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한명의 신이 있었다.
 그는 너무나 인간이 미개하여 자신들 스스로 발전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나머지, 자신이 지켜보던 인간세계에 그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능력들을 지닌 돌들을 내려보냈다.
 그것은 불이거나 물이거나 공기이거나, 그것은 지우는 것이거나 띄우는 것이거나 부패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그 돌들이 자리를 잡는 도중 근처에 있던 자들에게 그 능력들이 전이된 것이다.
 그리하여 세계에는 몇몇의 능력자들이 생기게 되었으나 그들은 스스로 위기감을 느끼고 자신들을 숨기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몇십년이 지나 현재 세계는 원석 수집에 한창 들떠있다.
 그 원석들은 각각이 색을 지녀 빛나고 있으며, 그 색에 따라 이상한 능력이 발휘되는 것이 밝혀졌다.
 예를 들면 빨간 원색의 원석은 아무런 장치없이 불을 만들어냈고, 파란 원색의 원석은 아무런 장치없이 물을 만들어냈다.
 그리하여 빨간 원석은 불의 원석이라 불리우며 가스레인지 등을 대체하고 있으며, 파란 원석은 물의 원석이라 불리우며 식용수를 구하는 데에 이용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널리 알려지고 많이 발견되는 것이 엹은 파란색인 하늘과 비슷한 색의 원석인 부유의 원석이라 불리우는 것으로 이로 인해 공중을 떠다니는 자동차나 열차를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원석들도 사용하면 점점 그 양이 줄어들기에 연구자들은 이것을 늘려갈 방법을 찾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원석들을 애초에 태어날 때부터 몸에 지니고 태어난 자들이 있었는데, 그러한 두 사람이 지금 한 공간에서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그 중 지상에 있는 하얀색의 덥수룩한 머리칼을 지닌 남자는 아무래도 알비노인듯 피와 같이 새빨간 눈에 눈과 같이 새하얀 피부에 키는 180이 채 안되는 179cm였고 검은색 반팔티에 청바지를 입고 서서 공중에 떠있는 남자를 향해 물었다.

 "너가 지금 최강인 에어, 맞지?"

 에어라 불린 남자는 부유의 능력을 가진 것인지 공중에 떠있는 허리까지 오는 긴 보라색 머리칼의 남자는 키 192cm에 검은색의 사제복과 비슷한 옷을 입고 있었다.
 그는 어딘가 초조하게 상대를 확인하듯 묻는 남자의 말에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 그런데 설마 확신도 하지 않고 싸움을 걸어온건가요?"

 딱딱한 말투로 물음에 답해주는 에어.
 그런 에어의 말에 하얀 남자는 무언가에 쫓기듯 빠르게 말해나간다.

 "아니, 혹시나해서 묻는거야. 죽이고 난 다음 아니었다고 해서야 늦으니까"

 자신을 죽이겠다고 선언하는 남자의 말에도 남자는 담담하게 말해나갔다.

 "죽인다고요? 좋습니다. 그보다 그러는 당신은 누구시죠?"

 자신의 상대가 누구인지를 묻는 에어에게 남자는  큰소리로 외쳤다.

 "나는 노트!! 너를 꺾고 능력자들의 정상에 군림할 남자다!!! 여기서 떨어져라, 에어!!!"

 말과 동시에 먼저 노트가 능력을 사용하면서 그들의 싸움은 시작되었다.

 01


 빨간 지붕의 집 안에 틀어진 텔레비전의 뉴스에서 센트럴의 탄광에서 부유석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흘러나온다.
 그러거나 말거나 무언가를 찾는지 주방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짧은 빨간색의 머리를 지닌 소년, 레나드.


 그런 레나드를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다.
 레나드의 집 창문과 일직선에 위치한 12km 떨어진 한 건물의 옥상에 회색 반팔티에 허벅지의 절반까지 내려오는 짧은 청바지를 입은 소녀가 자신의 키 159cm의 2/3 길이 정도 되는 저격총을 들고 옥상 벽에 바짝 붙어앉아 총에 붙여진 망원경을 통해 레나드의 집을 바라보고 있다.
 이름 레나드, 신장 175cm, 몸무게 68kg.
 특기와 취미는 산책으로 보임.
 그 밖의 사항으로는 신살동맹 코드네임 '레드'일 가능성이 높음.
 주의사항 가능하다면 산 채로 데려올 것.
 그 밖에도 쭉 나열되어있는 문자를 눈으로 읽어나가면서도 망원경을 통해 보이는 대상을 주시해나간다.

 "레드일 가능성이 높다고요? 아무리 봐도 레드, 그 자체인데요"

 그녀가 혼잣말인 듯한 중얼거림에 그녀의 귀에 꽂혀있는 소형의 무전기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세이, 잘 보라고 머리카락 길이가 다르잖아, 레드랑. 게다가 레나드 녀석 알아본 바에 의하면 꽤 성실하다고'

 세이라 불린 소녀는 무전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다가, 주시하던 레나드가 집에서 나오는 것을 파악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하지만 머리카락 같은건 자르면 그만 아닌가요? 게다가 성격 같은건 연기하면 그만이고요. 뭐, 직접 대면해보면 알게 되겠죠. 주변의 민간인을 대피시켜줘요"

 '어이, 실행은 내일부터 아니었어? 레드 관련이라고 너무 성급한거 아냐?'

 세이는 무전기에서 나오는 목소리를 들으며 옥상의 문으로 걸어나간다.

 "아뇨, 이런건 빨리 해결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듯한 상대의 말에 대답하면서 세이는 옥상의 문을 열고 건물로 들어간다.
 그런데 언제부터일까, 어느새 아까까지 있었던 저격총은 사라져있었다.


 이것저것 하다보니 어느새 11시가 된 지금, 나는 텔레비전을 틀어둔 채로 대충 먹을걸 찾아 돌아다니고 있다.

 "흐음, 먹을게 없네. 귀찮은데, 어쩔 수 없지. 편의점이라도 갔다올까"

 지금은 한 여름이기에 겉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로 집을 나와 거리로 나선다.
 부모님이 없기에 직접 밥을 해먹어야 되는 나로써는 자주 있는 일.
 그런데 어째서일까, 오늘따라 무언가가 다르다고 생각되는 것은--

 "뭐, 기분 탓이겠지"

 더운 공기 안을 느긋한 발걸음으로 걸어나간다.
 배가 고프다고는 해도 기왕에 나온 밤거리를 즐기지 않아서야 나온 이유가 없다.
 아니, 물론 나온 이유는 편의점에 가기 위해서지만.
 어쨌든 이곳은 나라 중앙 도시인 센트럴에서 멀리 떨어진 변방에 위치한 지역이라 그런지 별이 잘 보인다.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바라보자, 오늘도 수많은 별이----
 ----떨어진다.

 "뭐? 떨어진다고?"

 챙, 하는 소리와 함께 지면에 떨어진 무언가를 바라본다.
 검.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베기보다는 찌르기 위해 만들어진 듯한 손잡이에 비해 날이 상당히 길다.
 그런게 어째서 하늘에서 떨어졌는지 생각할 새도 없이 이어서 수차례 떨어지는 검을 가까스로 피한다.

 "뭐.. 뭐야?! 이게!"

 하늘에서 떨어진 검은 세 자루, 혹시나 싶어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 위가 아닌 정면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역시 그 정도로 능력은 사용하지 않습니까? 레드"

 목소리의 주인은 허리까지 오는 은빛의 머리카락을 지닌 소녀였다.
 천사,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이 있다면 지금 내 눈 앞의 그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소녀는 아름다웠다.
 그런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에 잠시 정신이 나가 멍하니 있자, 소녀가 입을 열었다.

 "능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면 좋습니다. 그대로 얌전히 죽어주시겠습니까?"

 소녀는 이상한 말을 내뱉었다.
 죽어주지 않겠느냐고 묻는 소녀.
 천사같은 그녀가 묻는 것이다, 거기엔 분명 무언가 사정이 있겠지.
 그런 그녀의 말에 나는--

 "아니, 상식적으로 얌전히 죽어줄 사람이 있을리가 없잖아. 바보냐"

 생각할 것도 없이 반대했다.
 진짜 생각할 것도 없다.
 이런데서 누군지도 모르는 녀석한테, 아니, 비록 아는 사이라고 할지라도 죽어줄리가 있겠냐!
 그런 나의 말에 소녀는 그럼 어쩔 수 없군요, 하고 말하는 동시에 어디서 나타난건지 모를 손에 총을 쥐어들었다.

 "뭐야, 어디의 마술사냐?! 어디서 나타난거야, 그 총은! 아니 그보다 죽일셈이냐?!"

 나는 가짜라고 생각되지 않는 총을 보고 잠시 패닉에 빠져 외쳐댔다.
 이에 소녀는 나의 말에 대답하듯 입을 열어 한마디.

 "네, 죽일건데요"

 하필 대답해준다는게 제일 궁금하지 않은 질문이냐!!!!
 그런 소리를 지를 시간도 없이 그녀의 손가락이 총의 방아쇠를 당긴다.
 소음기도 장착되지 않은 총의 격발소리와 함께 발사되는 탄환을 피한답시고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엎드린다.
 그러나 좁은 집들의 벽 사이에 끼어있는 길에서 도망갈데라곤 찾아보기도 힘들고, 결국 두번째 발사되는 탄환을 맞고 죽어버리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눈을 꼭 감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자니, 쾅!!!! 하고 총이 아닌 대포라도 터진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코드네임 레드라고 추정되는 레나드라는 남자에게 공포탄을 한발 쏜다.
 분명 그가 레드라면, 그렇지 않더라도 능력자라면 처음의 검이 자신의 목숨을 노린 것을 생각하고, 이번에도 진짜 총탄이 자신에게 날아올 것이라고 착각하고 능력을 사용할 것이다.
 그러나 그걸 눈 앞의 남자는 몸을 날려피했다.
 아무래도 그는 레드는 커녕 능력자도 아닌 모양이다.
 그보다 저렇게 피해서야 진짜 탄환이 발사되었다면 맞았을게 분명하다.
 그런데 어째서일까,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순간---
 쾅!!!! 하고 어딘가에서 엄청난 굉음이 들려오고, 그와 동시에 귀의 통신기에서 목소리가 울렸다.

 '세이, 방금 소리 광장쪽이야. 무슨 일인진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도주자일 가능성이 높아'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한 뒤 나는 광장으로 달려나간다.
 아마 레나드라는 남자는 그가 알아서 처리해주겠지.
 의외로 근처에 있던 광장에 다다르자 그곳은 광장의 원래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어있었다.
 마치 가로등은 뽑혔다가 다시 땅에 박힌듯이 여기저기 찌그러진채로 비스듬하게 서있었고 광장 중앙의 분수대는 여기저기 금이 가있다.
 그런 광장을 둘러싼 이들은 경찰의 제복을 입고 있었다.
 그들이 둘러싸고 있는 것은 분수대를 밟아서고 있는 한 남자로, 그는 30대 초반으로 보였으며 짧은 갈색머리에 옷은 왠지 작업복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아마도 저자가 이 광경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리라.


 "팀장님이 올 때까지만 버티면 된다! 일제히 사격하라!"

 경찰들 중 한명이 소리를 지르자 이에 맞춰 일제히 사격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를 보고만 서있던 중앙의 남자는 웃고있었다.
 그저 서있기만 하는 남자를 향해 날아가는 총알들은 총구에서 나온 순간 그 자리에 떨어져갔다.
 그에 경찰들이 순간적으로 당황하자,

 "떨거지들이 수백명 모여봤자지, 캬캬카카! 죽어라!"

 남자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 말이 끝나는 순간 경찰들의 몸은 100m이상 떠올랐고 순식간에 땅으로 곤두박질쳐졌다.
 사람이 떨어지는 소리가 귀에 박힌다.
 여기저기 튀기는 피와 비명소리가 귀에 박혀온다.
 그 소리에 부추겨진 듯 상대의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하지도 않은 채 달려나간다.
 어느새 손에 들려있는 것은 날카로운 도검.
 분명 이름있는 검일테지만, 그런건 관계없다.
 적을 죽일 수만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내 손으로 만들어내지 못할 것은 없다.
 적에게 달려나간다.
 적은 순간적으로 달려드는 나를 보고 놀란 것인지 아니, 그것보다는 아무래도 전투의 경험이 별로 없는 듯 반응이 느려 내 검의 사거리에 들어설때까지 능력을 사용하지 못하고--
 ---순식간에 손에 들린 검이 공중으로 치솟는 느낌이 느껴졌다.


 세이의 손에 들린 검이 능력자인 남자의 능력에 의해 공중으로 치솟는다.
 이에 세이는 검을 손에서 놓고 순간적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검으로 상대를 베어내려하지만 이번에는 자기자신이 공중으로 치솟아올랐다.

 "부유?"

 놀란건지 아닌지 모를 정도로 평온한 듯한 말투로 말하는 세이의 말에 남자는 킥킥 대며 웃었다.

 "이제 알았냐? 그보다 놀랐다고. 경찰도 아닌거 같은데 끼어드는게 아니야, 꼬맹아"

 그리고는 공중에 메달린 듯 꼼짝을 못하고 있는 세이를 비웃어댔다.
 이에 세이가 어느새 손에 들린 쌍권총으로 탄환을 쏘아내자,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총탄을 띄웠다가 떨어뜨렸다.
 그러면서도 주위를 살피던 남성은 방금전 부상당했던 경찰들이 쏘아온 총알마저도 막아냈다.

 "캬캬카카, 총 따위 천만번을 쏴도 날 죽일 수 없다, 멍청한 놈들아!"

 분명 모든걸 부유시키는 그를 총으로 쏜다고 해서 상처입힐 순 없겠지.
 그러나 세이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바꿔든 총을 남자를 향했고, 당연히 남자는 이를 쏠테면 쏴보라는 식으로 웃었다.
 세이의 각각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남자가 보기에 단순한 권총 같았다.
 두개의 탄환, 그런것쯤 열명이 넘는 경찰들의 탄환을 막아낸 것을 보면 알다시피 통하지 않는게 당연할 터.
 세이의 손이 방아쇠를 당긴다.
 총에서 탄피가 빠져나간다.
 탄피의 크기가 크다.
 하나의 총구에서 나오는 탄환의 수는 열둘.
 한손으로 쏴 반동을 이겨낼리가 없을 산탄총이었다.
 그에 남자는 순식간에 뒤로 뛰며 자신이 올라타고 있던 분수대를 순식간에 부유시켰다.

 "끄아아아아악!!!!!"

 울려퍼지는 비명소리.
 대부분의 총탄이 떠오른 분수대에 박혀 막혔지만 일부가 남자의 어깨에 박힌 것이다.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갖가지 욕을 사이에 섞어 말을 해나갔다.
 그리고는 세이가 다음 탄환을 쏘기도 전에--
 ---세이의 아래에 있는 거대한 돌덩이가 아래서부터 세이를 짓뭉개버렸다.


 여기저기 부숴져있는 가로등과 벤치 그리고 새빨간 피를 흘리는 경관들이 여기저기 쓰러져있는 공원의 앞에 여덟 대의 검은 12인승 차들이 멈추더니 경찰복을 입은 사람들이 쏟아져나왔다.
 경찰차라고는 보기힘든 차들에서 나온 경찰들은 빠르게 공원 안을 움직여 부상당한 경찰들을 차에 실어나갔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사람이 한명.
 죄다 남성인 그 안에 여성이 한 사람 있었다.
 얼핏보면, 아니, 잘 보더라도 주민등록증이라도 보여주지 않으면 믿지 못할 정도로 남성다운 여성이었다.
 풀어도 겨우겨우 목을 가릴듯한 짧은 머리카락은 묶여져 꽁지머리였고, 입은 옷도 어째선지 여경들이 입는 치마가 아닌 바지를 입고 있었다.

 게다가 눈매는 날카로웠고, 한명의 경관과 이야기를 나누는 말투도 너무나도 남자다웠다.
 그녀는 쓰러져있는 경관들 중 조금이라도 정신이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 눈을 보고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것을 반복해나갔다.
 그에 쓰러져있던 경관은 마치 상처가 나은듯이 스스로 차로 걸어나갔다.
 그러던 중 공원의 중앙에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코르샤 팀장님, 여기 일반인으로 보이는 듯한 사람이 있는데요"

 그 말에 코르샤라 불리운 그녀는 경관들을 다른 자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공원의 중앙으로 걸어나갔다.
 거기엔 돌이라기보다 바위에 가까운 크기의 바위덩어리에 다리가 으깨져 쓰러져있는 은발의 소녀가 있었다.

 "아무래도 인질이라든지 그런거 아닐까요?"

 옆에서 중얼거리는 경관의 말에 코르샤는 잠깐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일단 의무실로 데려가. 범인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코르샤의 말에 옆에 있던 경관은 이해를 전하고 다른 경관을 불러서 그녀를 차로 옮겨갔다.
 차가 도착한지 약 5분만에 모든 사람을 차에 싣고 현장에서 벗어났다.


 아무래도 센트럴과 멀리 떨어진 변방의 도시인 탓인지, 남자는 자신이 있었던 센트럴과는 달리 고층 빌딩이 별로 없는 스노우윈터에서도 꽤나 큰 건물의 옆 골목을 지나가고 있었다.
 그는 오른쪽 어깨를 다쳤는지 왼팔로 부여잡고 길을 걸어나갔다.
 중얼중얼대는 남자의 말에는 누군가를 향한 원망이 담겨있었다.
 죽여줄테다, 라고 하는 강한 원망에 악마가 냄새라도 맡은 것일까, 그의 앞에 누군가가 나타났다.

 "그 소원 들어줄까?"

 상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줄 듯한 달콤한 유혹의 목소리, 그에 남자는 매료된 것이겠지.
 그 꼬맹이를 죽일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어, 라고 악마의 말에 넘어간 남자는 자신의 영혼을 팔아넘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