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당신은 힐링계를 아시나요? 아마 아실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많이들 알겠지만 굳이 설명하자면 잔잔하고 굴곡이 완만한 글로서 보는 이로 하여금 소소한 행복을 주는 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글은 힐링계를 노리고 쓴 글입니다. 별다른 굴곡도 없고 시련또한 시시하기 짝이 없는 거죠. 다만 형식이 다릅니다. 


제 글은 등장인물과 제가 대화도 할 수 있고 당신에게 물음을 던질 수도 있습니다. 상호작용이 되는 글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할듯합니다. 이렇게 말이죠. 「선호씨!」


“네 불렀어요?”


「앞으로 이 글을 읽을 사람이야 인사드리자.」


“네? 너무 갑작스러운데요?”


「독자님이잖아. 간단하게 자기소개좀 해 줘.」


“아, 네. 저는 현재 24살 이선호라고 합니다. 서울 사는 자취생입니다.”


「별 볼일 없는 친구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쓸데없는 말이에요”


난 충분히 할 수 있을만한 발언이라 생각했는데 저쪽은 아니었나 봅니다. 일단 저 사람이 프렌치 토스트를 굽는 동안 시시콜콜한 얘기나 나눠보죠.


당신이 이 글을 읽은 시간은 몇 시 인가요? 저와 같은 아침이라면 공감대가 많이 겹칠 겁니다. 그리고 혹 저녁이라고해도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것도 아니죠. 


전 이 글을 쓰는 시간은 오후 1시네요. 좋습니다. 


마침 오늘은 비가 오니 이 글 안 속 날씨도 비 내리는 날로 정하죠.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지금은 아침 시간이고 비가 내린다.


어때요? 배경이 마음에 드시나요? 시공간을 멋대로 정하다니 저도 마치 신이 된 기분이네요.


“작가님! 왜 또 비가 내려요?”


아 말하는 사이 저 친구를 잊고 있었군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그야 현실엔 비가 오니까 분위기 낸거야.」


“오늘 빨래 하려고 했는데...”


「그냥 이 날씨로 해.」


“고집만 드럽게 쎄네요.”


「암 내가 누군데.」


「누구긴 별 볼 일 없는 작가 지망생이지.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 중요한건 꺾이지 않는 노력이랬다. 이래서 요즘 젊은 것들은.」


“네 다음 꼰대.”


봤나요? 웃음이 다 나오네요. 저 친구 괴롭히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뭔가 하는 행동이 애 같아서 다루기 귀엽습니다.


선호가 그릇에 보기 좋게 토스트를 담습니다. 한 번 말을 걸어봅니다.


「나도 하나 줘.」


“작가님은 토스트 먹는 게 불가능하잖아요.”


「안 되면? 되게 하라는 말이 있지.」


“그 말은 즉 직접 구워드시게요?”


「아니 굶어야지 뭐.」


“쌤통이다.”


「등장인물은 조용히 밥이나 드세요.」


“네, 네.”


저 친구 토스트 먹는 모습도 웃기는게 식빵 귀퉁이를 먼저 베어물고 그다음 안쪽 빵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네요. 토스트가 저리도 맛있나봅니다. 여러분도 오늘 뭘 먹을지 고민이라면 프렌치 토스트를 적극 추천합니다. 별 레시피 없어도 맛있잖아요.


따뜻한 토스트와 커피 한 잔 그리고 바깥에서 추적추적 내리는 비까지.


이것이 행복이 아닐까요? 


모든 굴레를 벗어던지고 한 입 베어물은 토스트가 누군가에겐 인생의 낙이기도 한 겁니다. 그걸 한 번 향유해 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근데 독자분은 식사 하셨대요?”


「갑자기 왜? 난 몰라.」


“뭐, 이러니저러니 해도 완전히 입을 닫을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그야 반반이지 않을까? 먹었다, 안 먹었다」


“바보 같으면서도 수긍이 가네요.”


나야 뭐 글 속에서만 신이니까 당신이 뭘 먹고 있는 지야 모르죠. 아무래도 좋습니다. 중요한 사실도 아니니까요. 


지금은 그저 이 글에 몸을 맡겨봅니다. 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