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집을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아빠와 엄마가 쌓아왔던 탑이 나라는 저주로 무너지는 것이 아닌가, 하늘 높이 솟은 탑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땀흘려가며 만든 탑을 무너뜨린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나를 먼저 밖으로 보낸 엄마,아빠는, 불타는 집과 구분이 안될 정도로 장작이 되고 있다.

 

 기쁘다. 슬프다. 기쁘다. 슬프다. 기쁘다. 슬프다. 어느 감정일까, 나를 챙겨줘서 기쁘다, 나 대신 죽어서 슬프다, 나만 챙겨줘서 슬프다, 나 대신 죽어줘서 기쁘다.

 

 무섭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그런 끔찍한 생각을 하는 것일까, 동화에서는 분명 악한 자는 처벌받는다. 이것이 그 처벌인가, 아님 처벌의 시발점인가.

 

 아, 내 추억이 담긴 물건들. 곧 재로 변하여 나를 경멸할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경멸할 것이다. 내 탓이니까. 세상 모든 불행이 내 탓이니까.

 

 차라리 모든게 내탓이라면, 좋을텐데.

 

 불타올라라, 장작아.

 

 

 

-------작가 후기---

 대체 뭔 정신으로 쓴건지 모르겠네요.

일단 이 작품의 배경은 어린 아이가 자신의 실수로

집이 불타자 부모님이 자신을 먼저 내보내고 그 안에서 불타 죽자,

아이는 집 밖에서 자책하면서 불안정한 정신 상태를

표현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