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넥슨의 블루아카이브,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의 룬테라 세계관의 요소들을 차용하여 제작한 패러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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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 세나 아바루-

그날 이후, 나는 며칠에 한번 선생의 당번으로써 각종 잡일들을 돕기 시작했다.

서류를 선생님이 말했던 내용에 따라 분류하고, 그 중 필요한 서류만 전달하고, 결재가 완료된 서류를 다시 전달하고...

지루했지만 무료 집을 지원받는 입장에선 이것도 감지덕지였다.


그때 선생이 결재하던 서류더미에서 나는 툭 삐져나온 무언가를 발견했고...

그것을 찾아 건네자 선생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선생. 서류더미 사이에 아비도스에서 온 편지가 끼어있었어. 꽤나 급했던 모양인데 한번 살펴봐야 하지 않아?"


"편지? 한번 나에게 줄 수 있어? 내가 한번 읽어볼께."


편지 읽는데 시간 쓴다고 일이 줄어드는 건 아닌데...

도대체 얼마나 일이 싫은 거길래 저러는 건지 궁금한 나는 선생이 앉던 자리를 본다.


'...저게 사람이 할 수 있는 양이긴 한건가?'


아니다. 지금 선생의 주변에 쌓인 서류들의 산을 보아하니... 저 자리에 앉은 게 나라도 일하기 싫을 것 같네.

암 그렇고 말고. 저건 일반인에겐 절대 불가능한 분량이다.


그렇게 환해진 선생님의 표정이, 편지를 읽어감에 따라 조금씩 굳어간다. 아니, 정확히는 진지해진다.

누군가를 구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얼굴에 드러나는 저 표정... 무언가를... 아니, 누군가를 닮았다.

그 표정을 본 순간부터 세상이 조금씩 흐려지더니, 두통과 함께 어떤 기억이 밀려 들어온다.


나는 어떤 감옥에 재갈이 채워진 채로 갇혀있었다. 주변에선 수십에서 수백의 다른 이들의 울음소리와 비명이 들린다.

전부 나와 같은 감시자 복장을 입은 학생이다. 나에게 재갈을 채운걸로 봐선, 나는 특별 취급이었던 것이겠지.


그렇게 조금 기다리니, 한 학생이 간수의 손에 이끌려 어딘가로 끌려간다.

그렇게 된 뒤에는 몇시간 동안 감옥에서는 비명과 기계 소리가 울려퍼진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그 아이들은 헤일로가 부서진 채 다른 어딘가로 옮겨진다.

곧이어, 나의 차례가 된 것인지 그 간수들은 날 끌고 나가 어느 실험실로 끌고 가는 걸 뒤로 시야가 빠르게 점멸한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그 자의 실험체가 되어 끝없는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공포 주입 실험, 미메시스를 통한 신비 복제 실험, 이상한 무언가를 새긴 도구들...

그리고, 그 망할 검은 안개를 통한 정신적 고문까지 불사하고 있었다.


그런 고문과도 같은 실험이 계속되는 찰나가 영원으로 느껴지며 의식을 잃어가는 동안...

나에게 실험을 빙자한 고문을 자행한 그 놈과... 다른 누군가의 대화가 살짝 들렸던것 같다.


"의  추출 실험은 어떻게 되어가지?"


"의 저항이 강해 결국 가 파괴되어 실패했습니다."

"다만 연구에 진척은 있습니다. 곧 있으면, 감시자들의 에서 를 추출하여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필히 성공해야 할거다. 나의 의 에 필요할테니까."

"실패한다면, 너의 생명까지 이 검으로 뽑아내  재료로 사용해버리겠다!"


"암요...  코퍼레이션의 사장인 씨의 부탁이신데 뭐든 안되겠습니까?..."

"마침 지금 연구 중인 저 아이의 가... 님의 부인 되시는 분의 육체에 주입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더군요."

"그러니 기다려주시죠. 조만간... 소식이 있을 겁니다."


그 말을 끝으로 의식을 잃으려던 찰나...


"...신차려...! 세나! 정신 차려!"


"...으윽! 어떻게 된거지..."


"방금 전까지 괜찮다가 갑자기 머리를 부여잡고 쓰러졌었어."

"혹시나 해서 소파로 옮겨놓긴 했는데, 괜찮은 거 맞지?"


"난... 나는 괜찮아."

"단지 어떤 기억이... 떠올랐을 뿐이야."


어떤 회사의 누군가와 날 고문했던 누군가가 나의 무언가를 이용하려는 건지, 이유와 목적은 무엇인지.

그리고... 왜 그 기억들이 아무런 상관 없을 나에게 주입된건지.


나에게 있어 내가 세나의 몸으로 여기로 온 것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일들이 전부 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본편에 존재하지 않았던 헬리아 육군사관학교, 그 학교를 폐교로 이끈 대몰락 사건, 그 이후 이 육체가 겪은 일까지 전부 다.


하지만.. 지금 이걸 생각한다고 해서 정답이 보이진 않는다.

이 모든 답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나 또한 잠시 이 세계의 흐름에 편승해야 할 것 같다.


그러니 지금은 결의에 찬 저 선생이 길을 잃지 않게 도울 방법을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