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씨와 길에서 마주치면

 점잖으신 비둘기 씨는 머리를 흔든다

 비둘기 씨의 다리는 땅을 디디고 있다

 강인한 듯 연약한 그 다리는 올곧다


 보행자 씨와 길에서 마주치면

 위대하신 보행자 씨는 똑바로 걷는다

 보행자 씨의 다리는 땅을 박차고 있다

 올곧은 듯 위태로운 두 다리는 날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