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대에서 공연을 하고있는 한 인디가수이다. 공연으로 매일매일 수입을 벌어먹고 사는 나는 오늘도 무대 위에 올라 관객들이 보는 앞에 서서 공연을 한다.

 

그리고 오늘 공연의 마지막 노래만이 남게 되었다. 마지막 노래를 앞두고 나는 간단한 마무리 멘트를 하였다.

 

"네. 여러분 많이 즐기셨나요? 안타깝게도 이번 무대를 끝으로 오늘의 콘서트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비록 마지막 무대지만 그래도 끝까지 오신 만큼 여러분의 열렬한 호응을 부탁드리며 마지막 무대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멘트종료와 동시에 밴드에서 잔잔한 사운드가 흘러나왔다. 마지막 무대는 잔잔하면서 진한 감성을 담은 슬픈 노래였다. 그리고 나는 슬픈 노래를 부르기 위해 두 눈을 감고 모든 감정을 쏟아부으며 무대에 집중하였다.

 

이렇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내 뒤에 갑자기 인기척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분명 무대 뒤에는 밴드 멤버들과 조명 감독님들과 같은 스텝들밖에 없을텐데 뒤에 어린 소녀가 작은 의자에 앉아있던 것이었다. 혹시나 귀신인 것같아 놀라긴 하였지만 지금 나는 노래에 집중하고 있으므로 사소한 것에 유지하고 있던 감정을 깨뜨릴 수는 없었다. 

 

내 마음의 눈으로 본 그 소녀는 두 손을 곱게 모으고 앉아있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무언가 슬픔에 빠져있는듯 하였다.

 

나는 그 소녀가 누구인지 모른다. 분명히 처음보는 소녀였고 실존하지도 않은 소녀였다. 그래도 소녀가 내 마음속에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소녀는 나에 대해 알고있을것이다. 그 소녀는 누구일까...

 

그리고 노래가 하이라이트 부분으로 가려는 그 시간 소녀는 갑자기 울음을 완전히 터뜨리고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그 소녀는 밖으로 나가버리고...

 

 

 

 

 

 

 

 

 

 

 

 

 

 

 

 

 

"지금까지 제 무대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관객들은 조용히 무대를 떠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무대에 앉아 생각을 해보았다.

 

'그 소녀는 누구였을까...'

 

이때 내 괴리에 헤어졌던 애인이 잠시나마 떠올랐다. 참 아름다웠던 그 소녀는 애인과 상당히 닮아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 소녀를 다시 부르고싶진 않았다. 다 지나간 추억이고 과거일 뿐 나는 지금을 살고있으니까...

 

이후 나는 그 노래를 영원히 부르지 않았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