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 삐... 삐... 삐!"

 

 

"오늘의 뉴스입니다.

 

최근 부당하게 맺어진 조약으로 인해 우리의 영토에 군사를 놓치 못하던 부당한 처우가 마침내 끝났습니다. 우리의 모든 영토에 우리는 군사를 놓을 수 있습니다. 조국이여 영원하라!"

 

 

"정말 기쁜일이야. 한번 광장에라도 나가지 않을래?" 같이 뉴스를 보던 친구가 말했다.

 

"그래. 사람들이 모두 기뻐하고 있을거라고."

 

 

 

마침 광장에서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있었다.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큰 소리가 우리 국가의 지도자가 연설중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게 했다. 나도 어느새 광장에서 지도자의 연설을 듣는 청중의 한 무리가 되어있었고, 친구도 같이 듣고 있게 되었다. 그의 말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우리가 가려웠던 곳을 긁어주는 그러한 매력.

 

"... 우리는 조국을 뒤에서 받쳐주고! 앞에서 끌어주고! 함께 동행하며! 영원한 영광과 번영을 누릴것입니다!"

 

"와아아아! 우리의 조국이여!"

 

무엇인가 홀린듯이 지도자의 연설을 듣다보면 흥분된 감정이 생기고 끓어오르는 느낌이 든다. 확실히 지도자의 말에는 매력이 있고, 나도 어느새 우리의 조국을 찬양하며 국가를 부르고 있었다.

 

 

 

 

 

 

"삐... 삐... 삐... 삐!"

 

 

"오늘의 뉴스입니다. 지난 수백년간 따로 떨어져왔던 우리 민족이 드디어 하나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하나이며, 영원한 영광과 번영을 누리게 될것입니다!"

 

수백년간, 아니 역사적으로도 하나가 되려했으나 되지 못했던 우리 민족이 드디어 하나가 되었다는 소식에, 친구와 나는 그 무엇보다 강한 밀려오는 감동과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채, 국기를 들고 국가를 부르며 광장으로 나섰다. 광장에는 우리처럼 광장으로 온 이웃들이 많았으며, 하나같이 우리와 같은, 감동받고 흥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때, 크게 울리는 소리가 들리며, 우리 지도자의 연설이 시작되었다. 어느새 그의 매력적인 말을 듣고 기뻐하며 다른 청중들과 함께 소리치는 그 일은 나와 내 친구의 일상이 되었고, 이웃들의 일상이 되어있었다.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하나가 되지 못한 민족들이 있습니다!"

 

그의 말은 하나같이 모두 옳은 말들이었다. 우리 민족이 하나가 되자는데 무슨 반대가 있겠는가? 나는 그의 말에 완전히 동의하고, 친구와 이웃들도 완전히 동의했다. 그의 연설이 끝나자 우리들은 모두 하나같이 자랑스러운 우리의 국기를 흔들며 자랑스러운 우리의 국가를 불렀다.

 

 

 

 

 

"삐... 삐... 삐... 삐!"

 

 

"오늘의 뉴스입니다. 국외에 있던 우리 민족의 땅을 되돌려달라는 요구를 통해 무단 점거하고 있던 국가가 되돌려줬으며, 우리의 동포들이 우리의 품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동맹들과 함께 우리 민족의 땅을 완전히 되찾고, 무한한 번영과 영광을 누릴 것입니다!"

 

나와 친구는 이제 그 뉴스를 듣지 않는다. 아니 듣지 못한다가 더 정확한 이야기이지 싶다. 이미 광장에 나와서 우리 지도자의 연설을 기대하며 라디오가 아닌 신문으로 보고있기 때문에, 하지만 좀 더 흥분하고 기뻐하는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다. 우리의 이웃들도 모두 국기를 흔들고 국가를 부르며 지도자를 맞이할 준비가 된 것처럼 보였다.

 

지도자는 완전히 우리의 땅이 수복된것이 아니라며, 좀 더 국가에 집중하고 맡은 일을 열심히하되, 비축을 위해 조금씩만 소비하자고 말했다. 우리의 흥분은 아직 수복할 땅이 남아있다는 말에 실망으로 바뀌었지만, 지도자가 머지않아 모두 수복될 것이라 이야기하자 실망은 처음보다 더 큰 흥분으로 바뀌었다. 마치 폭풍과도 같은 흥분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그날 무한한 번영과 영광을 누리는 조국을 상상하며 잠에 들었다. 이건 내 이웃들도 그랬으리라 생각한다.

 

 

 

 

 

 

'일간 특보'

 

 

'오늘자 특보. 우리 조국은 민족의 땅을 무단점거한 국가에게 전쟁을 선포했으며, 우리는 연속적인 승리를 거두고 있다. 머지않아 고토가 모두 수복될 것이다. 우리의 모든 일은 순조로우며 머지않아 가장 강력한 국가가 될것임이 확실하다.'

 

나는 신문을 읽으며 기분이 좋아졌고, 국기를 들고 국가를 부르며 계속 광장에 서있었다. 우리 지도자는 마치 신처럼 모든 우리 국가와 우리 민족을 위해 모든 일을 해치웠으며, 지도자가 하는 모든 말은 실현되었다. 그가 하는 모든 말은 옳은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지도자에 대한 지지도는 하늘을 뚫고 올라가고 있었다.

 

지도자의 이름을 외치며 국가를 부르는 청중들에게 지도자는 연설했다. 우리의 조국이 드디어 하나가 되었다. 이제 우리를 방해해오고 우리의 조국을 좀먹으려 했던 이웃 나라를 모두 민족과 국가의 번영을 위한 밑거름으로 써야한다며. 그러기 위해서 이웃 나라들을 동맹들과 함께 가루로 만들것이라며. 우리는 준비가 되었으니 우리를 이끌고 실행하여 달라며 소리쳤고, 지도자를 찬양하는 노래를 불렀다.

 

나는 이 세상 전부를 가진것처럼 우리 민족과 우리 국가의 기쁨을 공유하며 잠에 들었다.

 

 

 

 

 

'일간 특보'

 

 

'오늘자 특보. 우리를 방해해오던 이웃 국가가 완전히 우리의 군화에 짓밟혔으며, 우리에게 치욕적인 조건을 강요한 그 조약과 동일한 방식으로 동일한 장소에서 치욕적인 조건을 강요함으로써 우리는 완전한 복수에 성공했고 완전한 승리를 거두었다.'

 

우리가 그 치욕적인 조약으로 인해서 볼폼없이 된 이후 30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우리 국가는 그 무엇보다 무궁한 영광과 무한한 번영을 누리는 듯하게 보였다. 아니 누리고 있었다. 모든 우리 민족들의 고토를 되찾고, 치욕적인 조약에 대한 완벽한 복수와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다. 나는 지도자를 숭배하고, 이웃들도 숭배한다. 지도자는 신과 다름없다. 우리 민족과 우리 국가를 패배에서 구원하고 다시 완벽한 그 상태로, 우리의 감춰진 우월성을 드높이며 되돌려놓은 지도자는 신이 확실하다.

 

몇분간의 함성소리와 국가 제창 이후에, 지도자는 연설했다.

 

"우리는 완벽한 복수를 행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굴복하지 않은 섬나라가 있습니다."

 

우리는 술렁거리며 감히 어떤 나라가 우리에게 굴복하지 않을 수 있는지 의문을 가졌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우리는 확실한 승리를 거두고 있으며, 머지않아 그 나라도 굴복할 것입니다."

 

지도자의 연설을 들으니 우리 민족이 확실하게 이기고 있는게 맞는것 처럼 느껴졌고, 우리는 안정을 되찾음과 동시에 우리의 조국과 민족에 대한 기쁨으로 가득차서 국가를 부르고 국기를 흔들었다. 시민들의 행진에서 나와 내 친구는 맨 앞에 서서 행진 대열을 이끌었다.

 

 

 

 

 

'일간 특보'

 

 

'오늘자 특보. 더러운 동쪽 민족들이 점거한 땅을 되찾기 위한 전쟁이 시작되었다. 더러운 민족들답게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으며, 우리 민족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큰 승리를 거두고 있다.'

 

지도자는 전쟁중이라 연설에 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더러운 이념과 더러운 민족성을 욕하며 그들을 상징하는 상징물들을 불태우고, 더러운 민족의 피가 섞인 사람들을 박해했다. 나는 이웃들과 함께 국가를 부르고 국기를 들며 행진했다. 나와 내 친구는 언제나 맨 앞에서 대열을 이끌고, 앞장서서 불태우며 박해한다. 이게 우리 민족이 만약 확실히 우월하고 강력하다면, 아니 지도자의 말은 항상 옳을테니 우월하고 강력하니, 박해는 정당하며 우리의 땅을 정당하게 되찾는 그러한 행위이다.

 

나는 집에 돌아와서 더러운 민족을 만진 손을 깨끗하게 씻었고, 라디오로 들려오는 승전보를 들으며 기쁘게 잠들었다.

 

 

 

 

 

 

'일간 특보'

 

 

'오늘자 특보. 우리 군대가 철수하다.'

 

 

오늘, 나는 우리 국가의 선전 장관이 연설하는 것을 들으러 갔다. 우리 군대가 철수하다니, 무슨 이유가 있음에 틀림없다. 확실히 승리를 거두는게 맞지 않은가.

 

 

"우리가 총력적으로 전쟁에 임하지 않는다고 그들은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술렁였다.

 

"우리가 총력적으로 전쟁에 임하지 않고 그들이 확실히 이길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총력적으로 전쟁에 임하실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그렇다!"

 

"역사적으로 전례없이 급진적으로 총력적인 전쟁에 임하실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그렇다!"

 

나는 흥분에 휩싸여 다른 청중들처럼 소리쳤고, 끝에 새로운 슬로건을 소리치며 선전 장관의 이름을 외치고 국가를 불렀다. 우리 민족의 경례를 하는것도 잊지 않았다. 나는 길가던 중 더러운 민족을 보고서는 네놈 때문이라 소리치며 세게 때렸다. 다른 지나가던 우리 민족 이웃들도 같이 참여했다.

 

 

 

 

 

 

 

 

 

 

 

 

 

 

이제 신문을 읽을 필요는 없다.

 

나는 선전장관의 연설을 듣고 생각한 후 내가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내 한몸 조국의 위대한 성전에 참전하여 바치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직접 전장에 나가 싸울테니 신문을 읽을 필요는 없다. 내 친구도 나와 같이 군에 입대하기로 결정했다.

 

 

 

 

 

 

 

 

"독일 국방군에 입대한걸 환영한다. 난 자네들의 소대장인 빌헬름 슈미트다."

 

우리 민족과 국가에 무한한 번영과 영광이 있는것은 확실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