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카나리아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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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도 대단했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또한 역시 길거리에서 굴러먹던 짬은 어디가지 않는 것인지 다들 대단하다.

축제에 자유 참가라곤 하지만 역시 자기 자신에 대한 어느 정도 자부심이 있지 않는 한 참가하긴 힘들 것 같긴해, 솔직히.


막말로 나한테 사람들 많은 곳에서 피아노 연주 해볼래? 라고 하면 난 어떻게 대답했을까?


...

어우, 그건 좀...



"조사는 잘 끝났어?"

"저 알케미스트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면 엮인 사람이 한 두명이 아닙니다."

"당연히 그렇겠지? 경비병들도 가담했을 거고, 분명 어딘가 밀수 루트도 있을 거잖아. 뻔하지, 뭐. 뻔한만큼 힘들겠고.

"..."



솔직히 데려가서 조사하고 싶다만 데려갔다가 무슨 소리 들을지도 모르겠고,

여기 영주한테 피해가 올 것이 뻔하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권력이고 동생이고 나발이고 하르니모 가문에서 쟤가 거짓말 한 것 같은데 왜 우리한테 뭐라 그러냐고 하면 답도 없는데... 거기에 더해서.



"...생각해보니까 나 공주인거 밝혔고, 사람들 다 알잖아. 여기에 공주님 왔고 마약 사건 확인했다고."

"그렇죠."

"어차피 이건 덮으려고 해도 덮지도 못할 거겠고?"

"그렇습니다."

"여기 영주가 돈도 없고 지지 세력도 별로 없다고 해도, 내가 직접 수사하겠다고 공언한 이상 하르니모가 뒷배라고 해도 협박이나 그런 것은 못하겠지?"

"아마요?"

"..."



어차피 지금 당장 뭘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여기서 떠들어봐야 해결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축제는 해가 뜨면 끝나며 지금은 대략 오전 4시 정도.


조사는 여기서 마무리 하도록 하고 이후, 저 알케미스트에 대한 처분은 영주와 논의해봐야 한다.

이게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마약을 제조 했더라고 해도 알케미스트가 될 정도면 문자를 알고 있으며 자신만의 노하우도 있을 것이며, 여러가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유능한 사람이거든.


마약에 연류되면 보통 사형이다.

하지만 보통이 아닌 경우가 발생하였고, 그런 지식인을 마약을 제조했더라고 해도 사형 시키는 것은 아깝잖아?


공정하게 법대로 처벌 해야 하지 않느냐고 주장한다면~

글쎄?


법이 언제부터 공정했는지부터 생각해 봐야겠지.

.

.

.

무대 위에 올라가는 사람들의 허리에 밧줄을 묶어서 벗지 못하게 조치하였다.

올라가는 사람들마다 왜 이래야 하냐고 물어봤다고 하지만 영주님이 그러라고 하였으니 자신도 모른다는 대답만 하라고 했으며 싫다고하면 무대에 올라가지 못하게 하라고 했더니 별 말, 별 사건 없이 시간은 흘렀다고 보고 받았다.


그건 그거고 이번 축제가 제대로 흘러간 것이 맞을까?


예산을 최대한 아끼기 위해 사실상 무대만 준비해 둔 것까지는 좋은데 아직까지 찜찜하다.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 투자를 받지 않은 것까지는 좋은데 외부에서 유입된 포주 쪽에서 축제를 환영한다며 자발적 기부를 하였지만 이거 사실상 뇌물과 다른 것이 없다.


물론 내 개인 돈으로 넣은 것이 아니라 이 영지 기금 수익으로 잡아놓기는 해서 그리 탈이 날 돈은 아니지만 참...

그러네.



"..."



집사장님은 축제를 즐기는 것은 그리 달갑지는 않으셨는지 그냥 퇴근하셨었다.

레베카의 연주 들려주고 싶었는데 이건 따로 초청을 하... 고 싶지만 돈 아깝게 무슨 사치를 부리느냐며 꾸지람을 하실 것이 분명하겠지.


이 영지의 권력 순위가 어떻게 되는지 아는가.

레베카가 1위, 집사장님이 2위이며 영주인 나는 3위에 불과하다.


물론 모든 결정은 최종적으로 내가 하여 겉으로 보기에는 1위가 맞지만 일단 집사장님한테 물어봐가면서 결정하고 있고, 집사장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결정하는 것은 레베카의 예언이니 나는 3위가 맞다.



어쨌든 축제는 곧 끝난다.

마약 사건의 경우 공주님이 알아서 해주겠다고 답변 하셨지만 내 영지에서 벌어진 일이니 따로 조사하는 것은 당연한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주 큰 이득인 상황이다.


안 그래도 우리 영지엔 모든 것이 부족한데 의사 역할을 대신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공정성을 위해 사형을 시키는 것이 백 번 옳다만, 능력 있는 사람을 갱생이라는 명목으로 부려먹는 것이 더 좋은 것이 아닐까?



"..."



영주 자리에 앉아있으면 있을 수록 인간성을 잃어가는 기분이다.

물론 우리 영지민들을 위해서 일을 할 뿐이라는 것은 변하지는 않았다만, 그 위한다는 방향성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레베카가 보고 싶어졌다.


...

차라리 떠나기 전에 잠깐 이야기 좀 하자고 붙잡아둘까?

어차피 집에 가려면 마차타고 가는 것이 훨씬 편한데 태워 준다고 하면 하루 정도는 남아있어 주지 않을까? 


아, 영원히 내 곁에 있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된다면 나도 좋고 시민들도 합리적인 방향성이 생겨 좋고, 레베카도 안정적으로 연주할 곳이 생겨 좋을텐데.


이세계인들에 관련된 법은 오직 왕실과 교회측만이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 ...

아니, 뭐 물론 이해는 한다.


노예와 매춘이 합법인데 허구한 날 이건 잘못되었다고 시위하고 공격하는 것도 까보면 이세계인이고,

우리 나라 문자가 다 있는데도 자기네들 문자가 최고라고 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어도 자꾸 그것을 전파하고 가르치려 드는 것은 문화 잠식, 더 나아가 국가 권력 찬탈의 목적이라고 설명을 해도 못 알아들어서 아주 강력하게 탄압하니까 이건 혐오니 뭐니...


...

가만히 생각해보면 레베카도 자신이 살 던 곳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이니까 어떻게 보면 문화의 전파 아닌가?


...

아니야, 우리 레베카가 하는 것은 모두 옳은 일이며 반박은 받지 않는다.

하고 싶은거 다 해.



"으아~ 도착 했습니다!"

"..."

"영주님?"

"아, 잠시 다른 생각 하고 있었네. 그런데, 그..."

"?"

"별건 아닌데, 다른 이세계인들은 어떻게든 왕실령에서 생활하려고 들고 살려고 하는데 도통 이해가 안되서 그러네."

"왕실령?"

"여기 원래 살던 사람들이라면 모를까, 이세계인들 입장에선 거기서 일 자체를 할 수 없을텐데 돈만 모으면 거기에 집을 사야된다고 떠나가는 것을 보면 참 이해가 안되서 그러네."

"음, 그것 참 어렵고 복잡하고 역사적인 문제인데 결국엔 그러니까, 저도 떠날 거냐고 묻는 건가요?"

"..."

"굳이? 제가 이 세상 넘어오고 한 5년은 넘게 살았는데 사람들이고 몬스터들이고 시끄럽다고 쫓아냈는데,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선 아무도 신경 안써서 오히려 좋은데요?"



다행이다.

떠날거냐고 대답했으면 언젠가 구속하려고 했는데.


기타 연주는 손만 있으면 됐지, 다리는 필요 없지 아마?



"그러면 잘 부탁하네."

"넵! 맡겨만 주세요!"



해가 스물스물 올라오자 사람들또한 스물스물 몰려왔다.

지겨워 할 것은 잘 알지만 간단한 폐회 인사 후 덕담을 시작하자, 약속한 타이밍대로 레베카는 연주를 시작하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8LS40_liI4M



...

말이 뭐가 중요하겠어, 레베카의 연주가 더 중요하지.

그냥 대충 감사하다는 인사로 성?공적으로 축제가 마무리 되었다.


흐지부지한 느낌이지만 뭐, 좋은게 좋은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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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국룰 브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