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은 언제나 힘들다. 일요일에 잠자리에 늦게 들고 피곤한 하루를 지냈다면. 날이 덥다면 더더욱. 밤에 들어와 낮에 있었던 고난을 잊어보려 맥주를 한 캔 들었다.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황금빛 액체가 보였다. 젠장. 안 시원하네. 그나마 김이 안빠진걸 다행으로 여겨야하나.


창문을 열어두니 바람이 이마를 스쳐갔다. 오후 동안 쌓여있던 더위를 닦아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 덕분에 미지근한 맥주 맛도 나쁘진 않았다. 시간은 대충 11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대충 지금은 자야 또 내일 일할텐데. 하지만 잠이 오진 않는걸. 취기가 올라야 잠이 들까.


놓아둔 핸드폰의 화면이 밝아졌다. 힐끗보니 인스타였다. 계정이 있긴 하지만 게시물을 올리진 않는다. 뭐 자랑할께 있어야 올리지. 캔을 구겨 대충 싱크대에 던져놓고 폰을 가지고 침대에 누웠다. 알림을 읽고는 잠깐 멈칫했다.


jwbjjam님이 방금 사진을 올렸습니다


어쩌라고. 잘 지내나 보내. 두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내가 몇 년을 바쳐 가장 사랑했던 여자. 매몰차게 돌아서버린 여자. 붙잡지도ㅡ아니 애초에 곁에 있어달라 말조차 하지 못해서, 그래서 '붙잡다'라는 행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그런 여자. 


내가 칙칙한 회색빛 건물에 같혀 서서히 마멸되어버릴 동안 너는 찬란한 천연빛 바다에서 빛나고 있구나. 


내가 어떻게 했으면 네 옆 빈자리에 있을 수 있었을까. 과거를 붙드려는 어리석은 후회를, 그리고 상상을 나는 오늘도 띄운다.


서서히 하루가 넘어가는 자시(子時). 그 고요한 밤에 너를 생각하며 노래 한 곡을 띄우며 내일의 쳇바퀴를 돌리려 잠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