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랜드, 저주받은 대륙 


남극 대륙 주변에 존재한다 알려져 있으며 구체적인 근거는 없지만 탐험가들의 증언을 통해 외부에 알려져 있다. 

사실 대륙이라 부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작은 섬을 육지로 착각했을 가능성은 농후하다. 남극에 부는 무수한 안개바람이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가


그 대륙에 실제로 발을 디딘 한 개척자의 증언에 따르면 황량하기 이를 데 없지만 그 쓸쓸함은 본질적으로 (남극)대륙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하였다. 

생명의 가능성은 1도 찾아볼 수 없으며 지구 상에 그런 곳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미스터리라 생각될 정도로 특이한 광경을 연출한다고 한다. 또한, 정신적으로도 악영향을 끼쳐 뛰어난 몽상가들이라면 그 대륙을 마주하는 순간 미쳐버릴 것이라고 장담했다. 


학계에서 이 대륙의 실존여부를 놓고 논쟁한 적은 없다. 그야 뻔하지 않은가

고리타분하기 이를 데 없는 소위 '학자' 란 자들은 오직 과학적 진리만을 숭상하며 그 대륙이 마치 금기라도 되는 양 언급하는 것 자체를 꺼려한다. 그렇지 않더라도 대게는 남극 대륙의 한 부분을 착각하였다든가 남극의 환영이 만들어내는 신비루 정도로 취급한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소개할 이 하나의 사건이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무수히 오래된 과거의 신화들이 다시 꺼내지고 있으며 고생물체의 생존 가능성과 페리랜드의 실제여부에 대한 언급이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다. 일부 극단주의자들은 "크툴루 신화" 를 언급하며, 그들이 마주한 곳이 전설의 렝 고원이라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내 사견을 밝히진 않겠다. 

다만 이 사건 전체를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으로 실음으로써 판단을 독자 여러분에게 맡기도록 하겠다. 


"경원일보, 9월 13일자


지난 11일, 캐나다 소속 원유선이 남극 대륙 인근 해역을 지나가던 중 무언가로부터 피습당하였다. 선원 대다수는 사망하거나 실종됐으며, 실종자 역시도 현재 시점에서 생존 가능성은 0%이다. 호주와 뉴질랜드 해군이 현재 사건 발생 지역 150km 이내를 조사 중이며, 아르헨티나 정부 역시도 지원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생존자 중 한명인 '미델 캐프란츠(2등 항해사)' 씨는 오는 18일 법정에 출두하여 사건 발생 경위를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사고선박은 도무지 수리가 불가능하여 폐선 절차에 들어갈 것이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세간의 관심이 남극 대륙에 집중되고 있다. 남극 대륙에 존재하는 괴생명체로부터 공격받았느니, 빙산 추돌사고이니 등 여러 추측들이 오가고 진실공방 역시도 한층 거세지고 있지만 자세한 경황은 18일이 되어서야 알 수 있을 듯하다."


"경원일보, 9월 19일자


'미델 캐프란츠' 씨는 그 사건을 빙산에 추돌하여 벌어진 불행한 사고 중 하나라고 증언하였다. 다만 그가 진실을 일부러 감추고 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 증거로 너무 많은 선원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는 점, 그리고 그의 증언에서 몇 가지 의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는 점이다. 현재 캐나다 대법원이 이 사건을 심판 중에 있으나 민간에서 제기되는 여러 의혹들을 이 정도로 무마시킬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아래는 그의 증언록 중 중요하다 생각되는 부분을 발췌하여 실은 것이다. 


"... 우리는 최선을 다해 현장에서 빠져나왔으며 인근의 가장 가까운 항구를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보았죠, 대륙의 한 부분을...(정황상 남극 대륙으로 추측된다)...

그곳은 생명의 기운이 거세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자연의 압도적인 힘을 과시하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그 대륙을 보고 나니 우리 선박이 당한 불행이 충분히 이해되었습니다. 그곳은 인간의 출입이 금지된, 어떤.. 어떤 강력한 힘이 그곳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남극 대륙은 아직 많은 부분이 탐사되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어찌되었든 저와 함선에 같이 있었던 선원들은 살아 돌아온 것 자체로 신의 가호가 내렸다 보고 있습니다. 물론 한 명이 미쳐버리긴 했지만..."


참고로 이 증언은 법정에서 그다지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