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카나리아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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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축제가 시작하긴 하지만 가슴이 찢어질 듯한 슬픔에 곧장 레베카를 찾아갔다.

왜 찾아왔냐고 물어본다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난 지금 당장 레베카를 봤어야 했다.



"레베카!!!"

"... ...예."

"엇, 생각 중이었나?"

"뭔가 떠오를듯 말 듯 해서 말입니다."

"하하... 참, 축제라고 해서 너무 부담 갖지 말아줬으면 좋겠네. 레베카의 연주라면 누구든지 좋아할거야."

"그런게 아니라, ... ...혹시 이런 축제 다른 곳에서도 한 적 있었습니까? 그러니까, 유명한 사람들이 아니라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는 사람들이 메인인 축제 말입니다."

"내가 알기론 없는데, 혹시 다른 이들의 실력이 걱정되서 그러는건가?"

"아뇨 아뇨, 다들 잘 하시겠죠. 괜찮으면 공연장을 미리 가봐도 괜찮겠습니까?"



레베카는 늘 쾌활하고 높은 목소리가 아니라 중압감 있는 낮은 목소리도 낼 수 있구나.

나중에 내 침대에서 저렇게 속삭여줄 수 아니아니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영주님."

"레베카가 원한다면 당연히."



나의 신의 명하시면 당연히 해야지.
오히려 이렇게 명료하게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는 것이 참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

.

.

길을 걸으며 레베카의 표정을 살폈지만 정말 찜찜해보인다.

역시 영지 위험해서 참가자가 적을까봐 그러는 건가?


예술가들은 각자의 인정 욕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니 뭐, 그럴 수도 있겠지.



"여기네. 물론... 엄청 휑하기는 하지만 바드들이 부르는 노래는 어디서 듣던간에 작게 들리지 않을 것인데 한 번 연주해 보겠나?"

"...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들이 연주하는 축제라. 정말 좋군요."

"!"



칭찬 받았다!



"혈기 넘치는 바드들을 한 곳에 모아두면 분명 좋은 시너지가 날 거라고 생각하네!"

"인디, 혈기, 그리고... 처음 하는 시도."

"그, 별로인가?"

"분명 사람들이 한 곳에 와글와글 모여있겠죠?"

"당연한거 아닌가?"

"... ... ...영주님. 제 말, 진지하게 들어주셔야 합니다."

"물론이지. 가감없이 말해보게."

"연주 도중에 몇몇 사람들이 바지를 벗을 수도 있습니다."

"?"

"아, 물론 제가 벗겠다는 것은 아닌데, 관심 좀 끌겠다고 바지를 벗고 성기를 노출 하는 미친 놈들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

그, 아무리 레베카의 말을 듣는 것이 옳다고 해도 상식적으로 사람들이 와르르 모여있는 곳에서 바지를 벗는 사람이 있을 수가 있다고?

사람이 상식이라는 것과 기초적인 교육, 아니면 가정 교육을 받지 않았더라도 적당한 눈치만 가지고 있으면 그런 일은 절대로 하면 안된다라는 것은 말 그대로 누구나 아는 사실일텐데?


마약이라도 빨면 모를까?



"못 믿으시는 군요. 이해합니다. 상식 밖의 행동이니까요."

"..."

"제가 원래 살던 곳의 이야기를 해준다면, 솔직히 제가 남 눈치 안보고 저 혼자만 즐기는 스타일입니다. 이렇게 영주님이 초대해주셔서 온 것이긴 한데 평소라면 안 왔을지도 모를 일이고요."

"... ..."



레베카의 입에서 상식이라는 단어와, 상식 밖의 행동이라는 말이 나올 수가 있는건가?

기타 연주할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싫어서 일도 안하고 굶어죽은 사람이??



"평소처럼 그냥 길거리에서 연주하는데 어제와는 다르게 시민들의 눈빛이 정말 안 좋았습니다. 그냥 뭐, 냄새나고 더럽거나 취향에 맞지 않은 노래라서 그런 눈빛을 보내는 것이라면 이해하겠는데 그저께 목욕도 하고, 머리카락도 이쁘게 정돈한 상태라 위생이나 비쥬얼적인 측면에서 절대로 그런 눈빛을 받았으면 안됐거든요."

"...듣고 있네."

"거기에 더해 길거리 밴드 사람들 분위기도 정말 안좋아서 무슨 일 있었냐고 물어봤는데...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더군요. 이후에 난리도 그런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

"제발 여기서만큼은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기를 바라겠습니다.



무슨 소리인지 몰라도 바지를 절대 벗지 못하게 어떻게든 조치를 해준다고 하니 레베카는 나에게 꾸벅 인사를 하곤 연주를 시작하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dPdW8JWxU4



이번 예언은 확실하게 해석했다!

아니, 누가 들어도 이번 축제의 성공을 바라는 좋은 노래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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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예언이 아니다.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