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는 처음 보는 눈의 결정이ㅡ

피어나고,

어두운 조명 아래 가로등 주홍빛이 위로 솟아오른다.

 아래에서는 주홍빛 눈이 나풀나풀 날아올라

“안녕.”

너만을

‘좋아해.’

비춘다.




하아ㅡ

얀색

 입김이 올라가고.

 눈이 시리다.

 창문에는 얼음 결정이 붙어 눈이 소복하다. 뿌연 안개는 창문에 들러붙는다. 하얀 눈은 점점 더 쌓여 온 세상이 물든다. 눈을 뗄 수 없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어서.

어둠이 고요하게 내려앉은 밤에도 들뜬 생각은 반짝반짝 빛나는 눈 결정. 늘 다른 결정체, 내 손에 닿으면 녹아내릴, 잊을 수 없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눈이, 저 하늘에서 넘실거리는 그 결정체는 내

눈에 알알이.

‘좋아해.’

발 걸음걸음마다 뽀득뽀득 소리. 저기 운동장 끝 소나무가 눈 옷을 입고 있는 곳에서 하얗게 쌓인 눈밭에 있다. 조그마한 눈사람을 만들고 나뭇가지를 꽂고.

손이 발갛다. 빨간색

고개를 올려

“안녕.”

마주치면, 눈 때문에 차가워진 귀는 빨갛게.

눈에 빨간색 일렁이는 생각은 그렇게.

우린 늘 그곳에 서 있어.

“안녕.”

하염없이 그리던 눈에는 깨끗한 냄새가 나.

손을 뻗었다가,

움츠렸다가,

다시




소복이.





우리, 겨울의 계절은 영원히 함께일까.






녹아가는 시간만큼 하늘은 맑아지는데

 한 번 더, 한 번만 더.

눈을 감으면 마음 한 켠에 살아있길.

 너를 지켜보며

 눈이 내려올 때면 녹아내리는 계절에 다시 눈을 감고 눈의 결정이 스며들길.

 “졸업을 축하합니다.”

 이 창밖에 내리는 눈이 멈추지 않길.




 우리, 이대로 서로 잊게 될까.




 이미 녹고 더럽혀진 눈으로 가득하고 눈에는 녹은 눈

물이 떨어진다. 용기도 아무것도 없이 집에 가고 생각했어.

이제 봄이 올 거라고.

우리는 성인이 되어 이대로 쌓일 거라고.

널 못 본 교실에서 짙은 후회를 했다.




다시 한번 눈아, 내려줘.

한 번만 누나 기다려줄래.




눈이 내리지 않아 찬란하게 슬픈 그 봄날에.

우리의 조명이 반짝이는 그날에.

새싹이 차오르던 날 차가운 봄바람이 스치던 날.

어두운 조명 아래 가로등 주홍빛이 위로 솟아오른다.

 나의 가쁜 숨은 따스한 봄눈이 날리고

“안녕.”

옆을 돌아본 너는 하얀 미소를 짓는다.

 우리는 다시

“안녕.”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