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철은 시레트와 함께 사냥을 나섰다. 시레트는 고기를 구하자는 추가적인 요구사항도 덧붙였다.

 

"이런... 그때 그 트롤을 도축했어야 했는데..."

 

"바보."

 

그들은, 일단 언덕을 올랐고 사슴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트롤을 잡았던 총은 이미 옆구리로 회수된지 오래였기에 시철은 총을 쓸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나온 안내창의 내용은

 

[총알을 아껴야 합니다.] 였다.

 

"총알이 몇개있는데?"

 

[위기의식 조성을 위해 밝히지 않겠습니다.]

 

역시나 안내창은 비협조적이었다. 시철은 그럼 그렇지 라고 생각하고는 칼을 꺼내들었다.

 

"식량은 칼을 쓰는구나? 내가 저기서 몰아올게. 식량은 그걸 잡아."

 

할말만 한 시레트는 저 멀리 사슴의 뒤편으로 뛰어갔다. 네발로 뛰어가는 그 모습은 시철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시레트가 꽤나 멀리 돌아갔기에 사슴은 시레트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윽고 시레트가 뛰어서 사슴에게 손톱을 박아넣자 사슴은 놀란듯 시레트를 등에 붙여둔채 뛰어가기 시작했다. 잘만 하면 시레트 혼자서도 잡을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레트는 사슴의 등에 손톱을 박고 잘 매달리고 있었다.

 

그래도 살짝 불안정하게 시레트의 몸이 흔들리고 있었으므로, 사슴이 엎드려있는 시철을 향해 달려오자, 시철은 사슴의 목을 칼로 베었다. 위치선정부터 검을 휘두르는 방향까지 모두 안내창이 알려준대로 하자 이런 기적적인 장면이 연출되었다.

 

목이 베인 사슴은 쓰러졌고 시철과 시래트는 사슴 근처에 주저앉았다. 시철이 검을 꺼내서 도축하려고 하기도 전에 시레트가 순톱으로 능숙하게 가죽을 벗겨냈다. 거의 검과 다를바 없는 절삭력이었다.

 

그리고 시철이 불을 피우려고 했는데 시레트는 그냥 사슴고기를 날로 먹었다. 그에 시철이 당황항 채로 있자 안내창이 떴다.

 

[감염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드십시오.]

 

검사도 하지않고 왜 그렇게 확신에 차있는진 몰랐지만, 시철은 안내창의 말을 믿고 시레트와 함께 사슴고기를 집어먹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