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올라온 술기운을 깨기 위해 바람도 맞을겸

분주한 술자리를 빠져 나온다.


어느덧 쌀쌀해진, 겨울이 다가오는 냄새를 맡으며

담배 하나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인다


'칙, 칙, 치직'


어째선지 라이터도 말썽이라 잘 붙지 않는다


"저기, 혹시 불좀 빌릴 수 있을까요?"


곤란하던 와중 주변을 둘러보다 근처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던 여자에게 말을 건다.


"어쩌죠? 저도 빌려서 붙인거라"


괜찮다고 하며 근처에 있는 편의점으로 발을 옮기려던 차에 그녀가 말을 걸어온다


"아! 그럼 이렇게 해요"


그러곤 그녀는 내 손에 있던 담배를 내 입에 물리곤 가까이 다가와

놀라서 난 눈을 감았다.


코끝에 느껴지는 짙은 담배 연기와 멘솔, 그리고 은은하게 숨어있는 화장품 향기


"뭐해요 빨아야 불이 붙지"


생각보다 가까이서 들리는 목소리에 놀라 눈을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