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넥슨의 블루아카이브,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의 룬테라 세계관의 요소들을 차용하여 제작한 패러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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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 세나 아바루-

와카모의 사격들을 유물포를 방패 삼아 막아내고. 그러자 마자 총검을 통한 육탄전까지 서슴지 않는 와카모에게 그대로 유물포를

휘둘러 응수한다. 잠시간의 힘겨루기 뒤에 총검을 쳐내 그녀와 거리를 벌린 나는 그대로 유물포를 발사하며 거리를 벌리려 시도한다.


분명히 유리해보이는 싸움이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나는 확실히 밀리고 있다. 전술적 역량도, 물리적인 힘의 차이에서도 말이다.


그러나, 싸움이 거듭될 수록 나는 내 유물포에 명중한 와카모의 주변에 검은 안개와 같은 무언가가 잔류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뭐든 해야 한다고 생각한 나는 그 안개에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었고, 그러자 안개가 내게 끌려왔다.

안개를 흡수한 순간 와카모의 희생양이 겪은 일로 보이는 기억들이 내 머릿속으로 밀려 들어오며 두통이 느껴졌다.


그들의 감정과 고통이 내 머리를 사정없이 헤집는 기분에, 나의 표정은 자연스레 굳고, 내 기분마저 심연으로 가라앉는 것만 같았다.

이런 기억들이 뇌리에 박히는 건 너무나도 버겁고, 너무나도 고통스럽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나는 그 자들의 몫까지, 싸워야 한다.


"잔재주를..!"


태도의 변화를 감지한 와카모가 위험을 직감하며 내게 달려들지만, 소용 없다.


"네 악의를 되돌려주마!"

오히려 그래줄 수록, 너는 나에게 더 힘을 줄 뿐이야.


싸움을 거듭하며 유물포가 가벼워진다. 그 과정에서 그녀에게 고통받은 수많은 이들의 기억을 마주한다. 나는 그 기억들을 해방한다.

그 기억 속에 억류된 고통이 유물포 속으로 모인다. 전투를 걸쳐 모은 검은 안개와 함께. 우연히 그 기억들에 공감하고 분노하자...


우연히, 유물포가 개방된다.

마침내, 유물포가 개방된다.


"네가 쐈던 모든 총알에서 그들의 고통이 느껴져. 그저 파괴만을 일삼던 너의 행동에 도망치기만을 반복하더군."


"그게 당신하고 무슨 상관이라는 거죠? 당신도 결국-"


"상관이 있건 없건, 난 그 기억들을 마주하고 그들의 몫까지 싸울 뿐이야! 그게... 빛의 감시자가 하는 일이니까."


유물포의 포신이 개방되며 각각의 조각으로 나누어진다.

각각의 조각마다 그 무기의 원본이, 그 무기들을 쥐었던 걸로 추정되는 이름 없는 자들의 형상이 보인다.

비록 세월 앞에 희미해져 형태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 동료들이 여전히 내게 힘이 되어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넌 그들이 고통을 부르짖게 만들었지. 수도 없이! 이젠 네가... 그 자들이 겪은 고통으로부터 도망치게 될거다!"


그렇게 나는, 와카모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그렇게 나는, 동료들과 함께 방아쇠를 당긴다.


-Side. 선생-

생텀 타워를 탈환하기 위해 유우카를 비롯한 학생들과 길을 열던 중, 린의 무전이 들려왔다.


"지금 이 소요를 일으킨 학생을 알아냈습니다. 와카모. 백귀야행 연합 학원에서 정학당한 뒤, 교정국에 있다가 탈옥한 학생입니다."

"비슷한 범죄 전적도 몇번이나 있는 위험한 인물이니 조심하십시오."


이를 확인하고 마저 길을 나아가려던 찰나, 굉음과 함께 누군가가 길 한복판에 날아왔다.

곧이어 다른 후드를 쓴 누군가가 달려와 그런 와카모를 다시 밀어붙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하스미는 방금 날아왔던 이가 누구인지를 아는 듯, 즉시 전투 태세를 갖췄다.

"소요 사태의 리더를 발견! 그러나 정황상 누군가에게 공격받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 와카모가 저렇게까지 밀린다고? 이정도의 소요사태를 일으켰던 그 와카모가?"

"그건.. 저기의 다른 이에게 물어봐야겠군요."

유우카에 질문에 하스미가 다시 대답하는 동안, 와카모는 다시 일어나 의문의 학생에게 총을 겨누며 묻는다.


"애초에 당신... 도대체 정체가 뭔가요."


"싸우는 도중 물어보는 건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뭐, 안 물어본 것 보단 낫겠지."

말투에 따라 학생이 가진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는 걸로 보아, 평범한 이는 아닌 모양이었다.

학생들도 그 특유의 분위기를 통해 알아차린 것 같았다. 잠시 뒤, 의문의 학생은 자신의 얼굴을 가린 후드를 벗더니 말했다.


"세나 아바루. 헬리아 육군사관학교의 빛의 감시자다. 이렇게 말해도 알아들을 사람이 있을진 잘 모르겠지만, 소개는 해야겠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