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응모] 조선의 궁궐에 당도한 것을 환영한다 새끼야-1화


조선의 궁궐에 당도한 것을 환영한다 새끼야-3화


현실에서도 그렇지만-문명 5에서 국력은 곧 영토다. 영토가 좁으면 인구가 딸려서 생산력도 떨어지고 세금도 안 걷히고 과학력도 딸리며 문화도 후달린다. 금은 그나마도 교역으로 충당할 수 있지만 내가 있는 조선 땅은 그것도 힘들다. 당장 조선으로 오는 배는 거의 전부가 일본이나 중국으로 가는 배가 난파해서 온거다. 결정적으로 외국과 교역할만한 사치품이 없다! 


개판이네 하하. 게다가 문명에서 가장 큰 맵을 기준으로 해도 이 땅덩이에 들어가는 도시는 최대 3개 정도. 이걸로는 죽도 밥도 안된다. 그래서 결론은 뭐냐. 일본을 공격한다! 마음 같아선 중국을 먹고싶지. 근데 그거 먹기에 우리 덩치가 너무 작다. 그래서 일단은 일본이다. 


어차피 원역사 대로면 1년 뒤에 쓰시마 정벌하러 간다. 이왕갈거 조금 늦추고 아예 본토까지 노리면 좋잖아? 마침 현재 일본을 통치하는 아시카가 막부는 일본 역대 막부 중 가장 통치력이 떨어진다. 오죽하면 이 시기를 통틀어 '하극상의 시대'라고 하겠는가. 일단 조선이 왜구 토벌을 마음먹을 정도로 왜구가 날뛰었다는 것 자체가 막부의 통치력이 떨어진다는 증거고.


물론 난 바보가 아니다. 1만 7천의 냉병기와 1km도 안나가는 대포로 무장한 병력으로는 일본 전역을 먹을 순 없다. 피해 없이 이들을 다시 데려올 자신도 없다. 가뜩이나 인구도 딸리는데 정예 1만 7천명을 증발시킬 순 없다. 그럼 답은 이거지. 


조선의 기술력은 세계 제에에에에에에에에일!


기껏해야 칼을 들고 설치는 애들한테 개틀링하고 소총으로 갈겨봐. 그걸 어떻게 이기겠어? 


그래서 내가 할 일은 


1. 기술 개발

2. 산업시대 진입

3. 일본 정벌


이 순서지. 대충 20턴당 1년이 지난다. 지금 이 시기 조선의 과학력이라면 기술 1개에 2년이면 충분하다. 게다가 지금 조선의 기술 수준은 르네상스 후기! 좀만 더 있으면 산업시대로 간다! 그러니까 지금 할 일은 내치다 내치!


"전하, 좌의정 대감 입시하였사옵니다."


"들라하라."


사정전의 문의 열리며, 붉은 곤룡포를 입은 주상전하의 모습이 보였다. 저분이 바로 내 보스-즉위한지 1년도 안된 22세의 젊은 왕-킹 세종 더 그레이트셨다.


"그래 좌의정, 내 경이 올린 상소는 잘 보았소. 허나 짐은 이것이 꼭 필요한 조치인지 확신이 가진 않는구려."


그럴만도 하지. 내가 올린 건 공납의 폐지 및 공인 도입이었으니까.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공납의 폐단을 징글징글하게 보고 온 현대인 아닌가? 


"물론 개천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 폐단이 드러나지는 않았사오나, 이는 천하의 폐단을 불러올 제도이옵니다. 우선 그 지역에서 나지 않는 특산물이 지정되는 것이 그 첫째요, 그것을 중계하는 이들을 거치지 않고는 공납을 올릴 수 없게 되는 것이 그 둘째이옵니다."


"그럴 듯 하구려. 실로 몇 백년을 앞서 본 혜안이오. 허나 이 나라의 제도가 갖춰진지 얼마 되지 않은 작금에 또 제도를 바꾼다면 일선의 혼란이 클 것이오. 게다가 경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은 괜한 일을 한다며 거부하겠지. 이는 어떻게 할 생각이오?"


나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것은 전하께서 책임져 주셔야 하는 부분이 아니겠사옵니까?"


내 말에 주상 전하는 뭐 이딴 뻔뻔한 새까가 있지? 라는 표정으로 바라보셨다.


왜? 뭐? 명망있는 대신도 대간과 다른 대신들의 공격에 갈려나가는게 조선 정친데. 당연히 전하께서 막아주셔야지 않겠어? 난 오래오래 좌의정하고 싶다고.



"과인이 이번에 새로운 세법을 고안하였는데, 이를 경들과 논의해보고 싶소."


경연 도중, 전하께서 말씀하셨다. 대강의 골자를 말씀하신 후 신하들의 반응은 딱 둘로 나뉘었다. 멍한 표정 아니면 귀찮아하는 표정. 잠깐의 정적이 흐른 후, 호조판서가 나섰다.


"좋은 의도인 것은 알겠으나, 그렇게 된다면 일선 관리들의 부담이 너무 크지 않겠사옵니까?"


오케. 아저씨는 담당자니까 인정.


"그래서 그 업무는 좌의정이 전담할 것이오. 호조는 그저 자료만 의정부에 가져다 놓으면 되오."


"그렇다면 다행이옵니다."


뭐 ㅅㅂ? 그런 말은 없었잖아요? 분위기는 뭔데 훈훈해? 호조판서 저 영감 웃는거 봐라?


"저, 전하? 신은 호조의 일을 잘 알지 못하여 자칫 폐가 될까 두렵사옵니다."


"껄껄껄. 그럴 겸손할 필요 없소. 경은 이 안을 올린 당사자 아니오? 내 상소를 읽어보니 경의 민생에 대한 혜안을 알 수 있었소. 그러니 사양할 생각 마시오."


웃어 새끼야ㅋㅋㅋㅋ 전하의 미소는 분명이 저 의도였다.


"명을... 받들겠사옵니다."


까득


"음? 어디서 이 갈리는 소리가 나지 않았소? 경, 내 어의를 보내줄테니 미리 건강관리 하시오. 중책을 맡지 않았소?"


"승은이...  망극하옵니다 즈언하.."


웃으라고 임마ㅋㅋㅋ 


전하는 나를 보며 정말 해맑게 웃고 계셨다.