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할 이유는 찾았는데

향할 마음이 없는 것은 어째서일까.


동력을 잃은 기차는 끝내 멈춰 버렸고

선로는 단단하기만 할 뿐이네.

종착역은 고사하고 정거장도 멀었는데.


갈증을 잃고 흐르기만 하는 물은 의미없고


쓸쓸한 내 이유 

혼자 껍데기로 덩그러니 놓여 있네.


허무한 내 물줄기

흐르는 대로 서서히 증발해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