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지는 자신의 무기 실습장 가운데에 간이의자를 펼치고 앉아 무전기로 실습장 문 앞에 있는 유은정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너는 날 한대라도 치거나 내가 밖으로 나가는 걸 5분동안 저지하면 합격이야.
네 능력을 써도 되고 너가 가진 혼돈의 검과 같이 합동으로 날 공격해도 좋다. 알겠지? 그럼 시작한다."

유희지는 일어나 의자를 접고 빠르게 유은정을 향해 달려갔다.

유은정은 달려오는 그를 향해 손을 뻗었지만 유희지는 의자로 그녀를 밀고 문을 잡았다.

"1회 탈락. 사람의 손에 있는 물건을 잘 봐야지. 내 속도를 이용해서 날 잡으려는 건 좋았어.
그렇지만 역시 상대에게 무언가가 있는 지를 봐야해."

"아빠 갑자기 이런 일을 해서 뭐하는 거에요? 방학인데 이래야 해요? 그냥 놀고싶은데..."

"이제 너한테는 극비로 감춰진 물건이 있고 그 물건을 얻으려고 욕심내는 멍청이들은 많으니까. 조심해야지."

유희지는 유은정에게 손을 내밀었다.

"오늘은 5회까지 시도하는 걸로 하자. 넌 처음이니까 적게 해도 돼."

"치... 그럼 오늘은 5번만 하면 되는거죠?"

"그래. 방학이니까 아직 시간은 많이 있잖아."

"네. 좋아요. 이해는 안되지만  아빠가 하자고 하는거면 의미가 있는거겠죠."

.
.
.

그 이후로 유은정은 유희지에게 힘으로 한번 지고 자신의 능력을 쓰고서도 두번을 지고 말았다.

"마지막이야. 혼돈의 검을 이용하는 거도 방법이니 잘해봐."

"좋아요... 해보겠어요."

유희지는 다시 중앙으로 가 유은정에게 신호를 주고 달리기 시작했다.

'좋아... 일어나 혼돈, 너의 도움이 필요해.'

유은정이 속으로 혼돈의 검을 부르자 혼돈은 머리 속에서 울렸다.

[저를 쓰면 엄청 허기 질겁니다. 괜찮으시겠어요?]

'아빠가 말한 계약이 이해가 되진 않지만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어. 편한대로 해.'

[그럼... 나한테 원하는 대로 명령을 해. 내가 할수 있는대로 할테니까.]

'좋아. 그럼 내가 칼만 들고 달려갈테니까 바닥에서 숨어있다가 아빠가 손잡이를 잡으려고 할때 튀어 나와 할수 있지?'

[명령대로...]

찰나의 시간 동안 자신의 검과 대화를 하던 유은정은 능력을 써서 자신의 후각을 끊고 다른 감각들을 높였다.
그리고 혼돈의 검을 들어 케이스를 바닥에 버리고 유희지를 향해 달려갔다.
바닥에 버린 케이스는 바닥 밑으로 녹아내려갔다.

꽤 빠르게 달려와 유은정의 앞까지 왔던 유희지는
갑자기 달려드는 유은정을 보고 살짝 당황해 뒤로 몇걸음 빠졌다가 의자를 앞으로 빼면서 다시 앞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유은정은 유희지의 팔이 없는 부분으로 방향을 꺾어 의자를 피했다.

"이번에도 실패하겠구나!"

"지금이야! 나와!"

유희지가 손잡이를 잡으려던 순간 바닥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며 그의 눈을 가렸다.

'이게 이번에 숨긴 대책인가. 잘 생각했네.'

유희지는 연기 밖으로 나와 문이 있던 곳을 바라봤다.
그곳에는 검고 일렁이는 커다란 늑대가 붉은 눈을 번뜩이며 사납게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저게 혼돈의 모습인건가? 생각보다 큰 걸 보니 소문은 소문이었어."

유희지가 혼돈을 바라보고 있을때 뒤에서 유은정이 나타나 그를 손으로 밀었다.

"혼돈! 덮쳐!!!"

그러자 검은 늑대는 빠르게 앞으로 달려나오며 그를 덮쳤다.

잠시후 그것은 유희지를 벽에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이런... 이렇게 하는 거도 방법이겠구나."

"아빠 3분 남았어요. 근데 못 움직이겠죠? 그러니 항복해요."

"아니 이미 너가 이겼어. 아까 날 밀었을때 나를 쳤으니 내가 진거지."

유은정은 조금 전 유희지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한 대라도 치거나 5분동안 버티면 합격이라고 했지? 그래서 그런건가.'

"은정아. 그러니까 얼른 풀어주지 않을래?"

유희지는 담담하게 유은정을 보며 말했고 유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혼돈 이제 풀어도 돼."

[그래. 알겠다. 다만 이야기 할것이 있는데 밀어내는 것과 밀쳐내는 것 둘 중 정확하게 친건 밀친 것이야.]

"무슨 소리 하는 거야? 그냥 풀어."

[후회 없다면... 알겠다.]

묶여있던 그는 풀리자마자 비틀거리며 넘어졌다.

유희지가 어설프게 넘어지는 것을 본 유은정은 이상함을 느꼈지만 그래도 아빠이기에 부축하기로 마음을 먹고 그에게 다가갔다.

"아빠, 괜찮아요?"

유은정은 유희지의 옆에 있던 혼돈의 검의 케이스를 집고 그를 부축했다.

"고마워. 아직 한팔만 있다는 걸 까먹는 거 같네. 이왕 이렇게 된거 같이 나가자."

"네. 그래요."

유하게 웃는 유희지를 보며 유은정은 자신이 하루만에 성공을 했다는 사실에 기뻐 흥얼거리며 문 앞까지 그와 함께 걸어갔다.

유희지는 유은정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내가 이 문을 잡을테니 비키렴."

"음... 네, 알겠어요. 그럼 저는 이제 성공한거죠?"

유희지는 문 손잡이를 잡고 정색을 하기 시작했다.

"5회 탈락."

"네? 아니 왜요?"

유희지는 문을 열고 당황해 하는 유은정에게 대답을 하기 시작했다.

"그야 당연하지. 넌 날 밀었으니까. 밀쳤으면 소리가 났겠지. 그러므로 넌 날 한대도 치지 못했지. 뭐... 혼돈의 검을 이용해서 밀고 묶은건 합격이야."

"아니... 그럼 혼돈이 말한게..."

"그래, 걔는 눈치가 좋더라. 그래도 뭐...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내일부터 나도 내 물건을 쓸거니까. 조심하고 오늘 같은 전략을 다시 세워봐."

"내일 또 해요? 그럼 저는 방학인데 언제 쉬어요?"

"합격할때까지. 언젠간 합격할 날이 있을거야."

유희지는 유은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오늘은 밖에서 먹자. 우리 둘다 지쳤으니까."

"네... 내일은 반드시 이길거에요."

"이길 생각 말고 제대로 할 생각을 하렴. 그러니 방금 전 처럼 나한테 당하는거야. 길거리 싸움은 심판도 없고 규칙도 없으니까."

유은정과 유희지는 집 밖으로 나갔다.

.
.
.

-다음날-

"이모 저는 싸우는 연습 안해도 되요? 주황마녀 대표의 친적인데 말이죠."

이은주는 유은정과 핸드폰으로 대화를 하다 문득 자신은 왜 그런 대비를 안하는 지 궁금해져서
자신의 방에서 같이 누워서 에어컨을 쐬며 책을 보는 자신의 이모에게 물었고
이은주의 물음을 들은 그녀는 읽던 책을 덮고 이은주를 보고 말했다.

"너보다 마력 잘 쓰는 애가 어디에 있다고 그러냐. 그리고 그거 하다가 사고라도 나면 네 엄마한테 나 목 썰려.
내가 아무리 대표지만 너네 엄마보다 약해. 나는 그저 대표 대리로 받은 수준이니까. 물론 내가 약한건 아니지만 말이야."

"그런가요... 그럼 저 스스로 연습하는 건요?"

"글쎄다... 너가 바라는 건 금지된 마법이라 하면 안될텐데? 명색이 대표의 친척인데 하면 안되는 짓은 하면 안되지?"

"으흠... 그럼 친구랑 싸우는 건요?"

"그러다 절교한다 하지마. 경험담이야."

"아니 그럼 어떻게 해요. 방에만 있기에는 심심한데 말이죠."

"나가서 놀아 그러면 나는 여기서 좀더 쉬다 가련다. 대표지만 가끔은 이런 일탈도..."

그때 방이 열리며 한 여성이 들어왔다.

"우리 대표님은 여기서 뭘하시는 걸까나~?"

그녀는 책을 펼치다 여성의 말을 듣고 움찔거리며 책을 떨어트렸다.
그리고 여성을 보며 우물쭈물 거리기 시작했다.

"아니... 그게 말이지... 음... 아, 맞다 이제 회의할 시간인데 슬슬 가야겠다.
언니, 얘가 심심하다니까 어떻게 좀 해봐. 알겠지? 은주야 너도 엄마랑 사이좋게 지내고. 난 간다 안녕~"

은주의 이모는 다급하게 도망을 갔고 그녀의 언니이자 이은주의 어머니인 이치우는 한숨을 쉬며 도망가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봤다.

"에휴... 저런 애가 대표인데 잘돌아가는게 신기하다."

이치우는 이은주를 보며 자신의 동생과는 다르게 온화한 표정을 지으며 은주의 손을 잡았다.

"우리 딸... 많이 심심해? 엄마랑 같이 어디 갈래?"

"괜찮아 엄마. 그냥 친구가 싸우는걸 연습한다고 해서 나는 안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거든."

"그래? 하긴 요새는 다시 친 능력자파랑 반 능력자파로 나뉘고 있으니 극단적으로 가면 위험하겠네. 그래서 친구랑 싸워볼꺼야?"

그녀의 물음에 이은주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말했다.

"아니, 이모가  친구랑 싸우는 연습하다 절교했다고 말했어. 그래서 난 친구랑 싸우는 건 싫어."

"아... 그건 걔가 혼자 잘못 맞고 토라져서 그런거야. 나는 친구랑 한두번은 겨뤄봐도 된다고 생각하거든 한번 해보는게 좋을거야. 해볼래?"

"그럴까...? 하지만 솔직히 같이... 아! 그래. 걔가 있었구나. 엄마 나 밖에 좀 나갔다 올게!"

이은주는 오진석에게 전화를 걸며 방 밖으로 뛰쳐 나갔고 이치우는 자신의 딸을 물끄럼히 바라봤다.

'오랜만에 남편에게 한판 하자고 말해야겠다.'

.
.
.

오진석은 방안에서 열기를 느끼며 침대 위에서 널브러져 있었다.

"더워... 이런 날씨에 에어컨이 고장나는게 말이 되냐..."

그때 이은주에게 전화가 와서 오진석은 전화를 받았다.

"어... 은주야... 왜..."

"진석아 들려?"

"들리지 왜..."

"나랑... 나랑 싸우자!"

"도대체 왜..."

========================================================================================================================

제목을 짓는건 언제나 고민입니다.

전투 묘사를 해봤는데 괜찮은지 모르겠네요
솔직히 민거랑 밀친거랑 다르다고 한건 억지인거 같기도 하고 ㅋㅋ
오랜만에 올리는 거라 앞 내용 모르는 사람들도 좀 있을거같긴한데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모음집 하나 만들까요

오타나 맞춤법,맥락이 이상한게 있는거같으면 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