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전서 특별판 -1>

 

  2019년 어느 이른 새벽,
 다운은 자신의 옆에 잠들어 있는 엄마를 보기 시작한다.
 처음 백혈병 진단을 받았을 때 자신을 붙잡고 통곡하던 엄마.
 세상 모든 부모가 다 그렇지 않을까.

 애써 씩씩한 척 해보지만 마음에는 불편함이 가득.
 그래도 '항암'이라는 좋은 친구가 암세포를 물리쳐준다니 이 어찌나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으랴!
 다운은 억지 웃음을 지으며 엄마 몰래 환자복 차림으로 링거를 꽃은 채 밖으로 나간다.

 새벽의 병원은 늘 차갑고, 서늘하다.
 마치 예수님께서 열 두 제자들과 함께 조식을 드셨던 그날 처럼.
 나, 이러다가 며칠 있으면 천국 가는 거 아냐?
 그렇게 된다면...
 "정신차려, 참다운!!!
 천하의 내가 이러면 안 되지!!!
 맨탈도 강하게, 걸음걸이는 당당하게!
 아자아자 화이팅!!!"
 ...... 팅, 팅, 팅,...
 으악, 내 목소리가 울렸다보다... 도망치자!!!
 
 병실 번호는 아는데, 왜 이렇게 거리가 먼 거야?
 링거도 흔들거리고, 손목은 바늘 땜에 아프고...
 주님, 들키지 않게 해주세요!!!
 엄마에게 혼나지 않도록... 어?

 왠 빛...?

 고개를 돌려 보니, '병원 자료실'에서 나오는 빛이다.
 호기심, 그 놈의 호기심이 문제지.
 '저기... 딱 한 번만 가보면...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겠지?'

 먼지가 잔뜩 끼인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온갖 병원 책들이 다운을 반긴다.
 "이야~ 이 책들로 의사선생님들이 공부를 하셨단 말이지?
  나도 얼른 건강해져서... 응?"

 발 밑에 왠 성경이?

 다운은 눈을 낮춰 성경을 살펴본다.
 "성경전서. 특별판. 열기에 주의하세요.
 뭐야~ 이거 이단 아니야? 왜 이런 책이 여기에 있는 거야? 설마 이걸로 신앙을 쌓진 않았겠지?"
 그 순간, 다운의 눈빛에 야릇한 호기심이 묻어난다.

 읽어보고 싶다.
 읽어보고 싶다.
 읽어보고 싶다.

 "후... 좋아. 딱 한 번 만, 한 번 만 읽는 거다. 하나, 둘, 셋!"
 그녀가 특별판 성경을 펴서 특정 구절을 읽는 순간 - (가룟 유다는 귀신들의 간부인데, '라가'와 '디스'라는 애완용 뱀을 데리고 다 니니라.) - (실제 성경에는 없는 말씀입니다.)
 "이, 이게 뭐야? 지...지진인가...?"
 갑자기 지진 같은 어지러움이 다운의 온 몸을 휘감기고,
 "뭐... 뭐야? 끄...끌어당기기까지..."
 어디에선가 다운을 당기는 힘이 솟아나 그녀를 특별판 성경 속으로 인도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