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량한 광야 

새하얀 눈밭


그곳에서 


저는 쓸쓸히 

아득한 스무리를 걸어왔습니다


문득


뒷녘을 보면

그곳엔 나의 솜솜한 발자국이 


그러나


제것의 옆의

이질적인

제것과 판박이인 발자국이 나있어서

소름끼치는 그것을 바라보노라면


아아


그것은 나의 슬픔이요 기쁨이요 이별이요 사랑이요


평생 


나와 같은 길을 걷고 

나와 같은 시간에 서서 

내옆에서 절대 떨어지지 않는


나의 영혼

나만의 영혼


그가 나의 옆에 있은것을

지금 알았기에 


황야엔 나만이 아닌 

나의 기둥이 같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