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릴게요.'

이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돌아올지 아닐지도 모르는, 먼 여행을 떠난 사람이 남긴 글을 처음 보았을 때, 머리속을 뒤흔든 충격이 아직도 내 머리를 맴돈다. 바로 이틀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게 글을 쓰고 소통하던 사람이, 내가 존경하고 배우고 있던 사람들 중 한 명이 떠난다는 사실은 내 감정을 빼았기에 충분했다. 아무리 글을 쓰고, 의견을 나누며 밝은 척을 해 보아도 내가 그의 글을 보면서 느꼈던 그 기대감을 다시 느낄 수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은, 내 마음에 큰 차갑고 공허한 공간을 남겨 놓았다. 그는 그렇게, 돌아온다는 약속을 남긴 뒤 험한 가시밭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의 마지막 글을 보니,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하루가 지나고, 새로운 사람들의 새로운 작품을 보고, 농담글을 보고, 내가 좋아하는 채널의 영상을 보아도 그 공허함은 풀리지 않는다. 내가 너무 마음이 약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그의 글을 본 모두가 그런 감정을 느낄까. 그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었던 말은 오늘도 입 속으로 삼키고, 오늘도 나는 일상 속으로 빠져든다.

"야. 너는 만약 네가 존경하던 사람이 떠나면 어떨 것 같아?"
"왜 갑자기 그런 심오한 걸 물어보고 그러실까? 너답지 않게. 그냥 너답게 웃어, 웃어.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이런 반응이 나올 줄은 뻔히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충격적이다. 이미 충격을 받아버린 내 감정에 못이 박히는 기분이다. 얼마나 기다려야 돌아올까. 얼마나 있어야 다시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을까. 온갖 잡념이 내 머리속을 맴돈다. 아무리 내가 그를 그리워하고 그리워한다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밖에 없을 것 같다.

"마음 편히 돌아오세요. 기다릴게요. 언제까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