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카나리아


1


~~~


"아가씨."

"크어억..."

"아가씨."

"... ...크어엉."

"마티나. 일어나거라."

"크얽!! 어우, 어우... 도착했어?"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늘상 말하지만 마차에서 자는 것은 좋지 못하다고 늘 말하지 않았습니까."

"난 마차에만 타면 졸리더라."



집사장님은 한숨을 쉬며 먼저 내리신 뒤 나에게 손을 내밀어 주셨다.

귀족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시기는 하셨다만 음...


누가 들으면 기만이라고 하겠지만 솔직한 심경으로는 난 귀족이라는 것이 그리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코르셋 입기도 싫고 공부하기도 싫고... 물론 공부하면 우리 영지민들이 덜 고생하게 만들 수 있다라는 것이 좋아서 하기는 하다만 하기 싫은 것은 하기 싫은 것이다.


돈 많아봐야 맛있는 건 살찐다고 통제 당하고,

운동만 하는건 지루해서 검술이라도 배우고 싶다고 해도 여자가 그런 것을 하면 안된다라는 소리만 하고 배울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내 한 몸 지키기 위해 최소한의 무력은 지니어야 하지 않느냐고 반박했지만 아티팩티 몇 개 하고 스크롤 쥐여주는 것을 보고 아이고...


마법이라도 배우게 해달라니까 그건 또 위험하다고 안된다고 하는데 어이가 없어서.


...그건 그렇고!!!




"집사장!"

"나가고 싶다 노래를 부르시지 않았습니까?"

"나가고 싶다는게 하루, 이틀 정도여야지 아니 무슨 2주를 넘게까지 나가고 싶지는 않았다고요!"



나름 복수를 하겠다고 손에 힘을 꽉 쥐었지만 별 다른 미동도 하지 않고 내리는 것을 도와주셨다.

짜증나, 이 아저씨.



"막말로, 이번 티파티인가 뭔가 딱 봐도 내가 갈 만한 레벨은 아닌 곳 같던데 내가 거길 왜 가야 했던 건데요? 솔직히 우리 영지가 변방계인건 나도 알고 집사장도 알고 주정쟁이 찰리도 아는 마당에..."

"찰리가 누굽니까?"

"..."

"... ...아가씨. 주점 함부로 가지 말라고 하셨죠."

"아니~ 그냥 술이 잘 익었나 확인 해보려고 했는데에... 그리고 와인은 내 입맛에 맞지도 않고 맥주가 맛있단 말이에요."

"저번에,"

"그건 늘 미안하게 생각한다니까요~ 아이 왜 그래요~"

"애교는 나중에 무도회에서 만날 참한 청년한테나 부리시길 바랍니다."

"결혼 꼭 해야하는 거야아~ 해야지,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은 잘 아니까 눈 좀 착하게 떠주면 좋겠어요..."



집사장님은 한숨을 푹 쉬셨다.

내가 그래도 서열 1위인데...



"좋은 사람 만나려고 사교계에 다녀야 하는 겁니다. 이번엔 티파티였지만 무도회도 가보셔야 하고, 사냥에도..."

"사냥?! 그럼 나도 막 활 푝푝 쏘는 연습 하면 되는건가?"

"솔직하게 말하자면... 뒤에서 박수만 치게 될 것 입니다. 그리고 그림 전시회나 음악회..."

"음악? 나 음악 좋아하는데!"

"아가씨가 제일 싫어하는 교회 음악 위주로 듣게 될 것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말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리 그래도 그... 내 의견은?"

"..."

"...귀족 여자로 태어난 내 잘못이지, 차라리 평민이 더 재밌겠네."

"어쩌겠습니까. 저도 마음 같아서는 아가씨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게 해주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경입니다."

"..."

"피곤해 보이시는데 오늘은 그냥 휴식하시죠."

"됐어, 마차에서 푹 잤는데 일이나 해야지. 안 그래도 이번 사업 아이템 들은게 있어서 검토 좀 해봐야 하잖아."

"호텔 유치 말씀하시는 겁니까?"

"집사장 의견은 어때?"

"제 의견이 뭐가 중요하겠습니다만... ..."

"솔직히 괜찮지?"



집사장은 웃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우리 영지에 있는 교회의 성지인 한 교두보를 메인으로 관광 사업을 벌이려고 한다.


한 가지 걱정이라면 일반 주민이 아닌 모험가나 용병들이 선호하는 종교라 위생과 치안이 걱정되기는 하지만...

그들의 지갑은 빵빵하잖아?


집사장님은 일은 쉬엄쉬엄 하라며 사무실까지 바래다 주었고, 자연스럽게 수정구를 작동시켰다.


...

"벌써 기타야?!"

[어우~ 진짜 손가락에 피나는줄 알았네. 이 정도면~ 다른 사람 들려줘도 쪽팔리지는 않겠네.]



내가 밖에 나가 있는 동안 열심히 기타를 친 것으로 보이는 레베카.

너도 참 고생이구나.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치고 잔다. 솔직히 이젠 그만 쳐도 된다.]

"에... 더 쳐주지."



집사장님은 떠돌이들이 취급하는 악기라며 너무 빠져들지 말라고 하셨지만 나는 기타 소리가 너무나도 좋다.

좋은 것이 레베카의 음악인지, 아니면 정말 기타 소리인지는...


잘 모르겠고 말이다.



[솔직히 영어로 부르는게 더 빡센듯.]

"번역 마법 켜야겠네."



레베카는 기타를 손으로 퉁퉁 치고 현을 튕겼다.



[호텔 캘리포니아! 시작합니다!]

" "


https://www.youtube.com/watch?v=blyejRVZC58


[크~ 완. 벽. 해!]

" "

[자야지!]



늘상 예언을 하는 것은 아니다만 이번 노래 제목은...

호텔 켈리포니아.


이번만큼 애매한 예언이 있었을까?

그래서 좋다는거야 아니라는거야?



띠리딩띠리딩띠리딩띠리딩띠리딩띠리디리딩~

띠리딩띠리딩띠리딩띠리딩띠리딩띠리디리딩~

띠리딩...


... ...


"하지마?"

"...'

"할까?"

"..."

"에휴, 됐다."



띠리링하는 마지막 파트가 내 머릿속을 자꾸 이루었고, 집중하기 글렀다싶어 정원으로 향했고, 집사장님을 만났다.

사실 울창한 숲처럼 만들고 싶었지만 관리하기는 아주 힘든 것도 힘든 것인데 집사장이 '숲' 이라는 단어 자체를 들으면 극심한 불안 증세를 보이니까 어쩔 수 없었고 말이다.



"...그런데 집사장은 아빠랑 어떻게 만났는지 단 한 번을 이야기 안해준거 알아요?"

"..."

"그 뭐냐, 아빠도 기사였고 아저씨도 기사였으니까 그럼 그때 전쟁..."

"말해줄 수 없습니다."

"그래두 아빠도 이야기 안해주고 보통 그런 아저씨들은 자기가 뭘 했니, 얼마나 공적을 쌓았느니 자랑하는데 어떻게 단 한 번을 말을 안해요?"

"... ..."

"...말 할 수 없습니다."

"그럼 그것만 딱 말해줘요. 어디서 처음 봤어요? 이것까지는 괜찮잖아. 응? 응??"



집사장님은 하늘을 바라보고 땅을 바라본 뒤, 꽃을 응시하다 눈을 감았다.

...

답답해서 가슴을 치려는 그때, 입을 열었고 말이다.



"말레벨론 크릭."

"..."

"그냥, 그냥 그런 곳이 있었습니다. 더, 더 이상 물어보지 말아주십쇼."



음, 처음 듣는 지역이군.

그런 곳이 있구나.


나중에 찾아봐야지.


~~~


말레벨론 크릭을 기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