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아, 엘리아. 너는 알고 있니?
-엘리아, 엘리아. 이 세상은 불합리한 세상이란다.
-...엘리아, 그만 일어날 시간이야.
휙, 바람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내 눈은 떠졌다.
꿈을 꾸며 긴장이라도 한걸까, 악몽도 아니었는데 내 옷과 침대는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고, 현실을 자각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햇빛이 살짝 들어오는 커튼을 걷히자, 나는 나도 모르게 인상을 썼다. 이제 출근해야 하는데. 시덥잖은 소리가 들려오는듯 해, 나는 고개를 휘휘 저었다.
"엘, 일어났어?"
"저리 가, 루샨. 지금 너 상대해 줄 기분 아니야."
"매정해라, 난 우리 엘이 언제 일어날지 계속 확인했는데!"
"...변태."
"틀린말은 아니니 반박하지는 않을게-그것보다 엘, 축하해. 표식이 나타났네."
아.
그리 놀라지 않았다. N과 M의 표식은 열 여덟살 생일때 나타나는 것이니. 부모님도 M, 언니도 오빠도 M. 당연 나도 M. 아니, M이어야 하는데.
"...루샨, 어째서 내가 N이지?"
"-당연 엘은 날 볼 수 있으니까. 죽음의 결정체인 날 볼 수 있다니, 당연히 N이잖아?"
"...루샨, 난 내가 태어날 때 부터 널 볼 수 있었어. 비정상적인 사람이었지. 하지만 나만 볼 수 있던것도 아니고, 그리 이상하게 생각하진 않았는데..."
실소가 터져나왔다. M이건 N이건 사실 큰 의미는 없다. 그냥 표식이 나타나는것, 그게 다였다. 윗쪽 사람들도 N이나 M이나 다 섞여 있었고, 그걸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혈육과 다른 표식이 나타나는 사람, 그러니까 '렌테라'는 즉각 몸의 세포 하나하나를 분석하고 잘못된 부분을 발견해 부숴야만 한다.
그야 당연하다, 혈육과 다른 표식을 가진 자는 인류를 죽일 수 있는 병, '레센'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까.
레센, 그것은 현재 표식이 막을 수 없는 유일한 병이다. 인류가 진화를 해오며 수없이 많은 병을 앓았지만, 동시에 표식이 생기면서 그 많던 병들을 전부 표식이 막아주었던 것이다. 물론 나이를 먹을수록 표식이 약해지고 병을 얻기는 하지만.
그러나 레센만큼은 달랐다. 레센은 감염자의 DNA가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닿을 시 이틀에서 사흘의 잠복기간 후 바로 40도 이상의 열과 굳어지는 몸으로 1주일 내로 죽어버린다. 그리고 치료법은 렌테라 중에서도 레센을 가지고 있는 사람, 즉 '히네렌'이 환자의 레센을 흡수해야만 한다.
...그런데, 내가 고작 루샨을 볼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N이라니. 사실 나도 안다. 루샨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은 전부 렌테라인걸. 렌테라, 그 중에서도 눈의 DNA가 부모와 다른 사람들은 루샨을 볼 수 있다. 그것 때문에 몇몇 사람들로 인해 연구소에 갇힐 뻔 한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한숨을 한번 쉬고는 안경 다리에 붙은 버튼을 눌렀다.
"누구에게 통화할까요?"
"테렌스 샨."
"전화를 연결중입니다."
내 샨-그러니까 상사는 나를 꽤나 마음에 들어했으니 프로젝트 준비 중에 잠시 병원에 들르느라 회사를 빠지는것 쯤은 이해 해줄거다. ...세상의 모든 샨은 일밖에 모르는 일벌레인가...
"뭐야, 엘리아?"
"샨, 저 오늘 회사 못 갈것 같아요. 저 알고보니 렌테라여서 병원에 좀 들러야 할 것 같거든요."
"뭐? 렌테라? 씨발...내일 너 야근이다."
"히안 진짜 너무하네요."
"내가 네 히안일 때는 학교에서 뿐이고, 이제 난 네 샨이야."
...하아. 한숨을 내쉬고,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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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실것 같아서 적어요.
1. 인구는 N=M>렌테라>히네렌으로, 40:40:15:5 비율이다.
2. 죽음의 결정체인 루샨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렌테라 중 눈의 DNA가 이상이 있는 사람이다. 루샨은 현재 엘이 마음에 들어 엘을 쫓아다니는 중이다.
3. 샨-직장 상사
히안-학교 선배
세계관 설정으로 회사에는 보통 17살때 들어가고, 각자 개인 샨이 있어서 두명이 한 부서다. 그대신 비슷한 부서가 꽤나 있으며 대규모 프로젝트 같은 경우는 비슷한 부서끼리 뭉쳐서 일한다.
아마 극악연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