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사와의 상담이 지속될 수록 희승의 대답은 조금씩 길어지고 유창해졌다. 물론 희승은 여전히 조용한 아이였지만, 상담 초기의 그보다는 더 길고 유창하게 말하게 되었다. 그는 상담이 진행될 수록 특수교육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영어도 유창하게 할 수 있게 되어, 희승은 학교에 서서히 적응하기 시작했다. 상담사도 그러한 모습을 보며 희승에게 말을 걸었다. "초이, 요즘 학교생활은 어떠니?" 희승은 적당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할만해요, 매일 여기 와서 상담을 받고, 여러 가지 교육을 받고, 뭐 괜찮아요." 상담사는 웃으며 답했다. "그래, 다행이구나. 다른 치료에서는 무엇을 하니?" "그냥 악기 연주하고 그림 그리고 잡다한 거요." 희승이 별거 아니라는 듯이 답했다. 그러자 상담사는 웃으며 "좋아 보이는구나. 그래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잘 가렴!"라고 답했다. 그러자 희승도 살짝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네, 다음에 봬요." 희승은 다른 교육도 성실하게 참여했다. 그의 담당 교사는 그가 그림 그리는 것을 보며 항상 그를 칭찬했다. "초이, 그림을 정말 잘 그렸구나. 이것은 뭘 표현한 거니?" 음악치료를 담당하는 교사 또한 그를 칭찬했다. 희승은 어느새 특수교육을 받는 학생들 중 모범생이 되어 있었다. 같은 반 학생들 또한 희승을 좋아했다. 그렇게 희승은 학교와 자신을 부르는 초이라는 이름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희승은 4학년이 되었다. 상담사는 늘 그랬듯이 희승에게 질문을 던졌다. "초이, 하고 싶은 건 있니?" 희승은 답했다. "솔직히 이제는 이런 특수교육을 끝내고 반에서 수업을 듣고 싶어요." 상담사는 흔쾌히 답했다. "그래? 그럼,  내가 네 상태가 좋아진 것 같다고 학교에 얘기해보마. 아마 4학년 때부터는 반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을 거야." 희승은 기쁜 듯 웃으며 답했다. "감사합니다." 상담사의 말대로 학교는 희승이 4학년부터는 특수교육을 받지 않게 되었고, 그렇게 희승의 마지막 상담이 다가왔다. 이번에는 희승이 먼저 운을 띄웠다. "그동안 많이 감사했습니다." 그러자 상담사는 진지한 표정으로 희승에게 당부했다. "초이, 난 네가 친구들이랑 잘 지내며 다시는 여기에 오지 않았으면 한다. 약속할 수 있지?" 희승은 웃으며 "그럼요. 안녕히 계세요."라고 답하며 상담실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