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writingnovel/1040051?&target=nickname&keyword=%EC%9D%B8%EC%A7%81&p=1-프롤로그부터 보기


그동안 시험기간이다 개학이다 해서 바빠서 연재를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자주 연재한다고 보장은 못하지만 최대한 노력해보겠습니다.


--8월 13일, 장자커우 남쪽 약 50km--


"사령관님! 일본군이 전차를 앞세워 몰려옵니다! 89식 전차 추정 50대!"


"곧 덕국의 대전차소총이 여기로 온다! 2~3일만 버텨!"


허베이성에서 산시성의 경계쯤에 위치한 이곳은 중국, 일본 양국군이 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사실 말로만 격전이지 일본군의 전차를 앞세운 공격에 변변한 대전차무기 하나 없는 중화민국군은 조금씩 밀리는 중이었다.


"산동에서 오기로 했던 한푸쥐군은 아직인가?"


"그건... 저도 아직 보고를 받지 못했..."


"빨리 알아와! 우리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산시성 방어를 위해 편성된 군의 좌익군을 맡고 있는 푸쭤이는 전화기를 집어들었다.


"총통 각하! 오늘 오전까지 합류하기로 했던 한푸쥐군이 아직 오지 않고 연락도 돼지 않는 상태입니다! 이대로라면 저희 좌익군은 전멸할 가능성이 상당합니다!"


"일단 자정까지라도 버티시오! 최대한 빨리 알아보도록 하지."


푸쭤이와 통화를 마친 나는 한숨을 쉬었다. 안 그래도 그쪽이 가장 위험한데, 오기로 했던 놈들은 안 오고 뭐하는 거야? 잠깐, 한푸쥐?


그제서야 나는 한푸쥐가 누군지 생각이났다. 타이위안 방어를 위해 산시성으로 오라는 명령을 어기고 제멋대로 본인 영지인 산둥으로 퇴각한 놈. 내가 왜 그 놈을 안 자른거지?


확실히 아무리 미래인인 나라도 중일전쟁의 모든 세세한 내용을 기억하기엔 무리가 있었고, 사실 알고 있다 하더라도 그때만 해도 상당한 유력인물이었던 한푸쥐를 멋대로 자르기는 힘들었을거다.


그렇게 약 4시간여를 알아본 결과,


"총통님... 그... 한푸쥐장군은 산둥성 방어를 위해 퇴각하셨다고..."


"이런 개 X같은 XX새끼가 다 있나!"


일이 예상대로 돌아갔음에 빡친 나는 그렇게 3분여를 애꿎은 집무실 책상을 주먹으로 두들기며 화풀이를 하다가 옆의 비서의 만류에 겨우 화를 진정시켰다.


"그 놈을 최대한 빨리 군법회의에 회부시키고 이 시간부로 보직에서 경질한다."


"총통 각하, 그건 좀 심한 조치가 아닌지..."


"전시에 적전도주해놓고 이 정도로 끝나는게 다행인줄 알아!"


"옙!"


그렇게 한푸쥐의 자리는 창저우를 지키고 있던 탕언보가 임시로 겸직하게 되었다.




한푸쥐의 적전도주 소식을 들은 푸쭤이는 격노했다.


"차오니마! 이 XX새끼가 누구는 구이쯔(중국에서 일본인을 비하하는 욕)새끼들 막느라 여기서 X뺑이 치고 있는데 혼자 도망을 가!"


"진정하십시오 사령관 각하!"


"후... 그래 이렇게 화내기만 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어. 일단 지금 전멸위기인 2연대 자리에 3연대 병력을 약간 빼서 채워넣고 그들이 시간을 버는 동안 다퉁으로 후퇴해 바이충시군과 합류한다."


하지만, 일은 푸쭤이의 뜻대로 돼지 않았다.


"덴노 헤이카 반자이! 천황폐하의 이름으로 짱1깨들을 몰아내자!"


"ㅇ...으아악! 일본놈들이 단체로 총검을 들고 돌격한다! 도망쳐!"


훈련도가 개판 그 자체였던 중국군 지방군들은 일본군이 야간에 진행한 총검돌격 한 번에 와르르 무너졌고, 각지로 무질서하게 후퇴했다. 그들에게서 이미 지휘체계란 찾아볼 수 없었다.


일본군은 파죽지세로 진격했고, 17일에는 다퉁에서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 양가오 현까지 진격해 장자커우를 방어하던 중국군을 포위하는데에 성공했다. 장자커우 방어군 역시 앞의 2, 3연대가 했던 추태를 그대로 반복하며 집단으로 항복하거나 도망쳤고, 결국 장자커우는 22일 함락됐다.


'역시... 베이핑에서는 그나마 정예군을 보내줬더니 좀 버티더만 지방군들 상태는 개판 그 자체로구먼.'


원 역사보다 전쟁이 빨리 시작돼서인지 도시들이 함락되는 날짜도 원 역사보다 약간씩 빨라지고 있었다. 그나마 좀 정예군을 보내준 바오딩이랑 창저우(여긴 일본 사령관이 트롤인 것도 크고)는 그럭저럭 막고 있지만 비교적 신경을 못 쓴 산시성(섬서성) 북부는 신나게 털리고 있었다.


'일단 산시성 북부는 내준다고 치고 바오딩이랑 평형관에서 최대한 버텨보자. 안되면 스좌좡으로 튀고.'


확실히 중일전쟁 때 장제스는 원 역사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 지금도 장제스가 원 역사에서 만든 장제스 라인을 기반해서 방어선을 만드는 중이다. 


그 계획이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얘네들한테 도움을 좀 받아야 한다.


-따르르릉!


"마오 사령관, 나 장제스요, 요즘 평안하시오?"


"저야 항상 편안합니다. 장 총통은 요즘 잘 지내십니까? 전황이 쉽지가 않다고 들었습니다."


'이 새끼가?'


"우리 국민당도 최대한 분전하고 있지만, 무기가 일본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오. 물론 그쪽보다야 우리가 낫긴 하겠지만."


"하하하, 그렇겠죠 뭐, 그래서 전화하신 이유를 들을 수 있겠습니까?"


"팔로군의 도움이 필요하오. 허룽 장군의 120사단이나 린뱌오 장군을 평형관으로 보내 옌시산군이랑 합류할 수 있소? 아시다시피 평형관이 뚫히면 타이위안과 바오딩도 위험해지오."


"음... 그렇게 부탁하시니 저희야 어쩔 수 없지요, 저희 공산당은 세력에 연연하지 않고 항상 외적의 격퇴를 위해 노력해오지 않았습니까?"


'지랄한다, 지금도 느그들한테 뒤치기 당한걸로 추정되는 부대가 몇갠데'


"그렇다고 믿소. 다만 요즘 우리 국민당 부대에서 일본군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후방에서 공격받았다는 보고가 들어오는데, 혹시 왜 그런지 아시오?"


"그거는... 아마 저희 밑의 몇몇 반동이 사보타주를 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도 최대한 색출해보겠습니다. 그리고 평형관으로 허룽 장군의 부대를 일단 보내겠습니다"


"일단 알겠소. 양측간에 불행한 사태가 터지지 않기를 빌겠소."


-툭


전화를 끊고, 나는 다이리를 불렀다.


"다이리, 빨갱이 놈들한테 심어놓은 남의사 요원은 잘 하고 있는가?"


"일단 우리에게 몰래 공격을 하고 있는 걸로 추정되는 부대인 펑더화이의 부대에 심어놓는 건 성공했지만 딱히 성과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니야, 어차피 본격적으로 공산당이랑 뜨려면 한참 남았으니, 너무 서두르지 말게나."


"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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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끊은 마오쩌둥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펑 장군의 부대가 반동 놈들을 잘 공격하고 있나보구먼... 일본도 중요하지만 이 기회에 최대한 국민당 놈들 힘을 빼고 우리 세력을 불려야 해."


"역시 주석동지는 제갈량에 비견될 지략가이자 중화인민의 유일한 구원자심이 틀림 없습니다."


"허허허, 내가 다 쑥쓰럽구먼."


두 당의 지도자는, 겉으로는 화목해보여도 뒤로는 끊임없이 공작을 시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