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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화의 세계.


그 그림을 향해 보이는 관람객들의 표정들은 하나같이 다양했다. 감탄하기도 했고 무관심해 보이기도 했으며 무슨 이유에선지 진지한 표정으로 몇시간이고 쳐다보는 사람도 있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 그림을 보고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그림의 건너편에서 관람객들을 지켜보는 소녀가 있었다.


금발의 머리가 등짝까지 넘실거리는 소녀는 가끔씩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밖에 있는 사람들을 지켜보곤 했다. 그럴 때마다 커다란 빨간 눈을 가진 인형이 소녀를 즐겁게 하기위해 춤을 추었다.


소녀는 인형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응. 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저... 저편은 어떤 곳일까하고 생각했을 뿐이야."


태어나서부터 저편의 세계에 나가본 적 없는 소녀의 눈에는 바깥은 동경해 마지않는 것들로 가득차 보였으리라. 


"잘은 모르겠지만 나 아무래도 저편의 세계가 신경쓰여."


소녀는 인형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하지만 말 못하는 인형은 고개를 들어 소녀를 바라만 볼 뿐이다.


"있지. 아버지는 어째서 나를 그린걸까. 이곳은 즐겁고 멋진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나... 친구를 가지고 싶어..."


"그러니까 있지. 누군가 빨리 와주지 않을까... 빨리 누구 와주지 않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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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은건 없지? 이브."


"손수건은 가져왔니? 생일에 줬던거 있잖니."


"오늘 보러갈건 '게르테나'라는 사람의 전시회로 분명 이브도 재밌어 할거라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