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비슷한 의문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 이제 답변하기도 귀찮다. 걍 다른 글 링크 걸어둘게

반대로 난 이런 의문이 드는데. 

 트랜스여성이 일반인 남성과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행동을 할 때(여성성 수행을 하지 않을 때), 그녀를 여성으로 대해줄 사람은 이 사회에서 얼마나 될까? 최소한 그녀가 남성이 아니다, 라는 확신을 가지고 인간관계를 맺어줄 사람은 얼마나 될까?

거의 없겠지.

 그것이 트랜스여성이 여성성을 수행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여성성 수행을 하면 최소한 남자로는 대하지 않을테니까. 그 최소한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 여장인 것이다. 제법 슬프고 고독한 이유지. 

 여성성 수행을 하지 않는 젠더퀴어는 왜 성소수자라고 자신을 밝히겠어. 특정 성별집단의 신체적 특징을 가지고 이 사람 또한 어떠한 정서적 특징이 있을거라고 섵불리 판단하지 말아달라는 뜻이야. 

 네 글의 결론부는 패싱이 완벽한 트랜스여성만 보고 싶다는건데... 요는 [이성애자인 내 기준에서 보기 좋은 여성의 신체] 만을 보고 싶다는 얘기다. 이런 시각이 사회에 만연하기 때문에 패싱과 여성성 수행에 대한 압박이 더 커지는거고, 트랜스여성이 더욱 고통받게 되는거다.

 솔직히 네 지인이라는 성소수자가 불쌍하고 가엽다. 성소수자를 존중해주는 자신에 취해있는 너를 보며 얼마나 사리가 생겼을까. 네가 이성애자란걸 전제로 조언하는건데, 진지하게 그런 시각은 버리는게 좋다. 

 너의 관점은 성소수자와의 관계에서만 문제를 유발하는게 아니다. 이성애자 여성들과의 관계(연애관계든, 친구관계든)에서도 파탄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시각이다, 그건. 여성성 수행 압박이란 측면에서 트랜스여성의 고통과 이성애자 여성의 고통은 별로 다를게 없기 때문이다. 

 그 시각은 너 자신을 고독하게 만들 수 있는 시각이라는걸 하루라도 빨리 알아차렸으면 한다. 너 그런 시각으로 살면 나중에 배우자가 늙어가는거 이해못하고 외모 흠잡다가 이혼하게된다니까.

너같은 생각을 가진사람들이 인권을 좀먹는거임
그정돈 이기적이어도 괜찮다

똑같은 관점에서 나치 치하에서의 유태인이나, 노예제도 폐지 이전의 미국을 보면 정확할 듯

어딜 보기싫게 혐오스럽게 저런게 거리에 나다녀? 라고 대다수가 말한다고 해서 그 말이 맞는 건 아니잖아.

그냥 사람 1로서 지내고 싶은 것 뿐이야. 당연히 이상하게 보이는거 무섭고 혐오스럽게 보이는 거 진짜 자괴감드는데 아닌 척 멀쩡한 척 지정성별로 다니는 게 더 죽을 거 같아서 그런 선택이라도 한 거라고 생각해줘.

그리고 언제나 그렇지만 모든 사람의 이유가 다 다를 수 밖에 없음. 이건 내 이유일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