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망해버린 인생에서 내가 할수있는건 없다. 나는이미 돌이킬수 없는 길을 건넌것이다. 내 나이는 이제 42세이다. 고등학교만 나오고 피규어를 수집하며 덕질을 한 나는 이제 사회에 쓸모없는 잉여인간이 되어버렸다. 

 

엄마는 아무일도 하지 않고있는 나를 뒷바라지 해주신다. 예전에 엄마는 나보고 일을 하라고 타박을 하셨지만 그것은 이제 옛말이다. 나를 받아줄곳은 없다. 물론 공사판 막노동이나 택배 승하차에서는 나를 받아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런 일을 할 체력이 되지 않는다.

 

어느날 엄마가 나에게 말해주셨다.

 

"아이고 실고야 너는 왜이렇게 이 어미 마음을 썩이니..."

 

"죄송합니다 어머니... 저도 제가 왜 이렇게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인생을 설계해준다는 집을 알아봤는데, 거기서 설계받으면 인생 핀다던데 한번 가보는거 어떠니?"

 

"제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도 저는 제대로 살수 없습니다..."

 

"그런말 하지말고 한번 가봐라, 뭐라도 해봐야 하지 않겠니?"

 

"예...한번 가볼게요"

 

그 말을 한 나는 버스를 타고 그 집에 가봤다. 그 집은 시철ㅡ인생설계 연구소 라는 나무로된 간판이 삐그덕 거리며 간신히 붙어있었다.

 

나는 무언가 이건 아닌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한번 들어나 보자는 생각으로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형광등 대신 촛불이 자리하고 있었고 바닥에 있는 나무판자는 썩어문들어지고 있었다.

 

나는 더욱 이 집에대한 신뢰를 잃었다. 그리고 나는 사람을 불러보았다.

 

"계세요? 인생 설계받으러 왔는데요..."

인생 설계받으러 왔다니... 어감이 뭔가 이상하다. 그런생각을 할때 누군가 나보고 방에 들어오라고 했다.

 

방에 들어가자 중년정도의 남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 남자는 말을 꺼냈다.

 

"...그래 손님은 이 종이에다가 인적 사항좀 적어주세요"

 

그 말을 들은 나는 내 인적사항을 모두 적었다.

 

이름:이실고 자격증 없음 나이42세 병역 여부:군대면제 학력:고졸 무게:78kg 취미:피규어수집

 

이것을 본 남자는 눈을 찌푸리고는 말했다.

 

"개판이네 이거 이래서야 어디 취직이나 할수 있겠어?"

 

"저도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어서 온거 아닙니까... 어떻게좀 해주세요"

 

그러자 그 남자는 종이에다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고 남자는 그 종이를 보여주며 말했다.

 

"일단 너는 공부를 못하는것 같으니까 대학가는건 포기해 어차피 공부도 재능이야 그리고 9급공무원 막 이런거 생각하지 말고 집에서 체력을 길러"

 

"체력을 길러서 뭐합니까? 현장에서 짐 나르면서 일하라고요?"

 

"맞아 그것도 싫어? 이것참 잉여인간이네? 니가 지금까지 이렇게 산 이유를 알겠다"

 

이건 도저히 참을수 없었다. 도대체  어떤 주인이 손님한테 이런 막말을 하는것인가? 망해가는 이유를 알것같다.

 

"지금 뭐라고 하신겁니까? 이게 주인이 손님에게 할 말이에요?"

 

"뭔가 할 마음이 있어야 설계를 해주든 말든 하지... 몸쓰기 싫으면 다른 방법도 있어"

 

"뭡니까? 좀 정상적인걸로 추천해 주세요"

 

"일단 집에서 옷이랑 담요같은걸 챙겨, 치약이든 뭐든 혼자살때 필요한걸 다 긁어모아서 서울역에 가"

 

"지금 그거 저보고 노숙자 하라는거죠? 진심입니까?"

 

"이것참 머리는 안좋으면서 눈치는 빠르네... 아무튼 서울역에서 깡통 내려놓고 구걸하면 하루하루 먹고살 돈은 생길거야 그게 니 부모님한테 폐 안끼치는 길이야"

 

"됐습니다. 전 이제 그냥 갈랍니다"

 

이런 막말을 더이상 들어줄 필요는 없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그 남자는 나를 불러세웠다.

 

"그러면 한번만 더 들어봐 내말대로 하면 너 진짜 인생 필수 있어"

 

"그거 정말입니까? 이번 한번만 듣겠습니다"

 

"일단 집에있는 피규어들을 다 팔면 얼마야?"

 

"지금 시세로... 1600만원은 됩니다"

 

"일단 그걸 다 팔아서 1600만원을 모아, 그리고 직접 재료를 사서 피규어를 만들어서 팔아. 사는 사람이 없더라도 그런거 만드는걸 찍어서 유튜브에 올리면 돈을 좀 벌수 있어"

 

"저는 그런거 잘 못만드는데요? 그보다 그 피규어들을 다 팔라고요?"

 

"다 팔아! 인생 망치기 싫으면 다 팔아! 피규어 뭐 그건 3달 정도만 만들어보면 그럭저럭 괜찮게 만들수 있을거야 그동안 많이 관찰 했잖아"

 

"...네 그래서요?"

 

"그러면 이제 뭐... 별거있어? 유튜브에 올리고 사는사람 모집해서 팔면 돼 그게 끝이야 더 말해봐야 달라지는게 없어"

 

"... 정말 그게 다에요? 암튼 상담비로 얼마 내면 돼요?"

 

"50만원만 줘 너 인생 피게 해주는 거에 비하면 작은 돈이야"

 

"너무 많은거 아니에요? 좀만 깎아주세요"

 

"글쎄 너가 들은 내용에 비하면 적은 돈이라니까? 안주면 너 고소할거다?"

 

"...네 알겠습니다"

 

정말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사람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는 버스에 올라탔다. 저 사람 말대로 하면 정말 성공할수 있을까? 하지만 그동안 수집해온 피규어들을 팔라는것은 나를 슬프게 했다. 어떻게 모은 것들인데... 팔수는 없었다.

 

버스가 도착하자 나는 버스에서 내리고는 집으로 터벅터벅 걸었다. 피규어를 정말 팔아야 할지 근심이 생겼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결정했다

 

피규어를 팔지 말자! 어차피 나는 유튜브에 영상을 꾸준히 올릴 만큼 성실한 사람도 아니고 피규어를 만드는것은 연습을 해야하는데 귀찮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침대에 누워 잠을 잤다.

 

...

 

그리고 10년이 지나고 나는 전보다 더 잉여로운 인간이 되었고 집에 피규어는 300개가 더 늘었다.

 

하핫! 역시 덕후는 잉여로워!

 

작가후기

 

인생 저렇게 살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