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담ㅎ

시철은 지도를 보며 걷기 시작했다. 시철은 검 한자루만 들고 거기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들었으나 자신에게 정체모를 힘이 있다고 생각하고는 계속 걸어갔다.

 

그러나 그 걸음은 출발한지 3시간이 되어서 멈췄다. 발톱을 드러내고있는, 고양이귀를 가진, 털이 많이 나있는 아저씨가 시철에게 적의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에... 아저씨? 왜그러세요?"

 

그 존재는 분명 수인으로 보였지만, 시철은 소설에서 흔히 보던 수인 미소녀의 환상을 가지고 있었기에 마음속으로 수인임을 부정했다.

 

"식량을 발견했다. 죽인다."

 

[적대개체 '수인' 발견. 사살할것을 권장.]

 

그러나 '수인'임을 확증하는 안내창은 시철의 환상을 깨버렸고 수인이 한 말인 '죽인다'는 시철에게 두려움을 심어주었다.

 

"젠장!"

 

시철은 검을 들었고 그 수인은 발톱을 빼들고 달려들었다. 본래라면 피할 수 없었을 공격이지만, 시철은 경이로운 속도로 뒤로 물러나며 그 공격을 회피했다. 아니, 시철의 몸이 저절로 움직인 것이었다.

 

'큭... 또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 잘된건가?'

 

시철이 이런 생각을 할때 안내창이 떠올랐다.

 

[상황이 꽤나 안전하다고 판단. 전투훈련을 시작합니다.]

 

"??? 안전하다니! 이게 뭔 개소리야!"

 

"식량이 갑자기 미쳤다. 공격한다."

 

수인은 다시 공격을 재개했다. 그러자 시철 앞에 다시 안내창이 떴다.

 

[우로 회피.]

 

그걸 본 시철은 본능적으로 우측으로 회피했고 수인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투는 계속 이어졌다.

 

[좌로 회피]

 

[상체 숙이기]

 

[옆으로 구르기]

 

시철은 수많은 공격들을 피해냈고 수인은 살짝 지친듯 보였다. 그리고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수인은 다시 시철에게 달려들었다.

 

[검을 정해진 좌표로 뻗으시오]

 

시철의 눈 앞에 좌표평면이 보이기 시작했고 붉게 표시된 지점에 시철이 검을 뻗었다. 그러자 달려들던 수인은 가슴 깊이 검에 찔려버렸다.

 

"크어어어억"

 

시철은 그 모습을 보고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수인은 검에 찔려 몸을 흔들었지만 시철은 검을 놓지 않았고 그렇게 수인은 사망했다.

 

"맙소사... 벌써 둘이나 죽였어!"

 

시철은 당황했지만, 먼젓번에 엘프를 죽인것도 있었고 너무 심각한 아싸라서 감정이 퇴화되어 버렸기에 견딜 수 있었다. 그리고 안내창이 다시 떴다.

 

[이곳은 수인의 영역으로 추정됩니다. 경로를 수정합니다. 증가한 거리 21km. 길안내를 시작합니다.]

 

시철은 증가한 목적지 까지의 거리를 보며 암담한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