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 이러다 수업에 지각하겠어~!!"

릴리는 급하게 옷을 갈아입고 교실로 급하게 뛰어갔다.


첫 오리엔테이션부터 지각해버리면 선생님들에게 안좋은 이미지를 줄까봐 겁났기 때문이다.

가까스로 교실에 도착하고 나서 구석의 빈자리에 앉아 늦지않게 수업 준비를 마쳤다.


수업을 시작하는 종소리가 울리고 선생님이 책이 잔뜩 들어잇는 수레를 낑낑데며 교실안으로 밀고 들어오셨다.


'히익.... 뭐가 저렇게 많아?!'


"자, 모두 좋은 아침이에요~! 오늘은 첫 수업이니까  교과서 받고 간략하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질려고 합니다."


선생님은 칠판에 분필로 자신의 이름인 '플로렌스 나이트체이서'라고 적고는 헛기침을 했다.


"앞으로 1년간 여러분을 맡게된 플로렌스라고 합니다. 앞으로 다같이 잘해봅시다!"


선생님의 당찬 자기소개에 화답하듯이 박수갈채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모두들 감사합니다. 자, 그럼 첫 수업을 시작해볼까요?"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건네주고는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여러분이 받은 책은 어찌보면 평범한 교과서로 보이겠지만 사실 일종의 병법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투는 무조건 몸으로 밀어붙인다고 이길 수 잇는게 아니에요. 

책략과 전법을 적절히 이용한다면 상대와의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수 있습니다."


'오오..... 전법이랑 책략이라.... 듣고보니 맞는 말 같기도 해.'

릴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아차차, 너무 말로만 하니까 지루했나요? 그럼 이제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서 자기소개 타임을 갖도록 하겟습니다."


여기서 플로렌스 선생님이 말하는 자기소개는 조금 특별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속성과 무기까지 전부 소개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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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돌아 드디어 릴리의 차례가 다가왔다.


그녀는 당황스럽고 떨려서 말을 조금 더듬기 시작했다.


"아... 전, 릴리 베아트리체라고 합니다. 속성은 마도검사고.... 무기는 마검을 쓰고 있습니다."


릴리는 그녀의 무기를 조심히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그 순간 책상이 우당탕 소리를 내며 부숴지고 말았다.


"히익?!"


"뭐, 뭐야...."


주변의 다른 학생들이 깜짝 놀라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자, 모두 정숙하세요. 아직 소개가 남앗잖아요?"


"아, 책상 부숴뜨려서 죄송해요. 일부러 그려려던 건 아니었는데, 이게 좀 무거워서 그랬나 봐요.."


"괜찮아요, 릴리 양. 책상은 얼마든지 바꾸면 되죠. 근데 얼마나 무거운 거죠? 웬만해선 잘 안부서지는 책상인데..."


"어... 한  4.5톤 정도 나가는 거 같습니다."


릴리의 답변을 듣고 주변 사람들의 분위기가 한순간에 바뀌었다.


다행히도 비웃거나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이 아닌 오히려 경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 4.5톤짜리라고? 미친.... 그거 어떻게 들 수 잇는 거야?"


"의외로 쟤 힘이 세나 봐...."


"저도 이걸 처음부터 잘 들 수 있던 건 아니었습니다. 몇번이고 훈련하면서 잘 다룰 수 잇게 습득했습니다."


"오오....!!"


주변에서 박수소리와 멋있다는 말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릴리는 순간 얼굴이 빨개져 쑥스럽다는 표정을 짓고는 자리에 앉았다.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자, 선생님은 잠시후 2교시에 만나자며 교실 밖으로 나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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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야, 너 굉장하다! 이 무거운 걸 거뜬히 들다니 말야."


"괜찮으면 나랑 한번 팔씨름 해줄 수 잇어?"


릴리의 주변으로 수많은 질문 공세들이 쏟아져 내려왔다.


'이렇게 많은 질문은 태어나서 처음이야....'


"얘들아, 너무 그렇게 들이대지 마. 릴리가 부담스러워하잖아."

릴리의 옆자리에 앉은 짝꿍(?)인 메이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아, 미안."


모두 자리로 돌아가고 나서 메이가 넌지시 말을 걸었다.


"이거 안 무거워? 잘못하다간 손목 나가겠는데."


"전혀 무겁지 않아. 몇번 휘두르다 보니 익숙해져서 말야."


"대단하네, 근데 이런 검은 어디서 구한 거야?"


"아, 그냥 선물로 받은 거야."


"오오, 부럽다... 이런 검은 보통 구할려면 한 4~50만 베리는 족히 들거든."


"그렇구나. 이런 쪽에 관심 있나 보구나?"


"응. 부모님이 무기를 파는 일을 하고 계시거든. 그래서 자연스레 관심이 생긴 거야."


"그럼 나중에 시간 되면 구경가도 되니?"


"당연하지, 얼마든지 와. 신기한 거 많이 보여줄게."


평범한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의 얼굴에 미소가 비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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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후, 교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면서 플로렌스 선생님이 방금 전과는 다른 복장을 하고 들어오셨다.


마치 그 모습은 고귀한 풍채를 한 기사를 닮은 것 같았다.


"자, 이번 시간에는 갑작스럽겠지만 모의전투라는 걸 해볼려고 합니다. 갑자기 당황스럽게 해서 죄송해요. 

선생님들끼리 회의를 했었는데, 아무래도 교육일수를 맞추다 보니 당장 2교시부터 수업진도를 나가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

대신 조금 가볍게 진행해볼려고 합니다. 오늘은 간단히 결투의 기본 룰을 실전으로 배우는 시간을 가질 겁니다."


플로렌스 선생님은 반 학생들애게 학교에서 지급받은 결투복으로 갈아입고 나서 무기를 갖고 체육관으로 집합하라고 하셨다.


여기서 결투복이란, 우리가 보통 흔히 생각하는 체육복과는 조금 다른 재질로 만들어진 옷이다.

그것은 바로 자가수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결투도중 옷이 찢어져도 30초 후면 바로 원상복구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단가도 저렴해서 얼마든지 살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릴리는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던 중 같은 반 여자애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게 되었다.


흔히 착용하는 브래지어가 아니라 압박붕대로 칭칭 감았기 때문이다.


"저, 릴리야... 그렇게 하면 안 불편하니?"


"그러게 말야, 그러다 숨막힐텐데...."


"어... 음.... 그냥 결투할때 가슴이 출렁거리면 거슬리니까 단단히 묶어놓은 거야.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는 걸 막아주거든.'


"그렇구나, 하긴 무거운 장검을 들고 싸우니까 그럴만도 하네."


옷을 갈아입고 나서 릴리 일행은 무기를 챙기고 체육관으로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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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다 모이셨나요? 그럼 이제 실전 강의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결투의 기본 룰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첫째, 시작하기 전 상대에 대한 존경과 예의를 담아 정중히 인사를 한다.

두번째, 절대로 비겁한 술수를 쓰지 않을 것.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승부에서 졌을 시 절대로 상대에게 앙심을 품지 않을 것 입니다.

이 세가지 룰을 꼭 새겨두시기 바랍니다."


릴리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궁금증이 생겨서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저, 선생님. 한가지 질문 있습니다."


"오 뭔가요 릴리 양?"


"두번째 룰이 비겁한 술수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나요?"


"좋은 질문입니다. 굳이 에를 들자면 고의적으로 상대의 시야를 가려 전투 불능으로 만드는 걸 비겁하다고 하는 겁니다."


"그렇군요. 충분히 이해했습니다."


"그랫다니 다행이군요. 전 여러분을 비겁한 술수를 쓰는 어릿광대가 아닌 정정당당한 결투가로 양성시키고 싶습니다.

그러니 부디 제가 말한 규칙들을 꼭 지켜주세요."


선생님의 진심 어린 말씀에 반 아이들은 단체로 박수를 치며 명심하겠다고 약속했다.


"자, 이제 결투의 진행방식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결투는 호각소리와 심판의 앙단테라는 선언 구호가 울리면 그때부터 시작입니다.

그전에 먼저 선공하게 된다면 페널티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결투는 전 후반전을 합쳐서 180초동안 진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때까지 결판이 나지 않을 시 보너스 타임 100초가 주어집니다.

제한시간 내에 상대를 쓰러트리지 못할 시 드로우(무승부)처리가 됩니다.

자, 여기서 질문 있으신 분 잇나요?"


이번에는 어느 누구도 질문을 꺼내지 않았기에 빠르게 진도를 나갔다.


"자, 그럼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그럼 모의전투를 실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이 앞에 놓여져있는 상자 안에서 제비뽑기를 통해 결투 상대가 결정될 겁니다.

먼저, 앞의 줄부터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표를 뽑으세요."


돌고돌아 드디어 릴리의 차레가 왔다.


그녀는 조심스레 쪽지를 뽑아서 확인해보았다.

'흐음... F가 나왓네? 상대는 누구일까?'


모든 학생이 표를 전부 뽑자, 선생님은 같은 쪽지를 고른 사람끼리 서로 결투를 하게 될 거라고 말했다.


릴리의 상대는 바로 프란체스카였다.


"얼레? 릴리, 너도 F번 뽑앗구나? 어찌됐든 잘 부탁한다!"


"응, 그래! 내 실력 아낌 없이 보여줄테니까 각오해."


두 사람은 서로 주먹을 맞대고는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