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인터넷에 돌아다니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쓰게 되었습니다.

생애 첫 소설이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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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이 질문을 하냐면, 오늘 좀 일이 있었거든.

이 이야기를 하려면 내 이야기를 먼저 해야겠네.


우리 집은..........그냥 가난했어.
몇 달에 한 번씩 어디서 살지 고민하고, 하루에 몇 번씩 무엇을 먹을지 고민했어.
진짜 말 그대로 그냥 가난했지.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도 가난하다는 이유로 따돌림당했어.
고등학교에 겨우 들어가서 따돌림은 사라졌지만, 다른 친구들과 너무 비교되더라고.
다른 친구들은 부모님께 지원도 받으면서 공부하는데, 나만 친구들 놀고 공부할 때 알바 뛰는 걸 보니 진짜.......비참했어.


그래. 어쩌면 나는 너무 늦게 깨달은 걸거야.
애초에 그 사람들과는 삶의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는 걸.

삶을 기나긴 경주라고 생각해 봐.
그러면 삶을 사는 사람들은 모두 선수겠지.
부잣집 아이들은 멋진 경주화도 신고, 유니폼도 입으면서 저 앞에 있는 출발선에 있어.
반면에 우리는 허름한 신발과 물려받은 티가 나는 유니폼을 입고 한참 뒤에서 출발하지.
그래. 가난은 물려받는 거야.
이렇게 보면 인생은 참 불공평하지. 안 그래?
나는 그걸 고등학생 때 안 것 뿐이야.


본론으로 돌아가서, 나는 평소처럼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어.
얼굴에서 기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일명 '달동네 사람들'이랑 가까운 곳에서.
그런데 갑자기 전화가 오더라고. 홍대에 놀러 가자나 어쩐다나.
정말 친한 친구가 부른 거라 진짜 열심히 준비했어.
옷도 차려 입고, 머리도 감고, 신발도 멋진 거 신고 나갔어.


근데, 홍대 쪽 사람들은 진짜 다르더라.

얼굴에 웃음을 띄고 손님을 환영하는 사람들.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 길을 걷는 사람들.
그리고, 행복하고 즐거워 보이는 청춘 남녀들.
정말 즐겁고, 행복하고, 기분 좋아보였어.


가만 생각해 보니, 우리 달동네 쪽이라는 곳이랑은 정말 달랐어.
얼굴에는 항상 우울하거나 짜증나는 표정만 짓는 사람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들어가는 사람들.
집에서 자고 있을 가족들을 생각하며 한숨짓는 남자들과 여자들.
너무 비교되더라고.


그냥 울었어.
내가 너무 비참해서.
두 곳의 사람들은 너무 다르다는 걸 이제야 알아서.
나도......저 사람들처럼 행복해지고 싶어서.


딱히 누군가를 원망하지는 않아.
어마어마한 부자가 되거나, 사치를 누리는 것들 등은 꿈도 안 꿔.
그냥 저 사람들처럼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웃음짓고 싶었어.
그런데 바꾸려면 너무 늦었더라고.


집에 오니 괜히 눈물이 나더라.

나 혼자 살아도 좁다고 느껴지는, 퀴퀴한 냄새의 집.
희망 따위 없는 어두컴컴한 집에 있기 싫었어.
그래서 밖으로 나왔어.


오늘도 달이 정말 예쁘더라.
우리도 저 달처럼 미소지을 수 있을까?
우리도 빛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