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카나리아


1 


~~~~~


오늘은 휴일.

그 놈의 서류작업이나 세금 계산에서 벗어나 오직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귀중한 휴일이지만...



"아... 으아아... 나가고싶다아아...."



영주인 내가 덜컥 나가버리면 그것대로 일이 되어버린다.

저번에 레베카한테 짧게 자른 머리 보여주러 간다고 아니아니 시민들의 삶과 더불어 담배를 팔려고 덜컥 나가버린 뒤로 집사장에게 호되게 혼나고 외출 금지 당한 상황.


아니, 내가 영주인데 어째서...

...


이런 생각하는 것이 불경하다면 불경할 수 있겠지만 공주님은 편하겠지?

권력의 최고점에 계신 분의 딸이니까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먹고 하고 싶은대로 마음껏 할 수 있겠지?


...

어우, 집사장 지나가시네.

눈에 불키신 것 봐라, 진짜 아무리 내가 어렸을때부터 돌봐주신 분이라고 해도, 아버지랑 막연한 친구 사이라고 해도 지금은 내가 여기 영지 내에선 내가 최고 아니야?



"집사장!"

"네."

"아무리 그래도!"

"네."

"가만히 앉아 있을 바에야!!"

"네."

"일이나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요. 저번달에 이장들이 올렸던 안건들 다시 한 번 더 살펴볼까 하는데..."

"네."

"교회에서 또 시민들을 위해 밥도 대신 주고, 치료도 해주고 뭐라뭐라 하잖아. 병으로 인한 사상자 통계 있으면 그것 좀 찾아주면 좋겠다고요."

"네."



...

일이나 하자.


물론, 레베카가 뭐하나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니까~

일은 즐거운거야~



[으앙아아... 담배 더럽게 비싸네.]

"담배 그게 뭐가 좋다고. 금연이나 해."



...거지들에게 배급하는 식량을 줄여야할 것 같은데 말이지.

솔직히 말해서 교회 놈들이 시민들하고 거지들한테 지원한다는 핑계로 식량 자꾸 요구하는게 꼴받는단 말이지.


막말로 장애인들이면 어쩔 수 없는데 사지 멀쩡한 사람들이 일하면 열심히 일하라고 식량 지원해주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방법 아니야?



"...괜찮지? 어떻게 할까? 레베카. 교회 놈들 어떻게 생각해?"

[흐으음...]

"... ..."

[교회가서 밥이나 달라고 할까.]

"?"

[이번 주에 벌이가 좋긴 했으니까~ 음, 뭐라고 안하겠지. 아오 진짜 눈치 더럽게 주네 나쁜 놈들.]

"그건... ... 아니야, 레베카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할 말은 많은데 아무말도 안할게.



[으아아! 공주님이나 되서 꿀빨고 살고 싶다!]

"나도 그러고 싶더라고."

[귀족 언니야는 지금쯤 뭐하고 있으려나?]

"감시받고 일하고 있는데... 어머, 지금 내 생각 해주는거야?"

[...담배도 안팔아주는 쫌생이년.]

"... ...말이 좀 심하네?"

[예쁘니까 봐준다.]

"... ... ... ... ...레베카도 예쁘니까 봐줄게."



서로 대화하는 것 같지만 일방적으로 혼잣말을 받고 갈 일 없는 답변을 하는 기묘한 상황.

누군가 본다면 도대체 뭐하는 것이냐, 미친 것이냐, 어떻게 감청을 할 수 있냐 뭐라고 하겠지만 일단 여기 영지에선 사실상 내가 신이나 다름 없는 존재잖아.


그러니까 볼 권리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설마 아니겠지만 누군가 나를 감시하고 있지는 않겠지?

가령 공주님이라던가 왕자님이라던가 집사장님이라던가...


...

아, 일하기 진짜 싫다.


...

...

... ...

"...난 전생에 뭐였을까."

[...공주님, 공주님.]

"정말?! 나 공주였어?!"

[공주님하니까 이 노래 재밌었지. 영화는 안봤지만 말이지. 좋아좋아~ 나 진짜 머리 좋다니까?]



잠깐, 여기서 노래가 왜 나오는 거야?

내가 공주가 되고 싶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전생에 뭐였을까 생각만 한건데?


...

기타 들었다!



[흠흠, 처음 부르는 거라 잘 불러질지는 모르겠네.]


https://www.youtube.com/watch?v=6euIabBOBuY



"씨발년아."

[나도~ 공주~ 한 번 되고 싶어~~~~]



내 전생이 뭐?


노예?

닭?


레베카, 조만간에 꼭 좀 보자.

혼 좀 나자.



[훨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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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쟁이가 말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