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열기가 느껴지고 모래가 다리를 스치는것이 느껴진다. 이게 무슨일일까 나는 분명히 학교로 가고 있었을텐데...

 

눈 앞에는 거대한 모래언덕이 보일뿐이다. 이 무슨 끔찍한 일이란 말인가. 여기는 사막인 것일까?

 

"이런 미친 이런일이 일어나다니"

 

아무리 봐도 여기는 사막이다. 머릿속에는 사막에서 말라죽는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가방! 가방에는 쓸만한게 있을거야"

 

가방을 펼치고 있는 물건을 다 꺼내보았다. 바닥에 널부러진것은 노트2권,학습지,무언가가 담긴 통 그리고 필통하나. 물통은 없다. 

 

아아... 나는 왜 물통을 들고다니지 않았던 걸까... 애통함에 소리를 지른다. 

 

"살려줘!!! 여기 누구 없어요?!!!!!!"

 

여기서 소리를 질러봐야 기운만 빠질 뿐이다. 뜨거운 햇살이 느껴지고  이 햇살을 피해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하다.

 

차라리 눈밭이었다면 눈속에서 이 뜨거운 햇살을 피할수 있었을텐데 절망만 가득하다.아아...아직 하고싶은게 많이 남았는데... 이렇게 죽는건가?

 

나는 앞으로 걸어가며 공허한 질문을 한다.

 

"사막에 햇빛을 피할수 있는곳이 있기는 할까?"

 

헛된 질문이다 그런곳 따위 있을리가 없다. 이렇게 된것은 내가 저지른 짓에대한 대가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며 언덕을 오른다.

 

넓은언덕이 앞을 가로막아서 도저히 피해갈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걸음 한걸음 언덕을 오르며 생각한다.

 

내 친구 도산이가 생각난다. 그 친구는 항상 성적이 상위권이었다. 수학 2등급... 영어1등급... 국어 3등급... 아니 이건 상위권이 아닌가?

 

아무튼 과학이 1등급이니 상위권일 것이다. 

 

"아아아아악! 모래들어갔어 아윽 개아파"

 

눈에 모래가 들어가서 고통받았다. 여전히 햇살은 뜨겁고 다리가 저려온다. 

 

이런 끔찍한 현실을 잊기위해 다시 도산이를 생각한다.

 

도산이는 항상 여친을 사귀고싶다고 했다. 그러나 도산이의 빻은 얼굴을 봤을때 도산이는 가망이 없다.

 

도산이는 커서 삼성에 들어가고싶어했다. 하지만 걔는 너무 찐따같았다. 아마도 면접을 볼때 탈락할것이다. 그리고 얼굴도 빻았고 하는짓도 찐따같으니 여친은 평생 못사귈것이다.

 

...전에 그런 생각으로 도산이에게 해선 안될짓을 한적이 있다.

 

다리의 통증에 주저앉아 주위를 둘러보니 전과 같은 모래들이 보일 뿐이다. 잠시 한줌의 모래를 쥐고 시를 떠올린다.

 

아아 누가 나를 이 험한땅에 버리고 가셨나요

 

사람 한명 없는 이 말라붙은 땅에서 죽어갑니다

 

모래는 싸그락 싸그락 휘날리고

 

햇살은 화르륵 화르륵 내려옵니다.

 

이 광활한 대지에서 홀로 이 땅을 거닐며

 

먼 세상의 친구를 떠올립니다

 

꽤나 구린 시를 떠올린것 같다. 다음에는 더 멋진 시를 써야지... 그런 생각을 하며 언덕을 오른다.

 

언덕을 보고 떠오르는것은 별로 없다. 무언가 바뀌는게 있어야 계속 감상을 하지 계속 바뀌는건 나의 몸상태 밖에 없다.

 

그러나 다행히도 언덕의 정상에 거의 다다랐다.

 

"하아... 이 망할 언덕은 한 1k는 되는걸까? 엄청 오래걸렸네..."

 

더 걸어서 언덕의 정상에 도달했다. 그러자 보이는것은 넓은 평야에 있는 선인장들!!!

 

"선인장이라니!!! 자르면 물이 나오겠지?"

 

선인장을 향해 걸어간다. 제법 거리가 있는게 한참이 걸릴것 같다. 

 

가는동안 시를 쓰자

 

아! 선인장이여 누가 그대를 만들었는가!

 

그대를 만든것은 빻은 얼굴의 도산이가 아니오

 

그대를 꾸민것은 게임 못하는 찬경이도 아니요

 

그대를 이렇게 이세상에 탄생하게 한것은

 

그대를 이토록 간절하게 소망했던 소인이요

 

그러니 이 영광의 날 나는 그대를 꺾어 파괴하리오

 

이건 좀 잘쓴것 같다. 역시 나는 천성이 문과인것 같다. 

 

선인장이 약간 가까워졌다. 이제 1시간만 더 걸으면 되려나? 

 

"...아니 1시간이라니 무슨 이런 경우가 다있어?!"

 

꽤나 오래걸릴듯 하다. 그나마 나은점은 하늘에 구름 한점이 떠있다는 걸까? 약간이라도 변화하는 풍경은 내가 미치는것을 약간 늦춰준다.

 

또다른 친구인 찬경이를 생각해보니 눈에 눈물이 차오른다.

 

찬경이는 항상 수업시간에 잠을잤다. 40일 전에도 41일 전에도...

 

아무튼 찬경이는 항상 엎드려서 잠을잤다. 그러나 게으른 사람은 아니였다. 같이 놀러갈때는 챙겨오라고 한것을 빠짐없이 챙겨왔다. 

 

그리고 의외로 시간관리가 철저했는데 밤에 게임을 하기위해서 시간표까지 짜가며 학교에서 잠을잔거였다. 

 

찬경이는 학교수업이 끝나면 항상 집에갔다. 찬경이의 말로는 pc방에 갈 돈이 없어서 라는데 납득이 갔다. 그 많은 시간을 pc방에서 보내면 한달에 수십만원이 나갈것이다. 

 

그 친구의 티어는 챌린저... 롤 이외에 잡다한 게임을 다 하는것 같았다. 

 

게임조차도 계획서를 써가며 하는 찬경이지만 자기 인생은 계획하지 않는것같다. 그의 학교 성적은 7등급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인생따위는 시궁창에 던져버린 찬경이를 위해 한번 시를 써보겠다.

 

항상 수업시간에 잠을자는 찬경이여

 

7등급의 성적으로 대학에 갈수 없게된 이여

 

그리고 내 삶의 어느날 다시는 볼수 없게된 이여

 

너가 응당 있어야할 저 먼곳에서 저 하늘에서

 

게임으로 점칠된 인생을 살아가라 그것은 너의 운명

 

그것은 참된 너의 인생이니 노력을 멈추지 말아라

 

항상 계획을 하며 시간을 관리하는 너는

 

이 시대의 참된 현자이다

 

시를 쓰다보니 선인장의 앞에 도착했다. 필통에서 커터칼을 꺼내고 가시들을 베어낸다. 꽤나 오래 걸릴듯 하다.

 

.........

 

......

 

...

 

한참을 베어내니 선인장에서 가시가 없어졌다. 선인장에 커터칼을 박고 잘라내니 탐스러운 속살이 보인다. 그러나 속살은 먹을수 없다.

 

선인장을 들어서 입에 가져가고 손으로 누르자 물이 나온다. 시원하진 않지만 갈증을 해소시켜준다.

 

선인장에서 계속해서 물을 마시자 그동안의 고생이 보상받는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정말 좋은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쉬고있는데 사막여우가 보였다. 정말 좋은 일이다.

 

나는 커터칼을 들고 다가갔다. 그러나 사막여우는 그것을 알아채고 도망을 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상관 없다. 사람은 모든 동물보다 더 오래걸을수 있다 ...아마도

 

사막여우를 계속해서 쫓아간다. 다리가 다시 아파오고 폐는 찢어질것 같으며 심장은 미친듯이 쿵쾅거린다.

 

그러나 멈출수 없다. 먹은게 선인장의 수액밖에 없다. 사막여우의 속도가 점차 느려지는것이 느껴진다.

 

한참을 뛴 끝에 사막여우를 잡았다. 

 

배에다 칼을 박자 피가 튄다. 상관 없다 계속해서 칼을 박아넣을 뿐이다. 사막여우의 울음소리는 나의 행동을 막지 못한다.

 

찌를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이것이 나의 천성. 그 누구도 모르는 나의 숨겨진 욕망. 그것을 사막여우에게 아낌없이 표출한다.

 

아 누가 말했던가 내 가방속의 통속의 물건에 대하여...

 

그것은 도산이와 창경이의 심장이다. 그들은 죽은지 오래다.

 

이 땅에는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있을까?

 

나는 얼마나 많은 피를 볼수 있을까?

 

사람을 마주할수 없게되어 비통의 눈물을 흘리며

 

살인마는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