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동화 설비 수리를 했었다 자동화 설비는 참으로 무서운 것이다 짜여진 프로그램 그대로 센서의 감지의 유무 통해 본연의 일을 수행할 뿐이다.

 

사내에 정전이 일어나 복전후 공장 내부에 각 라인 마다 울리는 경보음은 우리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었다. 작업 도중 전기가 끓기며 작업 데이터가 꼬이는 일은 종종 있는 일이다.

내 작업을 거들기 위해서 후배 녀석이 따라 붙었고 나는 비좁은 금속 가공기에 몸을 쑤셔 넣고 작업하고 있었다. 모든 인터락(수리 작업을 위한 모든 안전 절차를 무시하도록 코딩된 것)을 개방하고 있는 상태에서 후배 녀석은 다른 후배와 함께 장난치며 임의로 이것저것 눌러보고 있었다 (안전 절차를 무시하도록 인터락을 개방해도 작업자가 기계 내부에 있는 상태에서 조작을 하지 않는다.)

나는 가공기를 비집고 나와 그 녀석의 배를 주먹으로 강타하고 발로 차버렸다.

"장비 수리 할 때 그렇게 히히덕 대고 장난 같이 작업하면 사람 죽는다. 그게 너가 될수도 있어"

나는 짜증이 치솓아 공구와 안전모를 내던져버리고 흡연장으로 향했다. 곧이어 후배는 흡연장으로 따라 나와 죄송하다며 바닥을 볼 뿐이였다.

"나도 장비 수리중 팻말을 걸어두고도 작업자가 임의로 리셋 버튼을 누르고 가동을 시켜 고기 반죽이 될뻔한 적이 있다. 아무리 내가 조심해도 나는게 사고니까 잘하자 정신 차리고" 라고 하고 그 일은 마무리 되었다.

 

그 일이 있고 3일 후 현장에서 큰 수리로 작업을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하니 분위기는 한여름 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차갑게 식어있었다.

같은 부서 형이 담배나 한대 피자고 흡연실에 끌고 가서 해준 말은 충격적이였다.

"XX가 손가락이 잘려서 큰 병원 가도 안되서 앰뷸런스 타고 서울로 가고 있다." 

"아이 씨발 진짜"

재떨이를 있는 힘껏 걷어차 버려도 안전화의 철심 덕에 전혀 아프지 않았다.

사실 이때 느낀 감정은 글로써 표현할 수 없는 감정 이였고 아직도 솔직히 묘하다 라고만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전에 공정을 멈춰 놓고 하는 작업이 였어서 작업자가 퇴근한 상태라 절전 모드로 컨베이어가 멈춰 있는 걸 누가 사전에 작업 하다가 수동으로 돌려놓은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작업을 하다 센서를 건드렸고 컨베이어 체인이 돌면서 장갑이 빨려 들어갔단다.

 

몇 일 지나 수술은 성공적으로 되었고 안정되었다는 소식에 단숨에 서울 병원으로 향했다.

후배 녀석을 본 나는 울고 싶어졌다. 손가락 3개 3마디가 날아갔고 신경을 재생한다고 배를 째서 손가락을 배에 넣고 신경을 살리고 있었다. 원리는 모른다 그렇다고만 들었다.

후배놈은 어색하게 웃으며 "죄송해요" 날 보자말자 한 소리가 죄송하단 소리다.

"이 씨발놈의 새끼는 내가 그렇게 조심하라고 이야기 했는데!" 라고 미친놈처럼 소리 지르고 싶었지만 나 또한 얼굴을 잘 마주치지 못하며 쓴 웃음을 지으며 "조심하지 그랬어" 라고 할 뿐이였다.

그의 나이는 겨우 23살때의 이야기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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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창작문학 방문하네 탭 합쳐지면서 전에 글 날라가서 다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