁이 분대와 소대 규모에 의한 어둠 속에서의 필사적 총격전이라는 형태로 시작되었다.



1985년 6월 11일 0045시, 독일민주공화국 동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체르냐빈 중위의 차가-불과 한 시간 전에 승진한-동베를린 장벽을 지키고 서있는 중무장한 병사들에게 찾아왔다. 문이 열리고 역시 중무장한 소위가 그들 앞에내렸다.

"잘 왔어, 그리샤. 신병 훈련은 어땠나?"


"지겨웠습니다!"


"하지만 필요할 거야 병장 동무, 곧 그 신병들이 필요하게 될 거니까!"


병사들이 체르냐빈의 옆으로 둥글게 모여들었다. 소위는 그들을 감개에 찬 눈빛으로 둘러본 뒤 소리쳤다.

"따바리쉬예! (동지들!) 오늘 모두 이곳에서 보게 되어 기쁘다! 그리고 저 벽 너머에서 보면 더 기뻐지겠군!"

체르냐빈은 양손으로 브란덴부르크 문과 베를린 장벽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곳에 있던 수십 명의 군인들이 총을 들어 올리며 일제히 환호했다.


"저 나토 개놈들에게 싸움이 어떤 건지 보여주자!"

중위는 장갑차에 훌쩍 뛰어 올라갔다. 환호성은 더욱 크게 터져 나왔다.


"그놈들은 같잖은 폭탄과 협박으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믿었겠지! 우리가 항복하고 포기할 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붉은 군대는 누구에게도 굴복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자! 오늘! 우리는 소비에트 연방의 힘을 보여줄 것이다!"

중위는 그 위에서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연설을 토해냈다.


그때 용맹한 MiG-29 1개 편대가 그들의 머리 위를 똑바로 스쳐 지나갔다. 중위는 장갑차 위에서 그들에게 경례하고는 다시 소리쳤다.

"전원 탑승! 전쟁이다!"



1985년 6월 11일 0106시, 독일민주공화국 마그데부르크 상공


F-117A 나이트호크 비행대는 30분 전에 이탈리아에서 발진했다. 사태가 이토록 갑작스럽게 전쟁으로 치달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독일 전역의 전방에 펼쳐진 광경을 보면 거의 모든 사람이 공포감을 느낄 것이다. 머리 위 고도 4천 피트에는 두꺼운 구름이 있었다. 그는 폭우속을 날았지만, 이렇게 어두운 밤에는 비가 보이기보다 들릴 뿐이었다. 그리고 검은 수목의 윤곽이 나타나서는, 고속으로 날아가는 그의 전투기를 향해 갑자기 달려들었다. 


지금 나이트호크 비행대는 세계에서 지대공미사일이 가장 밀집된 지역을 통과중이었다.


"주목표까지 거리 60마일."

글렌이 보고했다. 


"장비한 모든 시스템 정상. 어떤 레이더 전파도 이쪽에 와닿지 않았음. 제대로 될 것 같습니다, 더그.“


"라저.“


비행기가 낮은 언덕을 넘고, 아이슬리는 조종간을 앞으로 밀어서 강하하며 밀밭 상공 80피트에서 수평을 유지하게 했다. 그는 F-111을 몰았던 오랜 경험을 살려 아슬아슬한 저공비행을 하고 있었다. 주 목표는 소련의 IL-76 메인스테이, 즉 마그데부르크 근처의 상공을 선회중인 공중조기경보기였다.


다행히 그 비행기는 그들의 제2목표로부터, 즉 호엔바르테에서 엘베 강에 걸쳐 있는 2번 고속도로 다리로부터 10마일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


속도인가 스텔스인가, 이제부터 그것을 증명하게 될 것이다.


비행중인 메인스테이는 5대. 모두가 동서 독일 국경으로부터 1백 킬로미터 동쪽에 있었다. 상당히 안전한 위치이며, 그들과 국경 사이에는 3백 대 정도의 전투기가 있으므로 마음놓고 있을 게 분명했다.


"32km입니다, 더그.“


"좋아. 계속 알려 줘, 돈.“


"알았습니다. 우리들을 노리는 발사 관제용 전파는 여전히 없습니다. 탐색용 전파도 이쪽으로 돌려지지 않았습니다. 무선교신은 활발하지만 주로 우리들의 서쪽입니다. 목표로부터의 반응은 거의 없습니다.“


아이슬리는 왼손을 뻗어 주익 밑에 장착된 두 발의 AIM-9M 사이드와인더 공대공미사일 발사를 준비시켰다. 미사일 표시등이 녹색빛을 발하며 깜빡였다.


"28.8km. 목표는 회피행동을 취하지 않으며, 보통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분에 25km! 아이슬리는 암산했다. 이제 1분하고 40초이다.


"25.6km!“


글렌이 NAVSTAR 위성항법 시스템과 이어지는 컴퓨터의 리드아웃을 읽었다. 메인스테이가 깨달을 가능성은 없을 것이다. 나이트호크는 목표 바로 아래 도달하기까지 상승하지 않기 때문이다. 22.4km. 19.2, 16, 12.8,일류신까지 아직 9.6km.


"메인스테이가 막 몸을 돌리고 있습니다. 지금 폭스파이어 1대가 우리들 위쪽을 날아갔습니다.“


글렌이 침착한 어조로 말했다. MiG-25 요격기를 말하는 것이다. 아마도 IL-76으로부터의 지시를 받아 이쪽을 찾고 있을 것이다. 고출력과 운동성이 좋은 MiG-25가 이쪽을 포착할 위험성은 컸다. 스텔스 기술은 이제 효과가 없을지도 모른다.


"메인스테이가 알았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들에게 돌려진 전파는?“


"아직 없습니다."

글렌의 눈은 위험표시기에 못박혀 있었다. 나이트호크 편대 쪽으로 돌려진 미사일 관제 레이더는 하나밖에 없었다.


"이제 곧 목표 바로 밑입니다.“


"좋아. 상승한다!“


아이슬리는 조종간을 천천히 당겨 엔진 출력을 최대로 높였다. 나이트호크의 엔진은 비행기를 최고 마하 0.95, 초당 127m의 상승률로밖에 비행시킬 수 없지만, 이제야말로 출력을 최대한으로 이용할 순간이었다. 기상예보에 따르면 구름은 고도 2만 피트에서 사라진다고 했다. 거기서 약 250m 위에 IL-76이 있을 것이다.


이제 나이트호크는 목표물이 되기 쉬운 상태에 있었다. 이미 모습을 감추지 않고 엔진으로부터 적외선을 잔뜩 방출하면서 스텔스기의 존재를 노출시키고 있는 것이다. 빨리 올라가 줘...


구름을 뚫고 솟아오르자 시스템이 바로 메인스테이의 위치를 알려 주었다. 불과 8km 전방에 있는 메인스테이는 황급히 숨기 위해 급강하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너무 늦었다.


사이드와인더의 목표추적장치가 목표를 잡은 것이다. 오른손 엄지로 발사 버튼을 누르고 가운데손가락으로 방아쇠를 2번 당겼다. 2발의 사이드와인더가 0.5초 간격으로 비행기로부터 떠났다.


배출되는 화염은 눈부셨지만 그는 미사일이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것을 놓치지 않고 지켜보았다. 8초 걸렸다. 아이슬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고 있었다. 2발 모두 메인스테이의 우익으로 접근했다.


30피트 거리에서 레이저 근접 신관이 점화하고 치명적인 무수한 파편이 공중을 채웠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메인스테이의 오른쪽 엔진 2기가 모두 폭발하고 주익이 떨어져 나갔다. 소련기는 빙글빙글 돌면서 급속하게 낙하하다 수 초 후에는 구름속으로 사라졌다.


굉장하군!


아이슬리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기체를 반전시켜 안전한 지상의 아슬아슬한 고도를 향해 급강하했다.



1985년 6월 11일 0109시, 독일민주공화국 상공


스트라스부르의 상공을 선회중인 E-3A 센트리 공중조기경보관제기에 타고 있는 레이더 기술 담당자들은 소련의 조기경보기 5대가 모두 2분 간격 이내에 격추당한 것을 알고 만족했다. 모두 계획대로 되었으며 F-117이 실제로 급습에 성공한 것이다.


"좋아, 모두. 제대로 해 주었군.“


 서독 국경 근처의 상공에서 대기하는 NATO군 전술기의 엄청난 무리 가운데서 1백 대의 전폭기가 떨어져 나와 아슬아슬한 고도로 급강하했다. 그 절반은 F-111F 아드바크, 그리고 절반은 GR1 토네이도로서 날개에는 연료탱크와 스마트 폭탄을 품고 있었다.


 이미 나이트호크의 제2파는 동독 국경의 96km 안쪽에 있었으며 각각의 지상목표를 향해 전개하고 있어 1백 대의 전투기가 그 뒤를 따르는 것이다. 폭격기의 배후에서는 F-15 이글과 F-4 팬텀이 센트리의 지시에 따라 조기경보기를 잃은 소련 전투기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또 하나, NATO군 비행기의 제3파가 격추당한 메인스테이 대신 레이더 감시를 시작한 지상 레이더 기지를 찾기 시작했다.



1985년 6월 11일 0117시, 독일민주공화국 호엔바르테 상공


아이슬리는 고도 3백 피트, 수 마일의 거리를 두고 목표를 한 바퀴 돌았다. 그것은 2번 고속도로가 엘베 강을 건너는 이중의 다리이며 한 쌍의 콘크리트제 아치로 이루어졌고, 각각이 길이 약 5백 야드, 2차선의 폭이었다. 엘베 강이 완만한 S자로 굽은 그 중간 정도에 걸려 있었다.


아름다운 다리였다. 아이슬리는 다리가 1930년대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추측했다. 베를린으로부터 브라운슈바이크로 통하는 이 고속도로는 최초로 건설된 아우토반의 하나였다. 이 다리를 히틀러 자신이 건넜을지도 모르겠다고 아이슬리는 생각했다. 그렇다면 더욱 좋지. 바로 지금 목표 포착 시스템의 모니터에는 소련의 T-80 전차가 잔뜩 늘어서 다리를 건너고 있는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강 동쪽 다리 남쪽에 있는 고지의 정상에는 SA-6 지대공미사일 중대가 다리를 지키고 있었다. 항공기로서는 다행스럽게도 부크 미사일이나 스트레이트 플러쉬 세미엑티브 레이더 같은 고성능 장비는 없었다. 10개의 방공중대로부터 나오는 수색 레이더 전파가 계속 기체를 쓸며 그때마다 그의 위험 수신장치가 노이즈를 발하며 이어폰이 울렸다. 그 가운데 하나라도 반사한다면......


"목표 조명!"

아이슬리가 명령했다. 후방에서 글렌이 목표 조명 레이저를 작동시켰다.


글렌은 조작 핸들을 사용하여 다리를 텔레비전 모니터의 중심에 오도록 한 다음 레이저를 발사했다. 북측의 다리 중앙에 보이지 않는 점이 나타났다. 컴퓨터 시스템은 다른 행동을 명령받기까지 점을 바로 그 위치에 멈추어 두고 비디오 레코더를 작동시켜 폭격의 성패를 기록하도록 되어 있었다.


"목표 조명.“


아이슬리는 그 순간 1발의 GBU-12 페이브웨이 레이저 유도폭탄을 쏜 다음 동쪽 호엔바르테 쪽으로 급선회했다. 여섯 편대의 나이트호크 중 세 대가 레이더를 파괴하기 위해 곧 날아오기로 한 F-111을 믿고 페이브웨이를 떨궜고, 나머지 전투기들은 목표에 레이저를 쏘이고 있었다. 


GBU-12 탄두의 컴퓨터 시스템이 반사해오는 빔을 잡아 그 길을 더듬기 위해 날개를 조정했다. 다리 남쪽에서는 지대공미사일 중대의 지휘관이 갑작스런 노이즈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구식 수색 레이더는 폭탄창을 활짝 연 나이트호크 같은 것은 포착할 수 없었다. 연락에 따르면 아군 항공기가 이 위를 날지는 않을 것이었지만 어쩌면 그쪽에서 노이즈가 올지도 모른다고 그 지휘관은 생각했다. 특별한 경보는 전혀 발하지 않았다...


바로 그때 북쪽 지평선이 황색으로 빛났다. 그로서는 알 도리도 없었지만 서독 공군의 토네이도 4대가 북쪽 슈텐달에 폭탄의 비를 쏟고 날아간 것이다. 소련군의 공격전투기 Su-24가 화염에 휩싸여 제트 연료가 불덩어리가 되면서 비가 내리는 밤하늘로 솟아올랐다.


지휘관은 이제 전혀 주저하지 않고 사격관제 레이더를 대기상태에서 작동상태로 바꾼 다음 다리 주변을 찾으라고 큰 소리로 명령했다. 다음 순간 세 대의 F-111 아드바크가 하류로부터 나타난 것을 탐지했다. 아드바크가 순식간에 AGM-45 슈라이크 대레이더 미사일을 SA-6 중대를 향해 발사했으며, 그리고 다시 1발을 수색 레이더에 발사했다. 그런 다음 F-111은 좌측으로 급선회했다.


"아, 안 돼!“


나이트호크에서 발사한 최초의 페이브웨이는 다리 북쪽 교각 한가운데 명중했다. 그것은 지연신관으로 두꺼운 콘크리트를 관통하여 대대장의 전차로부터 몇 야드 떨어진 곳에서 폭발했다. 북쪽 교각은 튼튼했다. 그러나 오백 파운드의 고성능 폭약은 그것을 찢어버렸다. 순식간에 우아한 형태를 한 콘트리트 아치가 2개로 꺾이고 불안정한 2개의 교량 사이에 들쭉날쭉한 20피트의 균열이 생겼다.


두번째 페이브웨이는 동쪽 교각에 떨어졌다. 스마트 폭탄을 맞은 동쪽 교각이 8대의 T-80 전차와 함께 엘베 강으로 낙하했다. 30초 후, 북쪽 교각이 완전히 파괴되고 그 충격으로 철근 콘크리트가 벽돌 조각의 파편이 되어 강바닥으로 산산이 떨어져 내렸다.


글렌은 레이저 지시기의 조준을 남쪽 교각으로 바꾸었다. 거기에는 여러 대의 전차가 꼼짝 못하고 서 있었다. 최초의 폭탄으로 1대의 BMP-1 병력 수송차가 한쪽의 교각으로부터 반대쪽까지 날아가고 다리 서쪽 끝에서 불이 붙어 길을 막고 있었다.


또 다른 나이트호크에서 떨군 2개의 페이브웨이는 10피트도 안 되는 간격으로 폭발했다. 다리의 모든 교각이 순식간에 떨어져 나가고 다리 위에 있던 일단의 장갑차량이 엘베 강으로 낙하했다.


또 한 가지 할 일이 있어. 아이슬리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저기야!


강에 평행한 도로에 소련군은 가교용 기재를 쌓아 두고 있었다. 공병들도 아마 가까운 곳에 있을 것이다. 나이트호크는 여러 줄의 트럭 위를 날았다. 곧바로 따라온 3대의 아드바크는 나이트호크의 조명에 따라 1대씩 덤벼들어 한 쌍의 Mk.20 확산탄을 그곳에 떨구었다. 가교 기재는 산산조각으로 흩어졌다. 조종사들은 베테랑 공병들도 죽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빌었다. 그런 다음 아드바크는 F-117을 따라 귀환하기 위해 기수를 서쪽으로 돌렸다.


그 무렵에는 F-15기의 제2파가 서독으로 향하는 항로에 오른 NATO군 공격기를 위해 동독 내부로 돌입하고 있었다. 그들은 귀환중인 전투폭격기 쪽으로 향하려는 미그 전투기를 향해 레이더 및 적외선 유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격렬한 공중전이 펼쳐졌다.

 

미국 전투기는 센트리의 지시를 받아 소련 전투기를 잡아 나갔지만 소련기에게는 그것이 없었다. 메인스테이를 상실한 다음 소련 비행기는 재편성할 시간이 없어 편대는 오합지졸이었다. 더욱 불행하게도 그들을 지원하기로 되어 있던 대공미사일 부대는 수없이 몰려오는 전투기를 공격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래서 지대공미사일은 하늘 전체의 목표를 무차별하게 노리기 시작하는 한편, NATO기는 지면에 아슬아슬하게 낮게 날고 있었다.


NATO군 전투기에 의해 소련 전투기 2백 대 이상이 격파되고 다시 1백 대가 소련 지대공미사일에 의해 팀킬 당했다. 소련 방공군의 일선부대가 격멸당하고 이제 NATO군이 소련의 증원이 도착할 앞으로 며칠 간은 유럽의 밤하늘을 완전히 지배하게 됐다. 또 목표로 정해진 37개의 주요 교량 중 30개가 파괴되었으며 나머지 모두가 피해를 입었다.


NATO 공군은 날이 밝기 직전에 전개될 소련 지상군에 의한 최초의 공격이 후방에서 밀려오고 있는 제2군에 의해 지원받을 수 없기를 바랐다. 우선 지상에서의 소련 측 우세가 결정적으로 약화될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서유럽을 향한 지상전은 거의 호각으로 싸울 수 있게 될 것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소련 제1군의 병력과 준비상태는 NATO의 그것을 크게 앞섰고, 어느 지역에서는 전차 대수로 다섯 배 가까이 밀릴 것이다. 또 소련의 제2군 중 얼마가 미리 엘베 강을 건넜을지 야간에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이동 지대공미사일을 지닌 특수부대와 엔지니어, 그밖에 본국에서 특별 훈련을 최근에 받은 후속부대에 의한 지원은 당분간 바랄 수 없다. 그리고 각 지역의 비행장을 공격함으로써, 적어도 우선 NATO군으로서는 공군 전력이 균등하게 되었다. 날이 밝고 전투가 시작될 때까지 양쪽 모두 NATO 공군의 대활약이 ‘전략적 기습’에 주는 영향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Comment=

- We go to war!



[극지의 폭풍]

1부

1화 도화선

https://arca.live/b/writingnovel/1113207

2화 화마

https://arca.live/b/writingnovel/1114834

3화 기만

https://arca.live/b/writingnovel/1122227

4화 계략

https://arca.live/b/writingnovel/1124265

5화 사냥 계획

https://arca.live/b/writingnovel/1142563


2부

1화 선동

https://arca.live/b/writingnovel/1145269

2화 급변

https://arca.live/b/writingnovel/1147587

3화 위기

https://arca.live/b/writingnovel/1147628

4화 절정

https://arca.live/b/writingnovel/1148211

5화 나이트호크

https://arca.live/b/writingnovel/1150478

6화 붉은 영광

https://arca.live/b/writingnovel/1152052

7화 라인의 범람

https://arca.live/b/writingnovel/1153970

8화 사냥(1)

https://arca.live/b/writingnovel/1161962

9화 사냥(2)

https://arca.live/b/writingnovel/1163096


3부

1화 시작

https://arca.live/b/writingnovel/1167940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