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은 시안고등학교의 1학년 학생이었다. 김민영이 좋아하는 것은 멍 때리기와 멍 때리면서 하는 웹서핑, 그리고 만화 읽기였다. 게임도 좋아했지만 기본적으로 아주 못 했다. 우클릭과 좌클릭 조작 키를 헷갈리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주요 관심 분야이자 걱정거리는 자신의 진로였다. 김민영은 원래 사회과학 분야를 좋아했다. 하지만 그 분야가 취업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진로는 물론 관심 분야까지 완전히 과학으로 바꿔 버렸다

 이처럼 김민영은 꽤나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김민영은 아이러니하게도 매우 비현실적인 일에 휘말리게 되었다.

 그건 바로 게임 빙의였다.

 

 어느 날 김민영에게는 현생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B급감성 특공대>를 외치라는 내용이 적힌 우편물이 왔다. 원래는 무시했겠지만 우편물에 적혀 있던 내용이 그것 뿐이었는지라, 마침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던 김민영은 “B급감성 특공대를 외쳤다.

 그 순간 김민영의 눈앞이 깜깜히 암전되었다. 검은 기운이 걷히자, 김민영은 어느 고급 빌딩 같은 타일 벽과 그에 어울리지 않게 심플한 조명을 보았다. 그리고 자신이 그 밑 의자에 앉아 있음을 알게 되었다.

 김민영의 옆에 앉아 있던 직원은 정장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모자를 눌러쓴 차림을 하고 있었다. 그 직원은 김민영에게 말했다.

 “캐릭터명 남자 주인공, 장르명 로맨스 및 일상, 이름 김민영, 맞습니까?”

 “? ...을까요?”

 앞의 두 내용은 금시초문이었지만 자기 이름만은 분명했다.

 “저쪽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계세요, 게임 <B급감성 특공대> 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리고는 남자 주인공/로맨스 및 일상이라고 적힌 이름표를 주었다.

 그 대기실 안에는 보라색 후드 티를 입은 남자, 전신 슈트(정장이 아니고 만화에 나오는 특수 제복)을 입은 여자, 검정색 망토를 쓴 해골이 있었다

 각자의 이름표는 생존자/포스트 아포칼립스’, ‘저항자/히어로물, ‘암흑군주/판타지였다.

 김민영은 해골을 보고 놀랐지만, 자신의 나름친한 친구인 이세은이 여자 주인공/로맨스 및 일상의 이름표를 하고 대기실에 있는 것에 더 많이 놀랐다. 자신과 이세은이 로맨스의 남녀 주인공으로 엮일 관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김민영이 혼란에 빠져 있는 사이,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직원들의 놀란 듯한 반응으로 볼 때, 뭔가 높은 사람 같았다. 그 사람은 의자에 앉아 있는 이들(김민영과 앞에서 말한 4)을 둘러보더니, 이와 같이 말했다.

 “캐릭터 여러분, 저는 이 게임의 진행자 롤러코스터입니다. 줄여서 이라고 부르셔도 됩니다. 여러분은 각자 다른 세계에 계셨지만, 이곳에서 모이게 되셨습니다.”

한 번 더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나?”

 그때 해골이 물었다.

 “말 그대로입니다여러분은 서로 다른 만화 속 세계의 캐릭터들로써이 자리에 오셨습니다모두들 잠시 이름표를 봐 주십시오.”

 그 말에 모두들 잠시 자신의 이름표를 내려다보았다.

 “‘/’ 뒤에 있는 건 여러분이 살고 계셨던 만화의 장르명앞에 있는 건 여러분의 캐릭터명입니다다시 말하면 여러분께서는 여러분 이름표에 적힌 장르의 만화에서 앞에 적힌 캐릭터의 역할을 하셨던 겁니다.”

 “그런데 저는 로맨스의 남자 주인공이 아닌 것 같은데요?”

 김민영이 되물었다.

 “이상하네요분명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그 장르에 알맞은 캐릭터들을 엄선한 건데일단 나중에 알아보고 말씀 부탁드립니다.”

 “요약하면여러분은 원래 만화 속 등장인물이었습니다그리고 저희는 그런 여러분들을 선발해서 데려온 겁니다.”

 옆에 있던 직원이 덧붙였다.

 “그리고 여러분은 AOS게임의 캐릭터가 되셔서 각자의 능력으로 겨루게 될 예정이었습니다. 2~3년 뒤 결정될 이 게임의 최종 승자에게는 현실로 돌아갈 때 엄청난 혜택이 주어지는 것으로 계획되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패러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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