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팍하게 아는 지식을 가지고 본 감평문

그냥 음슴체로 함


-시 부분-

1. 우리 빌라 공동계단 끄트머리/사계


1) 우리 빌라 공동계단 끄트머리

전체적으로는 사물의 의인화를 정확하게 잘 썼다고 보는 시


첫 문단의 첫 줄부터 보자면 '우리 빌라 공동계단 끄트머리에는 툭 튀어나와 있는 돌이 있습니다'

제목을 왜 우리 빌라 공동계단 끄트머리로 했을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도입부라고 생각함

그리고 이제 시의 주제는 공동계단의 끄트머리가 아닌 돌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빌드업 부분이라고도 여겨짐


첫 문단의 두 번째 줄을 보면 '항상 칙칙한 시멘트로 덮여있으면서 날 사용해달라고 조릅니다'

이 부분은 화자가 돌을 보고 교감을 했다고 느껴지는 부분이었음

교감을 바라고 쓴 건 아닐지 모르겠지만 화자가 돌을 보고 돌이 '나'를 써달라고 조르는 모습은

화자가 돌과 교감을 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부분이었고


시 첫 문단의 도입부적인 특성을 잘 살렸다고 생각함


다음, 두 번째 문단으로 넘어가자면 내가 화자와 돌이 교감을 하고 있다고 확실하게 느낀 건 두 번째 문단인데

두 번째 문단 같은 경우에는 끄트머리에 있는 돌의 역할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조르는 돌의 서운함을

화자가 느꼈다고 생각함, 어쩌면 화자가 그렇게 느꼈다고 보이는 부분임


두 번째 문단 같은 경우에는 '날'로 시작하므로 통일성을 부여하지만, 끝부분이 통일되지 않고

중구난방으로 되어있어 단호해 보이지만 조급해 보이는 돌의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고 생각함


세 번째 문단을 읽어보면 마지막 두 줄이 도치법을 쓰인 걸 알 수 있음

친구를 기다린다는 강조를 쓴 건데 돌은 가만히 있지만 기다림이라는 속성을 부여함으로써

의인법을 썼다는 걸 제대로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음


구절별로 문단 별로 생각을 해본 건 끝났고

평가하자면 전체적으로는 잘 썼지만 무난하게 잘 써서 특색이 없다는 게 흠이라고 볼만한 시였음

약간 뭔가가 없는 느낌, 여기 시에 나온 돌과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함


2) 사계


사계 하면 사계절을 나타내는 표어가 담겨있는 게 대부분이고 봄부터 시작하겠다는 생각을 완벽하게 배신해 버린 시


계절 꽃의 잎이 마르기 시작한다는 것부터 그 후의 계절이 온다는 걸 이렇게 표현할 줄은 몰랐음


처음 읽었을 때 빼빼 마른 잎들이라고 하길래 부정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전혀 아니고

계절이 바뀌는 표현을 이렇게 썼다는 것에 진짜 놀람


반면에 그 뒤의 문단들은 초반의  충격을 잇지 못하고 날려버린 느낌이 들었음

이것도 그러한 반전을 넣었다고 말하고 싶은 건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계절이니까 넣는 느낌임


이건 길게 할만한 요소는 전혀 없었으니, 평가를 해보자면 초반의 기운이 센 나머지 후반이 버티지 못한 시 같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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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거부감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아서 패스


제목과 본문 내용이 합치되는 느낌도 안 나고 마지막 구절은 왜? 라는 의문만 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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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경멸


경멸하는 자들을 경멸하는 본인도 경멸하는 자라는 걸 모른다는 점이 핵심 같은 시


마지막 구절에서 본인은 연민하므로 앞서 경멸하는 이들과 다른 이들이랑 다르다고 말하는 시 같지만

결국 본인 또한 경멸하는 자에 속하면서도 그걸 인지 못 한다는 점이 핵심을 찌른 것 같았음


본문에서 따로 해석할 필요 없어서 해석은 안 했는데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점은 좋았음

이런 걸 막 비유로 넘어가고 그랬으면 별로였을 텐데 확실히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아는 느낌


평가하면 완벽하게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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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구름 한 점 없는


짧아서 감평할 게 없는 시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로 하늘이 높아져 간다는 걸 표현하고 검은 바닥은 낮아만 간다는 것에서

반지하를 얘기하는 것 같았고 마지막에 돌아간다는 표현을 세 모녀 사망사건을 모티브로 썼다는 걸 보고

이중적인 표현이라는 걸 알았음, 근데 그게 끝임


평가는 짧다. 그래서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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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펜


창작자의 고통을 담아낸 시


전형적으로 허무한 감정을 담은 시라고 느껴짐


펜은 들었는데 쓸게 없고 뭔가를 보려는데 볼 게 없고

그 말은 즉 쓸 영감이 부족해서 뭐라도 해보지만, 영감조차 없는 허무함을 말하는 시라고 봄


첫 문단과 다섯 번째 문단 같은 주제를 넣어서 통일시킨 점에서 강조하는 것 같아서 좋았고

허무의 공포를 느낀 것에서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어 공감되었음


평가는 전형적이지만 전형적이어서 공감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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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봄


이 시는 마지막 문단이 어느 짤의 레퍼런스라고 느껴졌음

그 유머짤도 눈을 치우느라 불평하는 친구에게 그럼 눈을 치우는 그대가 봄인가 보오 이러면서 끝난 걸로 아는데

그래서 그런지 어쩌면 그 짤을 보고 쓴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음


물론 우연의 일치로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 짤을 알고 있는 사람이 봤을 때는 그걸 보고 영감을 받은 시 같이 느껴졌음


평가는 우연이면 잘 쓴 거고 영감을 받은 거면 더욱 잘 쓴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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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우수


우수가 물에 떨어지면? 우수수


는 농담이고 우수가 많아 우수가 바닥으로 돌진한다는 것에서 천재들의 경쟁 사이에 떨어져 나가는 천재들을 보고

슬퍼하는 시라고 느껴짐


자연에서 물이 떨어지는 게 어떠한지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말하는 바를 섞어 썼다는 점에서 감탄함


평가는 이걸 왜 못보고 지나쳤을까라는 내 스스로의 아쉬움

정말 잘 쓴 시인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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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리세마라


마라톤과 리세마라의 언어적 유희가 잘 들어맞은 시라고 생각함

물론 리세마라의 마라도 마라톤을 얘기하는 거겠지만

그걸 알아서 쓴 시 같음


근데 디다라는 종결어미 표현은 처음 봐서 생소했음


자신이 리세마라를 하다 밤을 새워서 아침이 되자 쓰레기를 이고 밖으로 나가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본인이 한 행동이 한심하다며 끝나는데


솔직히 말하면 이게 1번부터 8번까지 총 9개의 시중에서 시의 기승전결이 제일 맞다고 느꼈음


그만큼 좋았다.


평가는 완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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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부분-


9. 화자가 정보의 신빙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하여


원래는 시 전부 쓰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많아서 소설로 넘김

근데 소설도 뭔가 평가할 만한 요소를 찾지 못했음

길게 쓴 거는 내 취향이 아니라서 아쉽지만 제대로 못 봐 평가하긴 어렵고

짧은 거는 짧아서 내리기 힘들어서 못 함


근데 이건 평가 내릴만 한것 같아서 써봄


똑같은 말에 말하는 사람만 다르다고 야유와 찬사가 한 끗 차이로 나타나는데

이게 안타깝지만, 씁쓸한 현실 같은 느낌이면서도 평론을 내리는 이들의 모순을 보여주는 기분이었음

"지금 이렇게 평가하는 것도 잘 쓰는 사람이 좋게 평가했네? 그럼 좋은 거지.", 

"못 쓰는 사람이 나쁘게 평가했네? 지가 뭘 알고 그래?" 이런 느낌일 거라고 생각함


나도 내껄 평가한다면 그럴 거 같아서 공감되기도 했음


그래서 이걸 가져온 거기도 함


평가는 잘 꼬집었다. 근데 나도 꼬집혀서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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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내가 좋아하는 부류가 아니라서 평가는 내리지 못하겠고 다른 시들은 나중에 따로 대회가 아닐때 다시 보면서 감평 써본다던가 그럴듯함


부분만 평가를 내렸지만 그걸 취합해서 보자면

처음부터 무난하게 쓰고 점점 자신의 색깔을 아는 듯한 느낌이어서 좋았다.

근데 시는 첫번째 시처럼 무난한데 알아볼게 많은 시가 더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끝.


+)


이게 봄 감평문에서 말한 짤인데 다시 보니 조금 다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