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카나리아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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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쁜이가 개최사를 하는 것을 보면 영주와 긴밀한 관계가 아닐까 했지만...

실력이 정말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그냥 미친듯이 잘 쳐서 개최사를 부탁 받은 것은 확실한데 너무 대단해서 이후 무대 위에 올라오는 사람들의 연주가 약간 심심해졌다.

물론 못 친다는 것은 아닌데 퍼포먼스가 덜하다고 해야하나?


막 그래.



"공주님. 다녀 오셨습니까?"

"축제 좀 즐겨야 하는데 나만 놀다와서 좀 서운했니?"

"괜찮습니다. 그런데 뒷배가..."

"누군데."

"하르니모 가문같습니다."


하르니모?

걔네 나한테 옵션 팔았던 가문이잖아?


이야... 속 엄청 쓰릴건데 이젠 대가리도 깨져야겠네?



"확실해? 거짓말이면 곤란하다?"

"일단 이름만 얻어낸거고, 정보가 확실한지는 아무래도 돌아가서 확인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

"권력이 너무 귀여워서 내가 곤란해질 것 같다는 거잖아? 그것도 그거인데, 하르니모 정도 가문이면 분명~ 관계도가 어떻게 되더라. 영 관심이 없어서."

"동생분과 긴밀한 관계로 알고 있습니다."

"... ... ...진짜로?"

"네."



...

우리 귀여운 동생이 나한테 작전이냐고 따지러 온 것이 순전히 잃어서가 아니라 하르니모 가문과의 관계가 서운해질까봐 온거였나?

그것이 아니라면 내 동생도 마약 카르텔에 속해있을 수 있다...


라는 것은 너무 넘겨짚는 거겠지?



자살하지 못하게 잘 감시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일 반 시 민 답게 축제를 즐기기 위해, 겸사겸사 돈 좀 쓰려고 이곳저곳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너무 생각없이 즐기는거 아니냐고 물어본다면 나처럼 딱히 친하게 지내는 가문도 없고, 사실상 한량처럼 살아가는 내가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지?


확실히 지원을 했다는 증거와 이 기록, 저 기록 들고 쳐들어가야 박살낼까 말까인데,

거기다가 얘네 너무 쪼아대면 반란 일으키면 그것대로 골때린단 말이야.


정치적으로 어떻게 잘 풀어나가야 하는데 여기 영주한테 알아서 해결하겠다고 말한 마당에 적당히 유야무야 넘어가면 미안하잖아.


...

에휴, 난 미안함을 너~ 무 잘 느껴서 정치 같은 건 못해 먹겠다, 진짜로.

난 진짜 일 반 시 민이 어울리는 사람인데 왜 공주 같은 거로 태어나서 이런 고생인지 모르겠다니까?


물론 남들보다 꿀빠는 것은 맞긴 하다만 어쨌든, 책임 없는 쾌락만 느끼고 싶다.



"그건 그렇고~"



여기 저기서 음악 소리 들리는거 좀 재밌는데?

하여간 복식 따져가면서 진중한 분위기에서 음악을 맛봐야한다고 하는데 내가 한량처럼 살아서 그런지 음악 듣다가 체하는 기분이었다니까?


그 놈의 교양 챙기려고 피아노 배울바에야 진짜 기타를!


...

아니야, 남들이 잘 친다고 해서 내가 쳐야할 의무는 없지.

역시 음악은 직접 연주하기 보다는 듣는게 좋지.



막말로 내가 기타 튕기면서 딩가딩가 거리면서 거리 돌아다니면 아빠가 곧장 수녀원에 쳐박을게 분명하잖아?

난 미친게 아니라 즐기는 것이 좋은건데 다들 너무 딱딱해, 진짜로.



다 좋다 이건데 음식들 상태가 영 메롱한데?

너무 보존식 위주로 파는거 아니야?


축제면 그 뭐냐, 신선한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먹음직스러운 냄새가 나고 그래야 할 것 같은데 하루에 한 개 먹어도 힘이 난다라고 광고하는게 이게 맞나?

마약 들어있진 않겠지?


막 의심되고? 그러네?

물론 영주가 직접 조사하고 알아내서 의심하면 안되기는 하다만 쓰으으읍...


수상하다, 수상해.



그때, 누군가 내 손을 붙잡았다.

살짝 건방지네?


...아니지, 아니야.

나는 일 반 시 민이니까 왕족처럼 행동하면 안돼.



"누구세요?"

"아름다운 아가씨를 위한 새로운 노래가 생각났는데 부디 들어주실 수 있겠습니까?"



음~ 길거리 호객.

정말 좋은 문화지.


한 번 당해보고 싶었어.

그런데 악기가 엄청 신기하게 생겼네?


돌려서 연주하는건가?



"악기 이름이 뭐에요?! 엄청 신기하다!"

"드렐라이어라고 하는 악기입니다, 아가씨."



남성은 손잡이를 뱅글뱅글 돌리며 나의 눈을 그윽하게 맞추었다.

새끼, 보는 눈은 있어 가지고...


우리 이쁜이만큼은 아니지만 특색있는 음악에 심취해 있을 때 내 몸이 살짝 뒤로 당겨졌다.



"허억..."

"..."



이유는 간단하다.

총을 내 옷 속 끈에 묶어놨기 때문이다.


뒤를 돌아보자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사람과 눈을 마주칠 수 있었다.


"..."

"고, 공..."

"쉿, 아가리."

" "

"소리 지르지마. 좋은 축제잖아? 한 패니?"



고개를 가로젓는 남성과 미친듯이 끄덕이는 도둑.

어느샌가 내 옆에 다가온 나의 호위들을 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미리 보고 싶었는지 눈을 감았고 말이다.


...

재밌는 생각났어.



"잠시 따라와볼까?"

.

.

.

으슥한 골목길.

그리고 어느정도 덩치가 있는 남성 두 명과 가녀린 여인.


누가봐도 희롱당하는 여인이지만 당연히 아니다.



"우리 친구들? 주머니에 있는 것, 싹 다 꺼내주실까?"

""?""


어색하게 웃으며 나의 눈을 마주치고 곧장 내리까는 두 남성.



"농담하는 것 같아?"
"에헤이... 우리같은 하루 빌어먹는 시민들이 뭐가 있다고..."

"죄송합니다, 공주님. 한 번만 봐주십쇼. 우리도 먹고 살기 팍팍해서..."

"나 있잖아? 살면서 강도질 한 번 쯤은 해보고 싶었거든~ "

""?""



ㅋㅋㅋ 이 새끼들 내가 농담하는 줄 아나봐.

총을 꺼내 미간에 조준하자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칼 든 강도는 무섭다고 하지만 총 든 강도는 더 무서운 법이지.



"먹고 살기 팍팍하다고? 도와줘?"

"아뇨, 살고 싶습니다."

"딱 셋 센다. ...셋!!!!"

""   ""

"쫄았어? 그러니까 사람 잘 보고 도둑질 해야지. 우리 친구들 내가 어떻게 해야지? 감히 왕족의 몸에 손을 댄 죄를 아량을 베풀어서 즉결처형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죄송합니다!""

"당연히 죄송해야지. 그러니까 벌 받는거고. 즐기려고 온 축제에 기분이 잡쳤잖아. 응? 어떻게, 죽기 싫으면 살점 천천히 벗겨지는 고문 받아볼래? 동양에 그런 고문법이 있다던데? 응? 응????"



두 범죄자의 바지는 오줌으로 인해 순식간에 흥건해졌다.


...

잠깐, 범죄자?

좋은 생각났어.



"죽기 싫으면 이 눈나랑 거래 하나만 해볼까?"
""무조건 하겠습...""

"아가리. 조용하게 대답하자? 응? 이 눈나 깜짝 놀라서 빵! 쏠 뻔했다?"

"" ""

"좋아, 우리 친구들 솔직하게 말해보자. 마약 해 본 적 있어?"

""없습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니까?"

"정말 없습니다..."

"인생 말아먹을 일 있겠습니까?"



좋아좋아, 인생 막장까진 아니라는 거잖아?



"내가 나중에 뭐 하라고 명령 전달할테니까 그때동안 착하게 있자? 이제 가봐."

""감사합...""

"아 맞다, 가기전에 주머니에 있는건 다 꺼내고 가야겠지?"

""...""



강도질은 나쁜 것이지만 범죄자들 상대로 강도질을 하는 것은 좋은 강도짓이지.

반박은 받지 않는다.



얼마 되지도 않는 돈을 어디에다가 사용할까 고민하고 있을때, 우리 이쁜이의 모습이 보였다.

반갑게 인사해주려고 했지만 아이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입을 닫았고 말이다.



"간단하고 재밌는 거?"

"...없어요?"

"얘 시험 망쳐서 엄청 혼났다요?"

"으하하! 얼마나 말아먹었는데."


소곤소곤 말을 하는 어린 아이들.

예쁘네, 정말로.


우리 이쁜이는 재밌는 생각이 났는지 씨익 웃으며 기타를 튕기기 시작하였다.



"쿵짝쿵짝쿵짜락쿵짝."



https://www.youtube.com/watch?v=Cp7G4svSAzE



가사의 시작은 아이들을 놀리는 노래였지만 아빠와 재밌게 놀자는 노래 가사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노래 진~ 짜 재밌네!


...

재미는 있는데 이 기분은 뭐지.


이상하다...

왜 이렇게 기분이 이상하지... ...


...

가사를 천천히 생각해보면 지금 이 나라, 경제적으로 크게 위기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단 말이야?

아니겠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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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나온 시기

1998년.


IMF

...


어어어 너 지금 뭐 연주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