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커피


나는 커피가 싫다

부모님의 퇴직금으로 차린 커피숍

2달이 채지나지 않아 코로나가 터졌다.

2년 반을 버티다 결국 폐업의 길로 들어서 버렸다.


딸기청, 청귤청, 용과청, 레몬청 부모님께서 담그신 청들이

캔커피 만드는 용기, 식탁위에 올려진 싸구려 원두 커피머신 만이

우리가 예전에 커피집을 했었다라는 흔적을 남기고 있다

하늘에 빌었던 내 간청은 야속하게도 들어주지 않았다.


출근을 할때 피로에 찌들어 필수품이 되어버린 커피

본가 식탁에 올려진 싸구려 원두 커피 머신만이 부모님의 알량한 자존심일까. 미련일까.

알 수 없지만 볼때마다 마음속의 괴로움이 개화 해 나간다.

가족의 상처가 아물어 가고 나는 매일 출근길에 커피 한잔 들고 하루를 시작한다.

그래도 나는 커피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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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할때 개업하실땐 에스프레소 머신 2000만원짜리 쓰셨었음 지금 집에 있는건 편의점 원두 머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