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식민지의 열악한 상황에서

잠시만 벗어나서 단꿈을 꾸어보자


빠알간 머리에 세게도 매여진

희여먼 “투쟁”의 글씨에서 벗어나

회색의 불쏘시개 잡지에 실리는

주황의 사탕발림 글씨에서 벗어나

누르런 들판에도 홀연히 앉아서

새까만 한숨을 내쉬고 쓰러진

갈색의 빈곤한 소작에서 벗어나


꿈의 세계로 들어가면

모든것은 보이지 않는다

꿈의 세계이기에

모든것이 환상적으로 보인다

꿈속의 세계에선

쇠사슬조차 나를 묶지 못한다


그저 나와 글자와 운율뿐이다

황홀경이 보이도록 묘사된

황홀스러운 운율들 뿐이다.


꿈의 세계에선

현실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검정과 갈색, 무채색의 미련한 현실따위

무지개색 꿈에 모습이 가려

감히 모습을 들어내지 못한다


황홀경이 잦아들고, 나는 시야를 회복한다

꿈의 세계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나는 발버둥치며 계속있기를 소망한다


꿈의 세계에선

발버둥쳐도 그저 흘러갈 뿐이다


황홀경에서 깨어난 나에게 보이는건

은색의 장검과, 은색의 수갑과, 은색의 뭉둥이뿐.

황홀경조차 한글로는 볼수없는 현실에

현실에서 벗어났던 꿈은 현실에게 잡혀버린다


こうすれば、恍惚境をもう一度見ることができるだろうか?

(이렇게 하면 황홀경을 다시 볼수 있을까?)

私はただ夢、夢の中にまた入りたいだけだ…

(나는 단지 꿈, 꿈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