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4월 22일 13:54 GMT, 올리버 해저드 페리급 호위함 USS 언더우드 함상


"저 친구는 이 근처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네."


플레처 함장은 차트를 두드렸다.


"의견은?"


"얕은 층으로 항주하고 있을까요? 그건 이론에 맞지 않는데요."


대잠전 사관이 지적했다. 정보보고에 따르면, 소련 잠수함은 확립된 이론에 충실하다고 했다.


"확인해 보자. 양키 서치!"


 대잠수함전 사관은 즉각 명령을 전달했다. 양키 서치란, 탐신 소나를 사용하여 잠수함을 발견하기 위해 물을 강타하는 형태로 발진하는 것을 말한다. 플레처는 도박을 하는 것이다. 만약 적의 잠수함이 예상대로 가까운 곳에 있다면 이쪽 함정의 위치를 알려 주는 결과가 되며 미사일 공격을 초래할 수도 있었다. '스타인'의 방위 시스템은 여기에 대처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소나담당자는 스크린을 열심히 지켜보았다. 최초의 5회 탐신은 소나 빔이 서쪽으로부터 동쪽으로 돌았으나 공진으로 끝났다. 다음 탐신에서 스크린에 밝은 점이 나타났다.


"탐지! 소나 탐지, 잠수함 확실. 직접경로, 방위 0_1_4, 거리 1만 1천 6백 미터. 대체로 잠수함이라고 평가."


"해치워."


플레처는 명령했다.


 고체 연료의 대잠 로켓 부스터가 점화되고, 함정으로부터 사출되어, 청회색 연기 꼬리를 끌면서 커브를 그리며 날았다. 로켓은 탄환처럼 하늘을 뚫고 나가며 3초 만에 완전히 불탔다. 해면으로부터 1천 피트 상공에서 부스터로부터 어뢰가 분리되고, 낙하산로 감속되면서 수중으로 낙하했다.


"저쪽은 침로를 바꾸었습니다, 함장님."


소나조작원이 보고했다.


"목표는 방향을 돌리면서 증속하고 있습니다. 어뢰가, 어뢰가 수중으로 들어가 탐신 소나를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상당히 가까운 곳에 떨어졌습니다."


 공격관제관은 이것을 무시하고 있었다. 이제 막 3대의 헬리콥터가 목표 기준점을 향해 집결하고 있었다. 어뢰가 빗나갈 가능성도 충분히 있으므로 현재의 업무는 목표의 위치를 정확히 알아내는 것이었다. 그는 우회전을 명하고, '스타인'의 청음 소나가 적 잠수함을 추적하기 쉽도록 했다. 이제 적 잠수함은 어뢰를 피하려고 신속히 움직이고 있으며 큰 노이즈를 내고 있었다. 최초의 헬리콥터가 도착하여 소나부이를 투하했다.


"2개의 스크루와 캐비테이션 노이즈. 찰리급 잠수함이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사관이 전했다.


"어뢰가 명중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뢰는 '탐신 청음' 모드로부터 연속적으로 탐신 음파를 내는 모드로 전환하여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잠수함을 쫓아 아래쪽으로 원을 그리며 나가고 있었다. 온도층을 통과할 때 일시적으로 놓치기는 했지만 더욱 차가운 깊은 물속으로 들어가자 다시 포착하여 급속하게 거리를 줄여 나가고 있었다. 적 잠수함은 노이즈 메이커를 방출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다시 1개가 발사통에 장전되었다. 너무 늦었다. 어뢰는 잠수함의 좌측 스크루에 명중하여 폭발했다.


"됐어!"


하사관이 소나담당자들에게 외쳤다.


"탄두가 폭발했어. 해치웠어!“


"충격이 왔다. 폭발했다."


헬리콥터 탑승원이 확인했다.


"대기해 주게. 목표 엔진은 완전히 멈추지 않았어. 다시 추진 노이즈... 덜컹거리고 있어. 에어 블로, 탱크로부터 배수중. 부상, 목표는 부상한다."


"점점 좋아졌군."

그는 발사관제관 쪽을 보았다.


"잘했어. 이런 상태로 가세."


 이 다음에는 아주 가까워지기까지 목표물을 보고하지 말라고 소나 담당자에게 명령해두자고 플레처는 생각했다. 그렇게 하면 부하가 순간적으로 공격을 얼마나 신속히 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때가 오기까지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한 일련의 엄격한 공격훈련을 해 두기로 하자.



[긴급] 소비에트 서기장 중태

송고 05/01_08:43 


//잭 클라크//

CNN 모스크바 특파원

모스크바발(CNN)


 노동절인 오늘 지난해 소련의 권력을 이어받은 소비에트 공산당 서기장 겸 최고회의 정치국 의장이 중태에 빠졌다고 크렘린 당국이 공식 발표했다. 타스통신과 모스크바 중앙방송으로 이날 보도된 크렘린 당국의 발표는 ”위대한 레닌사상의 충실한 후계자이며 평화와 공산주의의 열렬한 투사“인 그가 어제의 크렘린 폭탄 테러로 중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크렘린 당국은 또 서기장의 중태에도 불구, 그의 지도하에 이루어진 소련의 국내 및 외교정책이 변함없이 계속되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소련 TV 및 방송들은 이날 크렘린궁의 발표를 전한 후 일제히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베토벤의 교향곡을 방송하며 테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으며 이날로 예정됐던 노동절 퍼레이드는 취소되었다.


 한편 이날 공개된 내무성 공보에는 어제 테러로 9명이 사망했고, 서기장을 포함해 40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고 밝히고 그 가운데에는 공산당 소년소녀동맹원 6명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소련당국은 이들의 장례식이 당초 당 중앙위 전체회의가 열릴 예정이었던 5일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 거행된다고 말하고 장례위원의 위원장에 KGB 위원장 블라디미르 알리예프(68)를 임명했다. 소련공산당 소식통들은 그가 장례준비위원장에 임명된 것이 매우 중대한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것은 그가 서기장의 직무를 대행하는 동안 소련의 대외정책에 일단의 변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당분간 외상 및 국방상과 트로이카를 형성, 국정을 장악할 것으로 전망된다.



1985년 5월 5일 19:22 GMT, 버지니아주 노퍽


"나는 사만다 슈미트입니다."

사나이가 말했다.


"6일 전, 레닌그라드 항을 통해 소비에트 연방에 입국했습니다. 저는 10년 전부터 서독 연방정보국에서 일해 왔습니다. 정치국의 아침 회의 때 그들이 모이는 4층 회의실 바로 밑에 있는 창고에 폭탄을 설치하여 그들을 살해하는 것이 나의 임무였습니다.“


라이언과 레이튼은 열심히 텔레비전을 지켜보았다. 완벽했다. 슈미트는 소련 교사들이 익히려는 정확한 어법과 발음으로 완전한 러시아어로 말했다. 악센트는 모스크바의 것이었다.


"나는 오랫동안 하멜른의 작은 무역회사에서 일해왔으며 주로 소련과의 무역을 했습니다. 소련에 몇 번씩 여행을 했으며 대부분의 경우 사업적 목적을 통해 소련 공산당에 대한 공작 활동의 임무를 부여받았습니다."

카메라가 다가섰다. 


'슈미트'는 원고를 단조롭게 읽고 있었다. 눈은 전혀 카메라를 보지 않았다. 안경 한 쪽 유리 속에 큰 멍이 보였다. 원고를 들출 때 손이 떨렸다.


"고문을 받은 것 같군."

라이언이 말했다.


"흥미롭군요."

레이튼이 응했다.


"그들은 용의자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어요."

라이언은 거칠게 말했다.


"어린아이와 그들의 지도자를 날려버린 여자를 말인가? 그런 친구는 화형을 해도 아무도 반대하지 않을 거야. 이건 상당히 계산된 구경거리군!"


슈미트는 좀 더 강한 어조로 계속했다.

"분명히 말해두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나는 어린아이들을 다치게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정치국원은 좋은 목표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린아이를 공격하지는 않습니다.“


화면 외부에서 욕하는 소리가 들렸다. 


CIA와 DIA의 리포트가 팩스를 통해 전달되었다.

‘사만다 슈미트. 여. 44세. 동독 프랑크푸르트 출생. 작은 무역회사에서 근무. 남편이 죽은 뒤 하멜른에서 조용하고 근면하게 혼자 살고 있었음. 이웃과 친근하게 지냈지만 어울리지는 않았음. 직원들에게는 훌륭한 상사임. 자주 여행을 했고 출장도 잦았음. 그녀의 존재는 잘 알려져 있었지만 진실은 누구도 알수 없음.'


레이튼은 수화기 벨 소리에 TV에서 눈을 돌렸다.


”레이튼입니다... 아, 국장님. 백악관이요? 알겠습니다. 열한 시요, 네. 그렇게 알고 준비하겠습니다.“

이제 레이튼은 한 시간 삼십 분 후에 미합중국 대통령에게 상황설명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무슨 얘기를 해야 하는가?


"독일이 소련을 공격할 거라고 대통령께 말하게. 어쩌면 이번에는 모스크바를 점령할지도 모르지.“

라이언이 감개를 담아서 말했다.


"그만하세요, 잭!“


"알았어, 에드. 이건 동서독을 깨끗이(그러니까 빨간색으로) 통일해버리기 위해 소련이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작전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어. 그런데 로스케들은 왜...“

로위는 창 밖을 보았다.


"이 슈미트라는 여자는 그야말로 정체를 알 수 없군. 그가 누구이며,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 전혀 파악할 수 없어. 상당한 단서가 발견된다면 다르겠지만, 쉽게 발견되지는 않을 거야. 우리들은 독일이 이렇게 미치지는 않았다는 걸 알고 있지. 그러나 방금 전 세계로 중계된 유일한 근거는 그걸 부정하고 있지 않나. 대통령께 어떤 나쁜 일이 일어날 거라고 얘기해 주게.“


"알겠어요, 잭. 솔직히 좀 웃겼어요."



1985년 5월 23일 14:30 GMT, 워싱턴 D.C. 백악관


 레이튼은 벌써 보름째 백악관에서 미합중국의 대통령을 마주하고 있었다. 그는 대단한 달변은 아니지만대통령이 그를 상당히 마음에 들어 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오늘의 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소련군의 춘계훈련은 예정했던 것과는 달리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레이튼이 말했다.


"위성 정찰에 따르면 독일과 폴란드 서부의 소련군은 아직 야영을 하고 있으며 작전 준비를 해제하지 않았습니다. 소련 철도의 여러 지점에서 수송 정비가 진행되고 있는 징후가 보입니다. 즉, 대군을 서쪽으로 운반하는 계획과 동일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련 북극함대는 오늘 아침 6척의 잠수함을 출항시켰습니다. 겉으로 이 움직임은 지중해의 함대와 예정대로 교대하는 것이지만 앞으로 3주일 동안은 대서양에 평소보다 세 배나 많은 소련 잠수함이 있게 됩니다.“


"좋아. 유럽은 어떤가?“


"여자에 관한 정보는 전혀 없습니다. NATO 각국의 정보부는 벽을 맞닥뜨렸습니다. 모스크바로부터 공판 예정일은 물론 아무런 발표도 없습니다. 독일 측은 그 여자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마치 갑자기 나타나 취업한 것 같이 보입니다. 여자의 아파트를 철저히 수색했습니다만 의심스러운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좋아, 소령. 전문가로서 솔직한 느낌을 말해 주게.“


"각하, 슈미트는 13년 전에 서독으로 잠입한 소련의 고정 간첩이며, 이번까지 한 번도 임무를 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히려 전혀 임무에 투입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자네는 이번 일이 모두 소련의 철저한 기만작전이라고 생각하는군.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면 목적은 무엇인가?"

대통령이 날카롭게 물었다.


"각하, 적어도 그들은 서독에 맹렬한 정치적 압력을 가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에...“


"우리들은 이미 최악의 경우의 줄거리는 알았을 거라고 생각하네. 잘했어, 소령.“


"소련 함대의 현황은 어떤가?“


"각하, 무르만스크 지역의 위성사진은 없습니다. 구름이 두꺼운 탓입니다. 그러나 내일 오후에는 갤 것으로 생각됩니다. 노르웨이가 바렌츠 해에서의 공중초계를 강화했습니다. 그들에 따르면 잠수함을 빼고 아직 그 해역의 소련 수상함은 비교적 적은 것 같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건 수 시간이면 바꿀 수 있지요.”


"난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 국방장관과 대화를 나누었네. 방금 독일로 날아간 장관은 방위 준비태세를 전 세계에서 취하도록 요청했어. 독일은 소련이 태도를 완화하기 전까지는 우리들이 이 긴급사태에 대한 대응을 지속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하네. 소련은 어떻게 나올 것으로 생각하는가, 소령?

대통령이 물었다.


"오늘이 지나면 자세히 알게 될 것입니다. 소련공산당 서기장 대행이 긴급 소집된 소비에트 최고회의에서 연설하게 되어 있습니다.“


한 시간 뒤, 서기장 대행을 맡은 알리예프 KGB 의장은 독일의 잠재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카테고리 B(병력충족률 60퍼센트)의 예비부대 동원령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1985년 5월 24일 17:11 GMT, 버지니아 주 노퍽


"동지 여러분,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무구한 어린이들입니다. 이들은 테러에 의해 살해당했습니다. 정복과 살육이라는 사악한 꿈을 품고 우리 조국을 두 번씩이나 짓밟은 국가에 의해 살해당한 것입니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희생자들은 국가에 봉사하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던, 우리 당의 헌신적이며 겸허한 종들입니다. 소비에트 연방의 안전을 위해 죽어간 순직자, 파시스트 공격에 대한 순직자입니다. 동지 여러분, 무구한 어린이들의 가족들에게, 그리고 이 훌륭한 세 사람의 가족들에게 나는 말씀드립니다. 벌이 내릴 것입니다. 이 사람들의 죽음은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악랄한 범죄는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나는...“


"이건!“

레이튼은 통역을 중단하고 상관을 바라보았다.


"그래. 전쟁이 되겠군. 연설 전문은 저쪽 러시아어반에게 모두 번역해서 타이핑하라고 일러두었어. 대통령을 만나러 가지.“



1985년 5월 24일 21:11 GMT, 워싱턴 D.C. 백악관


대통령이 물었다.

"분명한가?“


"그들이 가장 온건한 수단에 호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레이튼이 대답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직설적으로 말하지요. 그들은 구실을 만들어내기 위해 그 사람들을 고의로 살해했습니다!"

대통령은 책상으로 시선을 떨구었다.


"믿기 어렵군, 비록 그들일지라도.“


"대통령 각하, 우리들로서는 그것을 믿거나, 아니면 서독 정부가 독자적으로 소련에 전쟁을 도발하기 위한 결정을 내렸다고 믿어야 합니다. 이 두 번째의 경우 독일이 미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합니다.“


대통령은 일어서서 집무실 구석으로 갔다. 전쟁이 시작된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 이유가 중요할지도 모른다.


"우리들은 예비역 소집을 시작할 것이네. 레이튼, 자네는 최근 몇 주간 정말 잘해 주었어. 나는 자네를 중령으로 승진시키도록 지시할 생각이야. 정보장교단과 함께 니미츠 항공모함에 타도록 하게. 나는 자네가 그쪽에 있어 주기를 바라네.“


"하루나 이틀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대통령은 끄덕였다.



[극지의 폭풍]

1부

1화 도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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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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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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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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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사냥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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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1화 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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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급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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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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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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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나이트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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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붉은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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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라인의 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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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사냥(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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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사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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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1화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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