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숭배하는 동시에 만물에게 잊혀진 ‘뱀’에게 인간을 제외한 만물이 말하니 입은 자가 말하니 인간은 언제나 갈림길에서 고뇌하기에 언제나 똑같은 선택을 하면서도 시간을 낭비하는지라, 그러자 ‘뱀’은 인간을 제외한 만물에게 말하니 인간을 제외한 만 인간을 제외한 만물들 또한 다를 건 없다고 말하더라 인간이 아니더라도 모든 만물들 또한 갈림길에서 고뇌하며 시간을 낭비하니 이 세상의 그 어떤 만물들 중에서 언제나 올바르며 어리석지 않은 선택을 하는 만물은 없다고 독니를 내밀며 인간을 제외한 모든 마물들을 위협하며 말하니라 인간은 언제나 자신의 옳은 선택이 좋은 거쳐가며 가져오리라고 악착같이 믿으며 살아갈 것이라고 약간의 비웃음과 경멸을 담아서 말했느니라 ‘뱀’은 인간에게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낀 적이 없으며 언제나 경멸하고 증오하고 헐뜯으며 인간이라는 동물은 언제나 몇 번이나, 찾아올 필연적인 결과를 알면서도 사랑에 아파하고 사랑에 슬퍼하고 사랑에 목매달고 사랑에 시간을 낭비하고 사랑에 미소를 띄우니 언제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그 대가로 같은 비극을 반복하고 또 반복한 뿐이라고 언제나 헛되고 헛되고 헛될 뿐이라고 말하면서도 지나다간 솜인형과도 같은 조그만한 새롭게 태어난 작은 아기를 쓰다듬어주고 싶은 머릿속에서 충독적으로 느껴지는 감정을 애써 억누르며 ‘뱀’은 두 남녀가 사랑을 나누고 있는 들판 한가운데에 우두커니 솓아나 있는 나무의 작은 구멍 속으로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아니하는 것처럼 구멍 속으로 사라졌으니 ‘뱀’의 앞에 있던 인간을 제외한 모든 만물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당황할 뿐이니라 헛되고 헛되고 또 헛될 뿐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