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진동은 그 뒤로도 계속되다가 진정되었다.


진동이 진정되자, 대광은 핸들에서 머리를 떼고 주변을 둘러 보았다.


자신의 앞은 아무 문제가 없어 보였다.


대광은 기어를 후진으로 넣고 사이드브레이크를 건 뒤 화면으로 뒤를 보았다.



대광의 뒷편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부서진 차의 파편들이 이리저리 널부러져 있었고, 차들은 박살이 난 게 대수였다.


다친 사람들이 흘린 피로 엉망이 되어 있었고, 그 사이로 사람의 손으로 보이는 물체도 있었다.



대광은 사이드브레이크를 풀고 천천히 뒤로 갔다.


어느 정도 뒤로 간 후, 그는 차 문을 박차고 나왔다.


"-거기! 살아계신 분 계세요?"


"-여기 있습니다!"


어느 사람이 범퍼가 날아간 은빛 소나타 차량에서 나오며 말했다.


"-괜찮으세요? 안 다치셨죠?"


"-허리가 아프긴 하지만 괜찮아. 진동이 꽤 심했는 모양인데? 근데 자네라도 사고에 안 휘말렸는것을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해."


"-아까  은빛 차량이 아니었으면 전.. 잠깐만요, 이 차..."


소나타에서 나온 사람은 바로 대광의 옆을 스치고 지나갔던 차의 주인이었다.


"-아니, 그럼 내가 끼어들어서 자네를 살렸단 말이야? 허~이거~"


"-일단.. 고맙습니다. 근데 차가 부서졌으니... 어디까지 가시던 길이세요?"


"-신항만 쪽에 가던 길이야. 혹시 자네도 그쪽으로 가나?"


"-네. 일정이 있어서 포항 시내로 가던 길이었어요. 태워 드릴까요?"


"-그래. 일단 영천휴게소에서 상황을 알아보고 떠나는게 좋겠어. 길이 막혔을 수도 있지 않나."


대광은 소나타 차주를 태우고 영천휴게소로 내달렸다.


그리고 그는 라디오를 틀었다.


"-긴급속보입니다. 방금 전, 12시 정각 39초에 경북 포항시 북구 4km 지점에서 규모 6.8. 다시 말합니다.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 지진은 지난 2016년 9.12 지진 이후 관측 이래 큰 지진이며, 9.12 지진의 약 100배 위력에 해당합니다.


현재 지진으로 포항,경주,울진,대구 등 여러 지역의 피해가 예상됩니다..."


곧 대광의 전화기로 전화가 걸려왔다.


"-어머니, 괜찮으세요?"


"-야, 광, 너 지금 어디야? 안 죽었지?"


"-형? 형이야? 어머니는?"


"-이마가 까졌어. 암튼, 포항으로 오지 마, 쑥밭이니까!"


"-일단 형과 가족들, 그리고 형 여친네부터 구하고 봐야지!"


"-여기는 우리가 알아서 대구로 갈게, 너나 대구로 튀어!"


전화는 끊겼다.


"-누구 전화인가?"


"-제 형입니다. 오늘 결혼식이 있다고 해서 먼저 포항에 신부랑.."


"-그쪽 가족이 안 다쳤기를 바랄 뿐이네."


[기상청 지진정보]

발생시각2022.08.10 12:00:23
추정 규모6.8
지역별 진도최대진도 VII(경북,대구,울산,부산) , VI(경남,충북,강원) , V(전남,전북,충남,대전,세종)
IV(광주,경기,서울) , III(제주)
추정 위치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4km 지역 
추정 심도8km
참고 사항자연지진으로 분석됨


곧 그들은 화남터널을 지나, 임고 1터널을 지나가고 있었다.


"-여기만 지나면 영천휴게소에요."


"-이 터널이 무너지지 않은 것 만으로 신기하군. 지나왔던 다리는 무너졌는데 말이야."



임고 1터널을 빠져나가는 순간, 대광은 무언가를 보고 브레이크를 걸었다.


"-저거... 사실.. 이죠?"


"-어. 사실이야."


"-아니..."


그들 앞에 펼처진 영천휴게소는 더 이상 기능을 할 수 없었다.


영천휴게소 익산방향은 뒤편 산에서 일어난 산사태로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었고, 두 방향의 영천 휴게소에서는 불이 나고 있었다.


심지어, 토사가 양 방향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러면.... 포항방면으로는 들어갈수 있겠군요. 들어갑시다."


"-그러자. 일단 영천에는 서지 않는게 좋겠어."


대광은 다시 악셀을 밟고 영천휴게소로 들어갔다.


영천휴게소는 생각보다 상황이 더 심각했다.


주유소와 본 건물에서는 불길이 치솟았고, 대피하는 이용객들로 휴게소는 혼란에 빠져 있었다.


다행히도, 그들은 무사이 빠져나갈수 있었다.



한참을 더 달려, 그들은 서포항IC에 도착했다.


IC 너머로는 여러 대의 차량들이 벽을 세우고 있었다.


대광이 벽 근처 사람에게 물었다.


"-저기.. 왜 막은 거죠?"


"-여기서 부터는 길이 막혀서 그럽니다. 다리가 무너져서 많은 사람들이 당했어요."


"-네? 그럼, 고속도로를 나가라는 말인가요?"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저희도 다른 사고를 막기 위해서 여길 막고 있으니까요."


"-네. 안녕히 계세요!"


대광은 차를 돌려 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갔다.


고속도로의 교량은 완전히 무너져 그 밑의 도로를 완전히 막고 있었다.




곧 그들은 어느 마을에 도착했다.


"-여기에 잠깐 세울게요."


"-그래. 잠깐 바람 좀 쐬자고. 근데 여기가 어디지?"


"-네비에는 신광면이라고 하네요."


"-하.. 이 마을도 파괴됐는 모양이군."


"-그나저나, 이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신항만까지는 거의 바로인데, 갈까요?"


"-그래."







"-포항시에서는 지금도 약간씩 미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진앙지 추적 결과, 진원지가 계속 남동쪽 해안으로 이동하고 있다는게 확인되었습니다. 과연 더 위험한 지진의 전조일지는 미지수입니다."



3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