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학기초

오녁고의 2학년 8반은 시끌벅적했다.

그야 능력자 특수명문학교로 각 학년의 첫반과 끝반은 능력이 있는 학생들이 뭉쳐 있기때문에 2학년이 올라가서도 친한 학생들끼리 뭉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몇몇 학생은 서먹했다.
그들도 물론 아는 친구들에게 가거나 아니면 서로 대화를 하며 친해졌다.

지금 책상에 앉아서 가만히 있는 남학생과 여학생은 조금 다른 관계로 친하다.

남학생은 자신의 목을 물고 있는 여학생에게 말했다.

"슬슬 시간 다 된다. 니아야. 이제 만족하지않아?"

니아라고 불린 여학생은 천천히 입을 때며 날카로운 송곳니를 보였다.

"움... 하지만 지운이 네 피만 맛있는걸..."

"그런 애교 부리지마 역겨우니까. 너만 10퍼 깎아준다고 10퍼 더 먹을 생각말고 오늘은 참아."

"작년보다 까칠하네..."

구지운은 아쉬워하는 니아를 보며 말했다.

"당연하지! 여긴 내 몸 맛을 모르는 애들이 있어. 그러니 걔네한테도 은근쓸적 내 몸을 맛보게 해줘야지."

그렇게 그는 목덜미에 반창고를 붙여 니아의 이빨 자국을 감췄고 살짝 웃으며 일어나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힝... 나도 같이 가! 나도 애들이랑 얘기 할래!"

니아도 일어나 지운을 따라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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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오진석이 전학을 오고 한달이 지난 시점

유은정은 수업이 다 끝나고 아이들이 모두 집으로 갈때 오진석의 앞에 구지운을 앉혔다.

퀭한 눈에 꺼림칙한 분위기를 내뿜는 구지운을 본 오진석은 당황스러워 하는데 그것은 구지운 또한 마찬가지였다.

"돈을 준다길래 따라왔더니만... 야, 유은정 뭘 하려고 하는거야?"

"있어봐. 내가 준비 한게 있으니까."

유은정은 둘을 두고 반 밖으로 나갔다.

"..."

"... 조금 있다가 두배 받아야지."

구지운은 주머니에서 돈 다발을 꺼내 하나하나 세고 있었다.

"너, 돈이 많구나."

오진석이 아무런 생각없이 내뱉은 말에 구지운은 짜증을 내며 돈 다발을 숨겼다.

"내 돈은 못 가져가. 나는 이걸 정당하게 벌었고 어떠한 이유가 있던간에 나에게 돈을 빼앗갈 수 없어."

오진석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에휴... 안가져가. 나도 용돈 받고 사는데 니 돈이 왜 필요하겠냐."

"그래? 그럼... 내 몸을 팔테니까. 돈 줄래?"

"갑자기 무슨 소리야. 몸을 팔다니?"

"보면 알게 될거야. 잠시만..."

구지운은 눈물을 왈칵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의 눈물은 다른 사람들의 눈물과는 달리 양이 많아도 천천히 흐렀고 오진석이 볼때 그의 턱을 타고 떨어지는 눈물 방울은 시럽처럼 끈적한 느낌이 들었다.

"뭐... 뭐하는 거야?"

"맛 보면 알아. 아 해봐."

구지운은 입을 벌려 자신의 눈물을 담았고 일어나 천천히 오진석에게 다가갔다.

"멈춰. 하지마. 너가 뭘 하는지 모르겠지만 거절할테니까 가만히 앉아있어!"

오진석이 양팔로 구지운이 다가오는 걸 막고 있을때 유은정은 다시 돌아와 오진석의 얼굴 앞에 탄산수가 담긴 컵을 들고 구지운의 뒷통수를 쳤다.

"욥! 나와라 시럽!"

"푸엑... 뭐하는 거야! 시럽 아깝게!"

"시럽...?"

유은정은 얼굴을 찌푸리는 구지운을 다시 앉히고 오진석의 앞에 탄산수를 뒀다.

"마셔봐. 얘 눈물 시럽은 탄산수랑 먹는게 좋아. 그래서 일부러 보건쌤한테 부탁해서 냉장고에 넣어둔 탄산수 꺼내왔지!"

"눈물 시럽이라고?"

오진석은 눈물이라는 말에 약간 떨떠름한 기분을 느끼지만 둘의 시선을 못버티고 한모금 마셨다.

오진석이 한 모금 마시자 단맛이 목을 타고 들어가 몸 전체로 퍼져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 단맛은 처음 느껴보는 단맛이지만 매우 기분을 좋게 해주며 마치 청량한 레몬에이드에 단맛이 더해진 느낌이었다.

"와... 도대체 이게 뭐야. 맛있네."

"맛있지! 그게 얘 능력이야. 능력 이름이 뭐였지?"

"또 까먹었냐. '달콤한 인생'이잖아. 물론 나도 이렇게 말하기 귀찮아서 가끔은 과자인간이라고 말하지만 말이지."

구지운은 자랑스럽게 자신의 능력을 얘기 했고 오진석은 능력을 자랑스럽게 말하는 구지운을 보며 무언가 부러움을 느꼈다.

"너무 길잖아. 그냥 과자 인생은 어때?"

"은정아, 그건 너무 이상하잖아."

"그런가? 그나저나 니아는 어디갔어?"

"니아? 걔는 누구야?"

오진석의 질문에 구지운은 혀를 차며 말했다.

"쯧... 있어. 뱀파이어인데 피를 못먹는 놈이 있거든. 그리고 니아는 아마 오..."

"오?"

"사... 삼... 이... 일..."

구지운이 손가락을 접으며 천천히 숫자를 세는데 끝까지 다 세자 교실 문이 열렸고 셋이 문이 열린 곳을 보자 금발의 여학생이 거친 숨을 내쉬며 문을 잡고 있었다.

"헥... 헥... 지운아... 왜 내가 600을 세는 동안 안나와? 나온다고 했잖아..."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어. 미안해. 이쪽으로 와봐."

여학생은 지쳐 터덜터덜 걸어왔고 도착을 하자 구지운은 여학생의 등을 두드리며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다.

여학생은 익숙한듯이 편안하게 구지운에게 등을 기댔고 그는 여학생의 양볼을 찌르며 말했다.

"얘가 니아야. 풀네임은 니아 캐나인이고 능력은... '3/4 뱀파이어'라고 말하는게 맞나?"

"아니지~ 정확하게는 '반 뱀파이어'야."

니아는 헤실헤실 웃으며 대답했다.

"참내... 반도 아니면서 뭔 반 뱀파이어야..."

"히히~ 아, 근데 왜 아직도 여기에 있는 거야?"

"그야 여기 앞에 있는 새 친구에게 내 몸을 맛보여주려고 했지."

"아 어쩐지 눈물이 맺혀있네."

니아는 구지운의 얼굴을 할짝이며 그의 눈물을 닦았다.

"히히 맛있어."

"많이 먹지마 탈나니까."

오진석은 둘 사이의 묘한 기류를 눈치채 컵에 담긴 탄산수를 다 마시고 일어나며 말했다.

"크흠... 난 이만 가볼게. 이러다 늦겠네."

"뭐야 벌써 가? 좀 더 얘기하고 가."

"은정아 나도 나름 바쁜 사람이야. 집에 가서 복습해야지."

"겨우 복습가지고 그러는거야?"

오진석은 유은정의 말을 뒤로 하고 앉아있는 두 사람에게 손을 내밀었다.

"내 이름은 오진석이야. 뭐... 한달 전에 전학와서 알겠지만 다시한번 잘 부탁할게."

구지운은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우리야 말로 잘 부탁한다. 오늘 쓴 시럽 값은 은정이에게 붙일테니 걱정할 필요없어."

오진석은 웃으며 생각했다.

'돈에 미친 놈이었네. 뭐... 친해져도 되겠지.'

그는 손을 때고 자신의 책상에 걸린 가방을 들고 반 밖으로 나갔다.

"내일 또 얘기 하자. 안녕."

"잘가라."

"잘가~~"

해맑게 웃으며 인사하는 니아를 보고 오진석은 둘의 성격이 잘 안맞을거같은데 잘 맞는 거 같아서 신기하다고 느끼며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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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에 계속
더 쓰려고 했는데 길어질거 같아 잘라서 이편을 포함해서 두편으로 올릴 예정입니다.

아직까지 이거의 장르를 확실하게 정하지 못했습니다. 후에 싸우는 걸로 갈지 아니면 계속 이런 식으로 얘기 하는 걸로 갈지 말이죠. 언젠가는 끝날 일인데 장르를 정하지않고 그냥 쓴다는 거도 조금 약간 애매하지않나 싶은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